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된 사진... 2017년 1월 촬영된 원본 사진 속 집회 참가자 태극기 소지
- 이 기사는 작성된 지 1 년이 지났습니다
- 입력 월요일 2023/03/29 03:32
- 4 분 읽기
- SHIM Kyu-Seok, AFP 한국
저작권 © AFP 2017-2025. 구독 없이 저작물을 영리적인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금합니다. 자세한 정보는 여기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문제의 사진은 2023년 3월 18일 "오늘. 서울 한복판.. 미쳐가고 있구나.."라는 글귀와 함께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사진에는 서울 시청 인근 집회 현장으로 보이는 장소에서 일장기를 든 사람들의 모습이 담겼다.
해당 주장은 2023년 3월 17일 윤 대통령이 일본 도쿄를 방문해 일본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이후부터 온라인상에 공유됐다.
동일한 사진과 유사한 주장이 페이스북 여기, 여기, 여기에도 공유됐다.
하지만 이 사진은 조작된 것이다.
조작된 사진
구글 역 이미지 검색을 통해 일장기를 든 집회 참가자들의 모습이 담긴 조작된 사진이 2019년 2월 25일 국내 게시판 D프라임에도 게시된 것을 알 수 있었다.
게시글에는 해당 사진이 조작된 것이라는 내용이 담긴 댓글이 달렸는데, 이 댓글에는 원본 사진과 조작된 사진이 게시됐다는 한 네이버 블로그의 주소가 공유됐다. 해당 사진들이 담긴 게시글 자체는 현재 비공개로 전환된 상태다.
"The King"이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이 블로그 사용자는 3월 22일 AFP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소셜미디어상에 공유된 일장기 사진은 자신이 직접 2017년 1월 27일 시청 인근에서 촬영한 박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 사진을 기반으로 조작한 것이라고 밝혔다.
The King은 그 근거로 비공개 처리된 원 게시글을 캡쳐한 스크린샷 세 장을 AFP 측에 제공했는데, 스크린샷을 통해 태극기를 소지한 사람들의 모습이 담긴 원본 사진과 페이스북에 공유된 사진과 일치하는 조작된 사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음은 The King이 제공한 원 게시글 스크린샷이다.
세 번째 스크린샷에는 이 게시글이 2017년 1월 29일 네이버 블로그에 게시됐다는 것을 나타내는 게시일자가 등장한다.
The King이 제공한 스크린샷 속 게시글에는 원본 사진이 서울 시청 인근의 "친박계 맞불집회"을 촬영한 것이라는 내용과 "독립운동을 하던 자랑스런 영웅들의 손에 들려 휘날리던 태극기! 그 자부심높은 우리의 국기가 어쩌다 저런자들의 손에들려 수난을 받아야 하는가?"라는 문구가 등장한다.
The King은 이어 일장기를 든 사람들이 등장하는 조작된 사진 역시 자신이 제작한 것이며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의 행보를 "비꼬기 위해" 블로그에 공유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은 2016년 12월 9일 국회에서 가결됐는데, 이후에도 수개월간 서울 도심 곳곳에서 탄핵 찬반 집회가 열렸다.
다음은 페이스북에 공유된 조작된 사진(좌), 네이버 블로그 운영자가 제공한 최초 조작 사진(우)과 The King이 제공한 원본 사진(하)을 비교한 것이다. AFP는 세 사진 속 일치하는 부분을 표시했다.
사진 속 집회 팻말
The King이 제공한 원본 사진 속에는 해당 사진이 박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 당시 촬영됐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다른 요소들도 등장한다.
다음은 스크린샷에 담긴 원본 사진(상)과 사진 속 팻말이 등장하는 부분을 확대한 것(하)이다.
원본 사진 우측 하단에는 "억지탄핵 원천무효"라는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든 인물이 등장하는데, 이 팻말은 박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여러 차례 등장한 적이 있다.
동일한 팻말을 든 집회 참가자들의 모습은 머니투데이와 오마이뉴스 등 당시 국내 언론 보도에 실린 사진을 통해서도 확인 가능하다.
원본 사진 좌측 하단에는 "종북좌파 인명진 OUT"이라는 문구가 적힌 붉은색 팻말도 등장하는데, 이는 2016년 12월 박 전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 가결 직후 당시 자유한국당의 비상대책위원장을 역임한 인명진 목사를 지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동일한 팻말이 등장하는 사진은 이데일리, 아시아뉴스통신 보도 등에도 실렸다.
인 전 위원장은 당시 박 전 대통령의 탄핵에 관해 찬성 입장을 밝혀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았는데, 이후 박 전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이 2017년 3월 헌법재판소에서 인용되자 비상대책위원장 직책을 사임했다.
팩트체크 신청하기
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