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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주장은 2023년 10월 25일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이 게시글에는 "하버드대 & 존스홉킨스대, '코로나 백신, 코로나바이러스보다 약 100배 더 위험' 결론"이라는 헤드라인이 달린 인터넷 신문 khTV 기사의 스크린샷을 첨부했는데, 이 기사에는 국내에서 2600여 명이 백신 부작용으로 사망했다는 주장이 등장한다.
다음은 해당 기사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보통 백신이 세상에 나오려면 각종 임상시험을 거쳐 약 10년 정도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하지만 코로나 백신은 단 10개월 만에 세상에 나왔다."

이 기사를 인용한 유사한 주장이 페이스북 여기, 여기, 여기, 네이버 블로그, 브런치에도 공유됐다.
코로나19 백신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보다도 약 100배 혹은 98배 더 위험하다는 주장은 2022년 해외 매체인 에포크타임스, 게이트웨이펀딧 등이 한 연구 논문을 잘못 해석해 보도한 이후 국내외 온라인상에 퍼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경미한 부작용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백신 부작용은 극히 드물며 "이상사례 파악 및 대응을 위해 시판 중인 백신은 상시 모니터링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아카이브 링크).
국내에서도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중증 이상의 부작용 발생률은 5퍼센트 미만이다.
질병관리청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예방접종이 시작된 2021년 2월부터 2023년 10월 말까지 접수된 이상사례 의심 신고 중 95.9퍼센트가 접종부위 통증, 부기, 발열, 두통 등 증상을 포함하는 '일반 이상사례'로 분류됐다 (아카이브 링크).
이상사례는 신고 당시 환자 상태를 기준으로 '일반 이상사례'와 중증 이상사례 및 사망을 포함하는 '중대한 이상사례'로 분류된다.
다만 질병관리청은 해당 보고서가 "백신과의 인과성을 입증한 자료는 아니"라고 보고서 서두에 명시했다.
세계보건기구는 화이자와 모더나의 mRNA 백신과 노바백스의 단백질 기반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후 심근염 혹은 심낭염을 호소한 "극소수 사례"가 있다고 밝혔다.
심근염은 심장 근육에, 심낭염은 심장을 둘러싼 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흉부 통증이 공통적인 증상이다.
그러나 코로나19에 걸렸을 때가 코로나19 백신을 맞았을 때보다 심근염에 걸릴 위험이 더 크고 증세도 더 심각하다며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사망이나 입원을 방지하는 접종의 이점이 백신 접종에 따른 심근염‧심낭염 발병 위험보다 훨씬 더 크다"라고 말했다.
한편 역사상 최대 규모의 백신 캠페인이 실시된 유럽연합 및 유럽경제지역에서는 코로나19 백신 10억여 회분이 접종됐는데, 유럽의약품청은 심각한 부작용이 보고된 사례는 매우 드물었고 그중 사망에 이른 경우는 극소수였다고 밝혔다 (아카이브 링크).
호주 식약처는 10월 말 기준으로 코로나19 예방접종 6천9백만여 건이 실시됐으며 백신 부작용으로 사망에 이른 것으로 추정되는 사례는 14건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아카이브 링크).
남아프리카에서는 6월 말까지 총 3천8백만여 회분이 접종된 가운데 코로나 백신과의 인과성이 입증된 사망 사례는 3건이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세계보건기구 집계에 의하면 2023년 11월 중순까지 전 세계에서 총 7억 7천여 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으며, 그중 약 6백9십만 명이 사망했다 (아카이브 링크).
코로나19 백신은 시판되기 전 엄격한 안정성 및 유효성 임상실험을 거친다.
특정 연령층 대상 3차 접종에 관한 연구
구글 키워드 검색을 통해 문제의 주장이 제기된 게시글에 인용된 연구가 "젊은 성인들 대상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 접종: 대학생 접종 의무화 정책의 위험-이득 평가 및 윤리적 분석"이라는 제목의 논문과 일치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연구는 2022년 9월 출판 전 논문(preprint) 형태로 온라인에 먼저 공개된 후 동료심사를 거쳐 같은 해 12월 의료윤리학회지에 게재됐다.
해당 논문의 필진은 미 질병통제예방센터와 화이자, 모더나 등 제약회사의 임상실험 자료 분석을 통해 "18~29세 남녀에게 부스터샷 접종을 의무화할 경우 득 보다 실이 클 것으로 예상한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출판 전 논문의 일부 내용은 학술지 게재 시 수정됐음을 알 수 있었는데, 특히 허위 주장이 제기된 온라인 게시글들과 언론의 오보에 인용된 "98"이라는 수치는 삭제됐다.
출판 전 논문은 코로나19 감염 전력이 없는 젊은 성인들에게 부스터샷을 접종함으로써 방지할 수 있는 입원 한 건 당 심각한 이상사례 "18건에서 98건"이 예상된다고 기술한 반면 학술지에 게재된 버전의 논문에서는 "약 18.5건"이라는 표현으로 대체됐다.
논문 공동저자로 등재된 앨리슨 크루그(Allison Krug) 아르테미스 바이오메디컬 커뮤니케이션 LLC 대표는 AFP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온라인상에서 논문이 잘못 인용됐다며 "이 논문은 백신에 대한 일반적인 내용을 다룬 것이 아니라 젊은 성인층에 대한 부스터샷 접종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 논문 집필에 참여하지 않은 몇몇 전문가들은 논문의 분석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보건안전센터의 아메쉬 아달자(Amesh Adalja) 박사는 11월 17일 AFP와 인터뷰에서 "그 연령대(18~29세)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입원이 드물어서 저위험군에 속하는 이들에 3차 접종을 실시하는 것이 입원율을 낮추는 데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맞다. 하지만 이는 '저 위험 저 보상'의 상황일 뿐 위험하지는 않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아달자 교수는 "이 논문의 문제점은 백신의 이점으로 입원을 방지하는 것 외에는 질병의 중증도를 낮추거나 몸의 회복 속도를 높이는 등 다른 이점들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전염병학자인 카트린 월레스(Katrine Wallace) 미국 일리노이대학교 부교수도 이에 동의하며 "17살인 제 아들에게 백신을 접종하는 이유는 그 아이가 코로나에 걸려 죽거나 심하게 아플 거라 생각해서가 아니라 백신접종을 하면 혹 감염되더라도 가볍게 앓고 지나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전에도 코로나19 백신과 관련된 허위 정보가 온라인상에 공유됐는데 AFP는 취재를 통해 해당 주장이 사실이 아님을 밝힌 바 있다. 관련 기사는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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