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이란서 발생한 비행기 추락사고 현장 사진

지난 5월 19일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의 헬기 추락 사고 소식이 전해진 뒤, 한 장의 사진이 헬기 추락지점에서 촬영된 것이라는 주장과 함께 소셜미디어상에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그러나 해당 사진은 2020년 이란의 마잔다란 지역에서 발생한 훈련용 비행기 사고 현장에서 촬영된 것으로 라이시 이란 대통령 사고와는 무관하다.

문제의 사진은 5월 20일 "이란 헬기 추락현장"이라는 제목으로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공유됐다.

사진 속에는 산악 지역으로 추정되는 곳에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잔해들이 널브러져 있고 그 주변을 여러 사람들이 둘러쌓고 있는데, 사진에서 왼쪽 하단에 위치한 사람이 손전등으로 가운데 쪽을 밝게 비추고 있다. 

사진 하단에는 "추락 직후 폭발"이라는 짧은 설명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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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사진이 공유된 디시인사이드 게시글 스크린샷. 2024년 5월 21일 캡처.

이란 정부는 5월 20일(현지 시간) 라이시 대통령이 사망했으며, 군경이 이란 북서부 산악 지대에서 기체 잔해와 시신을 수습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으며 이스라엘과 미국에 저항해 온 팔레스타인 하마스, 레바논 헤즈볼라 등 이른바 '저항의 축(Axis of resistance)'으로 불리는 친이란 무장단체들은 일제히 애도를 표했다.

헬기에 동승했던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외무장관 등 나머지 8명도 전원 사망했다.

같은 사진이 엑스와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 등에 공유됐고 영국, 인도, 말레이시아미얀마, 방글라데시 등 해외에서도 확산됐다.

서울신문도 5월 20일 "이란 적신월사 등 구조팀이 이란 대통령 등 9명이 탑승했던 추락 헬기의 잔해에서 생존자를 찾고 있다. 사진=스카이 뉴스 스크린샷"이라는 설명을 달아 해당 사진을 보도했다.

그러나 이 사진은 라이시 이란 대통령 헬기 사고와 무관하다.

2020년 사진

구글 키워드 검색을 통해 잘못된 주장과 함께 공유된 사진은 이란 사법부 소속 Mizan News Agency가 2020년 4월 23일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그리고 하루 전날 웹사이트에 게재한 여러 장의 사진 중 하나와 일치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해당 매체의 설명에 따르면 사진 속 기체 잔해는 이란 북부 마잔다란주 애바사바드 부근에서 발견됐다 (아카이브 링크).

아래는 최근 온라인상에 허위 주장과 함께 유포된 사진(좌)과 Mizan News Agency가 2020년에 게재한 사진(우)을 비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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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상에 허위 주장과 함께 유포된 사진(좌)과 Mizan News Agency가 2020년 게재한 사진(우) 비교

동일한 사진이 이란 현지 매체 Fararu의 2020년 4월 23일 자 보도에도 실렸는데 기사 하단에 사진 출처는"Mizan"으로 표기되어 있다 (아카이브 링크).

문제 사진에서는 기체 잔해의 형체를 거의 알아볼 수 없으나 Mizan News Agency가 해당 사진과 함께 게재한 여러 장의 수색현장 사진에서는 추락한 비행기 날개 모양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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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zan News Agency가 2020년 4월 22일 공식 웹사이트에 게재한 기체 잔해 사진 스크린샷 (Hailey JO)

한편, 라이시 대통령은 사고 당시 파란색과 흰색 디자인의 벨-212 헬기를 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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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5월 20일(현지시간)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을 태운 헬기가 추락한 이란 북서부 바르자간 산악 지역에서 구조대원들이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Anadolu via AFP / AZIN HAGHIGHI / MOJ NEWS AGENC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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