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진은 2021년 방송된 북한 조선중앙TV 뉴스를 캡쳐한 것으로, 문 전 대통령의 풍산개 반환과는 무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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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월요일 2022/12/12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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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HIM Kyu-Seok, AFP 한국
사진 두 장이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22년 11월 과거 북한 김정은 위원장으로부터 선물 받은 풍산개 두 마리를 한국 정부에 반환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문 전 대통령을 비난한 북한 뉴스 방송의 한 장면이라는 주장과 함께 소셜미디어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하지만 해당 사진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2021년 3월 내놓은 한미연합훈련 비판 담화를 보도한 북한 조선중앙TV 뉴스를 캡쳐한 것으로, 문 전 대통령의 풍산개 반환과는 무관하다.

문제의 사진은 2022년 11월 9일 "오~예 걱정 되어서 하는 말이데 집 밖으로 절대 절대 나오지마라. 평생...큰일 난다"라는 글귀와 함께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게시글은 "김여정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 담화. 3년전의 봄날은 다시 돌아오기 어려울것이다"라는 뉴스 자막이 달린 북한 조선중앙TV의 보도를 캡쳐한 두 장의 사진과 함께 공유됐다.

상단의 사진에는 "삶은 소대가리가 감히 위대하신 지도자의 선물인 풍산개를 버렸다고 한다!"라는 문구가, 하단의 사진에는 "이런 개만도 못한 개새끼는 위원장동지께 불경한 죄에 반드시 댓가를 치룰것이다"라는 문구가 흰색 자막 형태로 삽입됐다.

두 장의 사진 하단에는 "헐 북한도 문가욕하고 난리났다"라는 글귀도 등장한다.

문 전 대통령은 2018년 9월 평양에서 열린 3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북한 김정은 위원장으로부터 풍산개 2마리를 선물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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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주장이 공유된 페이스북 게시글 스크린샷. 2022년 12월 5일 캡쳐.

이 주장은 문 전 대통령이 2022년 11월 7일 풍산개 '곰이'와 '송강'을 정부에 인계하겠다고 밝힌 이후부터 온라인상에 공유됐다.

문 전 대통령 측은 윤석열 대통령의 당선자 시절 당시 이룬 합의에 따라 그간 문 전 대통령이 법적으로 국가 소유인 풍산개들을 위탁 관리해왔지만, 이후 이에 대한 근거 규정을 명시한 시행령 개정이 이행되지 않자 풍산개들을 반환하기로 결정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관해 여권 측은 문 전 대통령이 월 250만원에 달하는 관리비를 정부로부터 제공받지 못해 '파양'했다고 비판했다.

동일한 주장이 페이스북 여기, 여기, 여기, 여기에도 공유됐다.

하지만 이 사진들은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2021년 3월 내놓은 한미연합훈련 비판 담화를 보도한 조선중앙TV 뉴스 장면 캡쳐한 것으로, 문 전 대통령의 풍산개 반환과는 무관하다.

잘못된 자막

키워드 검색을 통해 잘못된 주장과 함께 공유된 사진이 북한 국영매체 추적 웹사이트 KCNA Watch에 수록된 조선중앙TV의 2021년 3월 16일 자 보도의 한 장면과 일치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해당 장면과 일치하는 보도는 영상의 14분 14초 부분부터 이어지는데, 화면에 등장하는 진행자는 김여정 부부장이 같은 날 내놓은 한미연합훈련 비판 담화의 전문을 낭독한다.

당시 김 부부장은 담화를 통해 2021년 3월 8일부터 진행된 한미연합훈련을 언급하며 이는 북한에게 "감히 엄중한 도전장을 간도 크게 내민 것"이라며 "남조선 당국은 또다시 온 민족이 지켜보는 앞에서 따뜻한 3월이 아니라 전쟁의 3월, 위기의 3월을 선택했다"라고 말했다.

앞서 한미 군 당국은 2021년 3월 8일에서 18일까지 9일간 연합지휘소훈련을 실시했는데, 이 훈련은 코로나19 및 대북관계 촉진 등을 이유로 축소된 형태로 진행됐다.

조선중앙TV의 2021년 3월 16일 보도 그 어디에도 페이스북에 공유된 사진 속 자막과 일치하는 내용이나 풍산개에 대한 언급 등은 등장하지 않는다.

다음은 잘못된 자막과 함께 페이스북에 공유된 사진(좌)과 KCNA Watch 아카이브에 수록된 조선중앙TV의 2021년 3월 16일 자 뉴스 보도 장면(우)을 비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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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자막과 함께 페이스북에 공유된 사진(좌)과 KCNA Watch 아카이브에 수록된 해당 조선중앙TV 뉴스 보도 장면(우) 비교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는 당시 우리민족끼리, 메아리 등 다수의 북한 선전 매체 보도에도 실렸다.

별도의 검색을 통해서도 문 전 대통령의 풍산개 반환 결정에 대해 북한이 반응을 내놓았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신뢰할만한 보도나 발표 등은 찾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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