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eep graze beside the prehistoric monument at Stonehenge in southern England, on April 26, 2020, closed during the national lockdown due to the novel coronavirus COVID-19 pandemic. (AFP / Adrian Dennis)

英 스톤헨지, 1954년에 인위적으로 세워졌다? 50년대 발굴 및 복원 작업 시 촬영된 사진에 기반한 허위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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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장의 사진이 영국의 고대 유적 스톤헨지가 1954년에 인위적으로 세워지는 장면을 촬영한 것이라는 주장과 함께 소셜미디어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문제의 주장과 함께 공유된 사진은 1954년과 1958년 진행된 스톤헨지 발굴 및 복원 작업 현장을 촬영한 것이다; 여러 고고학, 역사, 시각 자료 및 증거에 따르면 스톤헨지는 선사시대에 세워졌다. 

문제의 주장은 “남의것 뺏어가서 가짜 유적지를 만들고 진짜 유적지는 장난감으로 덮으려하는 망할놈들!!”이라는 글귀와 함께  2021년 5월 24일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문제의 주장을 공유한 페이스북 게시글 스크린샷. 2021년 5월 27일 캡쳐.

이 주장은 “영국의 스톤헨지는 1954년에 세워졌다”라는 제목의 티스토리 게시글 주소와 함께 게시됐다. 

다음은 티스토리 게시글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영국의 고대 거석문화 유물로 알려진 스톤헨지가 알고보니 1954년에 영국 군부에 의해 인공적으로 세워진 건설물일 가능성이 있는 사진들이 공개되었습니다...어찌했던 스톤헨지가 고대유물이 아닌 조작된 것이라니 상당한 충격입니다.”

게시글에는 스톤헨지로 보이는 유적지에서 다수의 사람이 공사 작업을 진행하는 듯한 장면이 담긴 사진이 여러 장 공유됐다.

국제연합(유엔) 산하의 전문 기구 유네스코는 세계문화유산 중 하나인 영국의 스톤헨지를 “건축학적 관점에서 본 세계에서 가장 정교한 환상열석 [돌기둥을 원형으로 배치한 고대 유적]”이라 평가한다.

유사한 주장이 페이스북 여기와 여기, 그리고 티스토리 여기에 공유됐다.

하지만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스톤헨지의 기원

스톤헨지는 석기 시대의 말기인 기원전 2,500년경에 세워진 것으로 짐작된다는 것이 해당 유적을 관리하는 영국의 국영 단체 잉글리시 헤리티지(English Heritage)의 설명이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발행한 최신 연구자료에 따르면 스톤헨지는 영국 웨일스의 석기 시대 농경민들이 처음 세운 것이며, 3~400년 후 그 후손들이 이를 오늘날 스톤헨지가 위치한 장소로 옮긴 것으로 추정된다.

이 외에도 스톤헨지가 석기 시대 유적이라는 것을 증명해주는 다양한 학술 자료가 있는데, 해당 자료는 잉글랜드 사적위원회(Historic England), 미국 국립생물공학 정보센터, 학술연구자 소셜네트워크 웹사이트인 ‘리서치게이트’ 등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사진의 출처

티스토리 게시글에 공유된 사진 74장 중 11장은 1954년의 발굴 작업과 1958년 진행된 복원 사업을 촬영한 것이다.

1950년부터 1964년까지 스톤헨지의 유적 보존 사업을 상세하게 기록한 잉글리시 헤리티지 블로그에는 당시 사업 모습을 담은 사진이 여러 장 게시돼있는데 그중 5장의 사진이 티스토리 게시글에 공유된 사진과 일치함을 알 수 있었다.  

이 5장 사진의 저작권은 모두 잉글랜드 사적위원회가 보유하고 있다.

아래는 잘못된 주장과 함께 티스토리에 공유된 사진(좌)와 잉글리시 헤리티지 블로그에 게시된 사진(우)을 비교한 것이다.

티스토리 게시물에 공유된 사진(좌)와 잉글리시 헤리티지 블로그에 게시된 사진(우) 비교. 2021년 5월 27일 캡쳐.

잉글리시 헤리티지 블로그에 게시된 원본 사진에는 “1954년 리처드 앳킨슨[Richard Atkinson] (구덩이 속 왼쪽 두번째)과 그의 일행이 블루스톤(청석)들을 발굴하는 장면”이라는 설명이 달려있다.

고고학자인 앳킨슨은 당시 런던 고미술협회(Society of Antiquaries)로부터 스톤헨지에 관한 “종합적이고 정확한 정보”가 담긴 보고서를 작성할 것을 의뢰받고 발굴 작업을 진행하던 중이었다.

잉글리시 헤리티지가 게시한 다른 사진은 1958년 스톤헨지의 복원 작업 기간 중 인방석(구조물 사이에 가로로 건너 댄 돌)을 제자리로 옮겨지는 장면을 담고 있다. 이 사진 역시 티스토리 게시물에 공유됐다. 아래는 두 사진을 비교한 것이다.

티스토리 게시물에 공유된 사진(좌)와 잉글리시 헤리티지 블로그에 게시된 사진(우) 비교. 2021년 5월 27일 캡쳐.

잉글리시 헤리티지의 설명에 따르면 1958년 복원 사업을 통해 스톤헨지를 본래 모습으로 돌리고 차후 훼손을 방지하기 위한 작업이 진행됐다.

잘못된 주장과 함께 공유된 다른 6장의 사진들 역시 잉글랜드 사적위원회 데이터베이스에 기록돼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잉글랜드 사적위원회 아카이브에 게시된 스톤헨지 사진 스크린샷. 2021년 5월 27일 캡쳐.

1954년 이전의 기록

대영박물관이 소장한 그림, 유화, 영국 BBC가 게시한 사진 등 다양한 시각적 자료를 통해서도 스톤헨지가 1954년 이전에 세워진 것임을 알 수 있다.

1837년 그려진 스톤헨지 유화. 대영박물관 소장. 2021년 5월 27일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