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게임사가 개발한 '아르마 3' 전투 게임 장면

문제의 영상은 6월 6일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게재됐다.

게시글 작성자는 미 항모 아이젠하워호의 피격 장면이 담긴 영상이라며 해외 온라인 방송 플랫폼 Brighteon에 올라온 영상 링크를 공유했다. 

'USS (CVN-69) 아이젠하워호에 대한 후티군의 1, 2차 공격'이라는 제목으로 공유된 영상에는 밤중에 배 한 척이 해상에서 미사일 공격을 받는 모습이 담겼다.

영상 하단에는 "예멘 군사령부는 USS-96 아이젠하워호에 보복 공격을 가해 횟수 미상의 타격이 명중했다고 보고했다"라는 설명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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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영상이 공유된 디시인사이드 게시글 스크린샷. 2024년 6월 28일 캡처.

이 영상은 지난 5월 31일 후티 반군이 아이젠하워호에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고 주장한 이후 온라인상에 퍼지기 시작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은 예멘 대부분 지역을 점령하고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과 교전 중인 팔레스타인과의 연대를 내세우며 작년 11월부터 홍해와 아덴만 인근을 지나는 선박들에 미사일과 드론 폭격을 감행해 왔다. 

이에 미·영 해군은 미국과 영국의 국익이 침해당하고 있다고 선언한 후 후티 반군 거점을 직접 타격하기 시작했다. 

이 영상 혹은 이 영상을 캡처한 이미지가 디시인사이드, 페이스북 등에 유포됐고 중국, 태국, 인도네시아 등 해외 소셜미디어 이용자들 사이에서도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그러나 미국 국영매체 Voice of America는 미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젠하워호가 피격됐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보도했다 (아카이브 링크). 

AFP는 취재를 통해 이 영상이 비디오 게임 장면임을 확인했다.

전투 게임 영상

구글 역 이미지 검색과 키워드 검색을 통해 2023년 12월 26일 유튜브에 게재된 한 영상이 문제 영상과 일치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2분 전! 하마스 헤즈볼라 전투병들이 이란제 대함 미사일로 이스라엘 항공모함을 침몰시켰다'라는 제목의 이 유튜브 영상에는 '실제 영상 아님. 아르마 3 게임 장면... 이 영상은 보헤미아 인터렉티브의 콘텐츠를 사용하여 제작됐다'라는 주의 문구가 달려있었다.

'아르마'는 체코의 게임회사 보헤미안 인터렉티브가 개발한 비디오 게임 시리즈로 아르마 3은 2013년 발매됐다 (아카이브 링크).

이 게임은 현실적인 전투 영상으로 유명하며 사용자가 직접 시나리오를 만들어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아카이브 링크).

다음은 문제 영상(좌)과 유튜브에 게재된 게임 영상(우)에서 일치하는 장면을 비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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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영상(좌)과 유튜브에 게재된 아르마3 게임 영상(우)에서 일치하는 장면 비교

보헤미아 인터렉티브사의 파벨 크리즈카(Pavel Krizka) 홍보 담당자는 온라인상에 아이젠하워호 피격 영상으로 유포된 영상은 "(사용자가 제작한) 아르마 3 게임에서 생성된 것"이라며 "분명히 실제 장면을 촬영한 영상이 아니다"라고 6월 20일 AFP에 밝혔다.

해당 게임 회사는 지난해 10월 자사 게임이 중동 분쟁과 관련된 허위 정보를 유포하는데 이용되고 있는 점에 대해 "참담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아카이브 링크).

이어서 게임 장면과 실제 영상 구별법을 소개하며 저화질·저조도 영상과 흔들리면 화면 등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아카이브 링크).

AFP는 이외에도 후티 반군의 공격을 받은 미 항공모함 모습이라는 허위 주장과 함께 온라인상에 유포된 여러 영상과 사진을 검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