일본 정부가 2016년 공개한 시뮬레이션 영상

한 영상이 2024년 8월 8일 일본 미야자키현에서 발생한 7.1 규모 지진에 따른 피해를 촬영한 장면이라는 주장과 함께 소셜미디어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그러나 이 영상은 2016년 일본 정부가 공개한 시뮬레이션 영상으로, 난카이 해구에서 거대 지진이 발생한 상황을 가정한 장면들이 담겼다. 

문제의 영상은 8월 21일 "난카이 대지진 전조 현상 8월 8일 #일본 #지진 #난카이"라는 제목과 함께 틱톡에 공유됐다. 

약 10초 분량의 영상에는 지진으로 인해 건물이 흔들리는 모습이 담겼는데, 영상 상단에는 "2024.8.8 일본 지진. 난카이 대지진 전조"라는 문구가 등장한다. 

이 영상은 지난 8일 일본 규슈 남동부 미야자키현 앞바다에서  규모 7.1 지진이 발생한 이후부터 온라인상에 공유됐다.

일본 정부는 이 지진이 수십만 명의 희생자가 발생할 수도 있는 '난카이 해구 대지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평소보다는 높다며 사상 최초로 '거대 지진 주의'를 발표했는데, 이후 15일에 대지진 관련 이상 현상이 관측되지 않았다면서 주의보를 해제했다 (아카이브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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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주장이 공유된 틱톡 게시글 스크린샷. 2024년 8월 22일 캡처

동일한 영상이 인터넷 게시판 일간베스트, 디시인사이드 등에도 공유됐다.

그러나 이 영상은 대지진이 발생한 상황을 가정한 시뮬레이션 동영상으로, 실제 지진 피해를 촬영한 것이 아니다. 

시뮬레이션 동영상

구글 역 이미지 검색을 통해 틱톡에 공유된 영상은 일본 내각부 공식 웹사이트에 게시된 시뮬레이션 동영상의 일부와 일치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잘못된 주장과 공유된 영상은 원본 영상의 3분 29초~3분 39초 부분에 해당한다. 

다음은 잘못된 주장과 틱톡에 공유된 영상(좌)과 일본 정부가 공개한 시뮬레이션 영상(우)을 비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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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주장과 틱톡에 공유된 영상(좌)과 일본 정부가 공개한 시뮬레이션 영상(우) 비교

일본 내각부 영상에 영어 자막이 달린 버전이 2022년 4월 28일 유튜브에도 게시됐다 (아카이브 링크).

다음은 영상의 일본어 내레이션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난카이 해구 주변 해역에서는 약 100년~150년 주기로 진도 8~9 규모 지진이 발생합니다.

"향후 30년 동안 이곳에서 규모 8~9의 지진이 발생할 확률은 약 70퍼센트로, 최악의 시나리오에 따르면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323,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런 일이 발생하면 우리는 무엇을 경험하게 될까요?

"난카이 해곡 지진 대책을 연구하는 실무그룹의 최종 보고서를 기반으로 제작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난카이 해구는 일본 태평양 연안에 위치한 해구로, 필리핀해판과 유라시아판이 만나는 곳이다. 두 판의 충돌로 인해 대규모 지진이 주기적으로 발생하며, 언제든지 대규모 지진이 발생할 수 있는 고위험 지역이다.

일본 정부가 2016년 시뮬레이션 영상을 공개한 뒤 관련 소식이 일본, 한국, 대만 언론 보도에도 실린 바 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여기).

해당 영상을 보도한 채널A 진행자는 "일본 정부가 규모 9.0 이상의 대지진이 발생한 상황을 가정한 시뮬레이션 영상을 공개했습니다"라며 "최대 32만 명이 숨질 것으로 추정되는 이 지진 영상에 일본은 충격을 받았습니다"라고 말한다. 

이전에도 지난 8일 일본에서 발생한 지진과 관련된 허위 주장이 온라인상에 유포됐는데, AFP는 취재를 통해 이 주장이 사실이 아님을 밝혀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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