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 '규조토 사용, 잘못된 빈대 퇴치법... 폐 손상 위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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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주장의 2023년 10월 18일 엑스(Xˑ옛 트위터)에 공유됐다.
다음은 이 게시물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여러분!!! 규조토로 빈대 퇴치가 된답니다!!!! (매트말고 가루) 풀영상은 많이 징그러우니 보고 싶은 분만 보시고 빈대에 효과있는 수비/공격 각 3가지가 15:58부터 나와요. 요약: 살충제나 스프레이 의미 없음. 50도 이상의 열이나 규조토로 퇴치 가능."
규조토는 규조라는 단세포 조류의 유해가 해저 등에 쌓여 만들어진 규산(실리카) 성분의 화석토로, 살충제, 화장품, 치약, 식음료, 의약품, 욕실 매트 등 사용처가 다양하다 (아카이브 링크).
게시글에는 "빈대 - 당신이 지금까지 들은 모든 내용은 가짜다"라는 제목의 유튜브 동영상이 공유됐는데, 이 영상에는 남성 진행자가 살충제, 섬유 유연제, 나프탈렌, 에센셜 오일 등 여러 재료로 빈대 퇴치 실험을 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 진행자는 규조토가 10일 내 90퍼센트의 빈대 퇴치율을 보였다고 주장하며, 가루 분사기를 이용해 바닥, 가구 틈새, 전기 콘센트 주변 등에 규조토 분말 뿌리는 방법을 시연한다.

빈대는 주로 침대 등에 서식해 '베드버그(bedbug)'라고 불리며 밤에 수면 중인 사람을 흡혈한다. 빈대 물림의 대표 증상으로는 가려움증이 있고, 드물게 빈대 분비물이 피부 발진과 아나필락시스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 주장은 국내에서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던 빈대가 지난 9월 첫 신고를 시작으로 전국 곳곳에서 출몰하며 '빈대 공포'가 확산되는 가운데 온라인상에 공유됐다 (아카이브 링크).
한편 국무조정실은 11월 21일까지 국내에서 총 365건의 빈대 의심 신고가 접수됐고, 이 중 실제 빈대가 발생한 건은 108건이라고 밝혔다 (아카이브 링크).
방역당국과 관련 정부부처는 확산을 막기 위해 빈대 출현 지역에 출동해 방제 작업을 진행하는 한편, 호텔, 기숙사, 목욕탕 등 빈대 취약시설을 대상으로 집중 점검에 나섰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규조토 분말로 빈대 퇴치가 가능하다는 주장들은 유튜브, 페이스북 여기, 여기, 네이버 카페 등에도 공유됐다.
폐 손상 위험
하지만 해충전문가 양영철 을지대학교 보건환경안전학과 교수는 11월 21일 AFP와 인터뷰에서 규조토로는 빈대를 빨리 퇴치할 수도 없고 안전하지도 않다며 "침대 주변이나 실내에서 규조토를 쓰게 되면 규조토의 미세 먼지 등을 마실 수 있고, 규폐증을 유발하는 등 2차적인 피해가 있을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아카이브 링크).
양 교수는 미국과 유럽에서는 빈대 서식처인 카펫의 이음 부분, 틈새 등에 규조토를 뿌려두어 빈대 서식을 방해함으로써 주변으로 확산을 줄이는 장기적인 방제법으로 규조토가 사용되는 경우가 있지만, 긴급 방제가 필요한 국내 상황과는 맞지 않는 방법이라고 진단했다.
오산시청도 11월 14일 공식 블로그에 "올바른 빈대 방제법"을 소개하며 규조토 분말을 침대 주변이나 가구에 뿌리는 것은 "잘못된 빈대 퇴치법"이라고 경고하고 규폐증(규사 등의 먼지가 폐에 흉터를 남기는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으니 절대로 따라 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아카이브 링크).
한편 질병관리청은 빈대 예방 및 방제법 등을 담은 '빈대 정보집'과 가이드라인을 내놓았는데, 이중 규조토에 대한 언급은 전혀 찾을 수 없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올바른 방제법
질병관리청은 빈대 발견 시 오염장소 주변에 고열 스팀, 진공청소기, 오염된 직물의 건조기 소독 등 물리적 방제를 우선 실시하고, 살충제 처리 등 화학적 방제법을 보조적으로 병행할 것을 권하고 있다.
또한 예방적 살포는 비효율적이므로 빈대가 확인된 후에 방제에 나서야 한다고도 말했다.
가정에서 살충제를 쓸 경우, 마스크 등 보호장비와 보호복을 꼭 착용하고 의류, 매트리스, 베개 등 피부에 직접 닿는 곳은 피해서 분무해야 한다.
또한 빈대가 약제를 피해 다른 곳으로 이동할 우려가 있는 가열 연막과 훈증(일명 연막탄)은 자제를 당부했다.
한편 양 교수는 집에서 빈대를 발견할 경우, 가장 먼저 진공청소기로 빠르게 대응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청소기 필터 안에 있는 빈대에 가정용 살충제를 수초 간 분사한 후 필터는 밀봉해서 버리고, 오염된 옷가지나 침구류는 60도 이상의 물에 세탁하는 것이 가정에서 할 수 있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대응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스팀다리미 이용 시에는 빈대가 확인된 지점에 고온 스팀을 5초 이상 가해야 빈대를 퇴치할 수 있고, 진공청소기나 스팀기 사용이 어려운 좁은 틈 등에는 대롱을 사용해 피레스린 성분의 살충제를 집중 분사하는 것도 효과가 있다고 양 교수는 덧붙였다 (아카이브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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