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상은 2002년 미국 오리건주에서 촬영된 것이다

한 영상이 20일 사망한 에브라힘 라이시(Ebrahim Raisi) 이란 대통령이 탑승한 헬기가 추락하는 장면을 촬영한 것이라는 주장과 소셜미디어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그러나 이 영상은 2002년 미국 오리건주에서 발생한 구조 헬기 추락 사고를 촬영한 것으로, 이란 대통령 헬기 추락사고와는 무관하다. 

문제의 영상은 2024년 5월 20일 "이란 대통령 헬기 추락 현장"이라는 제목으로 디시인사이드에 공유됐다.

영상은 눈으로 덮인 산비탈에 부딪힌 뒤 추락하는 헬기의 모습을 담고 있다.

해당 영상은 이란 국영방송이 라이시 대통령의 사망을 공식 발표한 뒤 온라인상에 공유됐다. 

라이시 대통령은 전날 오후 북서부 동아제르바이잔주의 주도 타브리즈에서 수도 테헤란으로 이동하다 국경 인근 디즈마르숲에서 사고를 당했다.

함께 타고 있던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Hossein Amir-Abdollahian) 외무장관 등 9명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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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주장이 공유된 디시인사이드 게시글 스크린샷. 2024년 5월 21일 캡처.

동일한 영상과 주장이 유튜브, 극우 성향 게시판 일간베스트에도 공유됐다.

하지만 이 영상은 2002년 5월 미국 오리건주에서 촬영된 것으로, 이란 대통령 헬기 추락사고와는 무관하다.

2002년 영상

구글 역 이미지 검색을 통해 잘못된 주장과 공유된 영상은 오리건주 현지 방송 KGW News가 2022년 5월 31일 게시한 영상의 일부와 일치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영상에는 "후드산(Mount Hood) 구조 헬기 추락사고 | 20년 후"라는 제목이 붙었다.

KGW의 후드산 사고 20주년 특집 기사에도 실린 원본 영상에는 구조 헬기가 조난된 등산객을 구조하려다 균형을 잃고 산비탈에 추락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아카이브 링크). 

보도에 따르면 당시 조난된 등산객 중 3명이 사망했으나 헬기 추락으로 추가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다음은 잘못된 주장과 공유된 영상(좌)과 KGW가 게시한 원본 영상(우)을 비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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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주장과 공유된 영상(좌)과 KGW가 게시한 원본 영상(우) 비교

후드산이 소재한 오리건주 클락카마스 카운티 셰리프국 공식 웹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에도 당시 사고를 촬영한 사진 여러 장이 게시됐다 (아카이브 링크).

기사는 "당시 방송국 헬기 2대가 현장의 끔찍한 사고를 생중계했으며 이 장면은 수일간 전 세계에서 화제가 됐다"라고 전했다. 

원본 영상에는 실제 구조 헬기의 갑작스러운 추락에 당황한 뉴스 진행자들의 탄식이 그대로 실렸다. 

한편 AFP가 라이시 대통령 헬기 추락 수습 현장에서 촬영사진을 통해 사고 현장에 눈이 덮여있지 않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아울러 이란 적신월사가 공개한 현장 사진을 통해 라이시 대통령의 헬기가 숲이 우거진 곳에 추락한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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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적신월사가 공개한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 헬기 추락 현장 (IRANIAN RED CRESCENT SOCIETY / ANADOLU / ANADOLU VIA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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