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진은 2015년에 촬영된 것이며 사진에 등장하는 인물은 한국인이다

문제의 사진은 2023년 3월 23일 "윤 대통령 방일 반대하는 시위에서 태극기를 태운 짱개 모습이라고 합니다"라는 글귀와 함께 네이버 밴드에 공유됐다.

사진에는 모자이크 처리된 한 인물이 불붙은 태극기를 들고 있는 모습이 담겼는데, 사진 상단에는 "한일동맹 반대하며 태극기 불태우는 짱개"라는 문구가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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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주장이 공유된 네이버 밴드 스크린샷. 2023년 3월 27일 캡쳐.

이 주장은 2023년 3월 16일 윤석열 대통령이 일본 도쿄를 방문해 후미오 기시다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이후부터 온라인상에 공유됐다.

앞서 윤 대통령의 방일과 관련된 허위 사실들이 소셜미디어상에서 여러 차례 공유됐는데, AFP는 취재를 통해 이 주장들이 사실이 아님을 밝힌 바 있다. 해당 기사는 여기와 여기에서 확인 가능하다.

동일한 사진이 유사한 주장과 함께 네이버 밴드, 그리고 페이스북 여기와 여기에도 공유됐다.

하지만 이 사진은 2015년 4월 세월호 사고 1주년을 맞아 열린 시위 현장에서 태극기를 불태운 한국인 시위 참가자를 촬영한 것으로, 최근 한일 회담과는 무관하다.

2015년 사진

구글 역 이미지 검색을 통해 네이버 밴드에 잘못된 주장과 함께 공유된 사진이 뉴스1의 2015년 11월 23일 자 보도에 실린 것을 알 수 있었다.

사진에는 "세월호 참사 1년 전국 집중 범국민대회 참가자가 지난 4월 18일 오후 서울 광화문 앞에서 경찰과 대치하는 도중 태극기를 불태우고 있다. 2015.4.18"이라는 설명이 붙었다.

다음은 네이버 밴드에 잘못된 주장과 함께 공유된 사진(좌)과 2015년 뉴스1 보도에 실린 원본 사진(우)을 비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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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밴드에 잘못된 주장과 함께 공유된 사진(좌)과 2015년 뉴스1 보도에 실린 원본 사진(우) 비교

뉴스1 보도에 따르면 사진에 등장하는 인물은 23세 남성 김씨로, 해당 시위에서 태극기를 불태웠다가 형법 국기모독죄로 기소됐다.

뉴스1은 김씨가 2015년 11월 23일 열린 공판에서 "대한민국을 모욕할 목적은 없었다"라며 혐의를 부인했다고 전했다.

김씨는 앞서 2015년 4월 21일 인터넷 매체 슬로우뉴스와 인터뷰에서 자신을 "20대 대한민국 남자"라고 소개한 바 있다.

세월호 1주년 집회에서 태극기를 불태우는 김씨를 다른 각도에서 촬영한 사진들이 한겨레, 뉴스1, 뉴데일리 등의 보도에도 실렸다.

헌법재판소 판결문

김씨는 2020년 11월 대법원에서 국기모독죄에 대해서 무죄 판결받았지만 같은 시위에서 차로를 점거하고 경찰버스 등을 훼손한 점에 대해서는 유죄를 선고받았다.

이와 별개로 김씨는 헌법재판소에 국기모독죄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이에 관한 위헌법륜심판을 청구했는데, 헌재는 2020년 1월 4(합헌)대 2(일부위헌)대 3(위헌)의 의견으로 국기모독죄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렸다.

헌법재판소 공식 웹사이트에 공개된 해당 사건의 판결문에서 김씨는 "국민"이라고 지칭되는데 이를 통해 그가 한국인임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