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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주장은 4월 30일 "모닝루틴 공복 음양탕 1잔..."이라는 글귀와 함께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아래는 게시글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음양탕 : 90°C 이상의 뜨거운 물 + 4~6°C 차가운 물을 섞어준다. 꼬~옥 뜨거운 물부터!!"
"뜨거운 물과 찬 물의 성질로 대류현상이 발생하는데 음양탕이 몸속에 들어갔을 때 신체도 대류현상의 영향을 받게 된다."
"몸의 순환이 잘 되기 때문에 면역력 향상 효과."
"몸에 쌓인 지방 축적물을 태우고 분해해서 체중감량에 도움."
첨부된 이미지에는 "동의보감 추천수! '음양탕' 레시피"라는 문구도 보인다.
이와 같이 동의보감을 언급하며 음양탕의 여러 효능을 주장하는 게시글이 인스타그램, 유튜브, 네이버 블로그 등을 중심으로 널리 공유됐다.
그러나 이는 사실을 오도하는 주장이다.
검증되지 않은 효과
부산대학교 의학대학 교수, 의학연구원장 및 줄기세포융합연구센터장을 역임한 정진섭 의학박사는 온라인상에서 음양탕의 효능이라고 알려진 내용은 "과학적 근거가 없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음양탕의 효능이라고 주장된 내용을 검증하려면 미지근한 물을 마시는 것과 효과 차이를 증명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러한 "과학적 데이터를 얻을 수 있는 실험 설계 자체가 거의 불가능할 것 같다"라는 것이 정 의학박사의 설명이다.
그는 5월 8일 AFP에 "실험으로 결론을 낼 수 없는, 과학적 근거를 얻을 수 없는 주장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음양탕을 하루 한 잔씩 마시면 우리 몸에 어떤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냐는 질문에는 "적당량의 물을 지속적으로 마시면 탈수 방지 효과는 있을 수 있다"라고 답했다.
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 원장을 지낸 박성하 한의사도 역시 음양탕의 효과는 "검증이 필요하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같은 날 진행된 인터뷰에서 박 한의사는 "그러한 주장을 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실험군과 대조군을 두고 같은 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투약했을 때 결과의 차이를 제시해야 한다"라며 현대 한의학에서 한약 처방은 이러한 검증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서양의학에서 말하는 소위 '과학적 증거'로 증명이 되지 않는다고 해서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다며 한의학은 "오랜 세월 쌓인 경험을 토대로 만들어진 이론"이라고 입장을 밝히면서도 "다만 음양탕이 다이어트, 불면증 치료, 치매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주장은 동의보감 내용으로는 설명되지는 않고 과학적 검증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동의보감
'한의학의 바이블'로 불리는 동의보감은 조선시대 의관 허준 선생이 중국과 우리나라 의학 서적을 하나로 모아 집필한 의서로 1613년 간행됐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총 25권으로 내경편, 외형편, 탕액편 등 모두 23편에 걸쳐 각 병에 대한 처방을 체계적으로 정리했으며 현재까지 우리나라 최고의 한방의서로 인정받고 있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이 한문으로 편찬된 한의학 고서를 국·영문으로 번역해 제공하는 '한의학고전DB' 웹서비스를 통해 동의보감에 음양탕에 대한 언급이 총 여섯 번 등장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그러나 소셜미디어상에서 반복적으로 언급된 대류현상이나 체중 감량, 면역력 향상, 불면증 치료, 치매 예방 등 효능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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