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된 사진… 충청북도 소재 마을 매립지 확장 공사 반대 집회 장면 촬영한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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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월요일 2021/04/27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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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FP 한국, SHIM Kyu-Seok
사진 한 장이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60년대 경부고속도로 건설 반대 시위를 벌이는 모습을 담은 모습이라는 주장과 함께 페이스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해당 사진은 뉴시스가 2007년 게시한 사진을 조작한 것이다; 원본 사진은 충청북도 음성·진천군 주민들이 당시 매립장 확장 조성 건설에 반대 시위를 벌이는 장면을 담고 있다.

문제의 사진은 2021년 4월 19일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다음은 해당 게시글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국가 번영과 발전보다는 자신의 정치생명이 우선이었던 자들. 반대를 위한 반대만이 내가 살 길이다.를 모토로 경부고속도로 건설. 반대시위를 하며 공사중인 건설현장 길바닥에 드러누운 김영삼과 김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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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주장이 담긴 페이스북 게시글 스크린샷. 2021년 4월 22일 캡쳐.

사진 전면에는 굴착기로 보이는 기계와 그 옆에 신원 미상의 두 인물이 땅에 누워있는 모습이 보이고, 그들 뒤로는 피켓을 든 다수의 사람이 위치해있다.  

사진은 삽입 문구와 화살표를 이용해 전면에 누워 있는 두 인물이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이라 주장한다.

또한, 사진 우측 하단에는 “경부고속도로 건설 반대”라는 글귀가 삽입돼 있다. 

사진 밖 상단 부분에는 해당 사진이 교과서에 실려야 한다는 주장이 기입돼 있다. 

사진 하단 부분에는 사진이 마치 실제 기사에 실렸던 것과 같이 보이게 하도록 고속도로 건설을 반대시위에서 실제 쓰인 것이라 주장하는 내용의 구호 등이 게시돼 있다. 

국가기록원 자료에 따르면 경부고속도로 건설 사업은 1967년에 착수돼 1970년에 완공됐다.

대한민국 14대 대통령으로 재임한 김영삼 대통령과 뒤이어 15대 대통령으로 재임한 김대중 대통령은 경부고속도로 건설 당시 야당 소속으로 국회의원을 역임한 바 있다. 두 대통령의 약력은 행정안전부 대통령기록관 웹사이트 여기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동일한 사진과 주장이 2012년부터 페이스북 여기, 여기, 여기, 여기에도 공유됐다. 

하지만 이 사진은 조작된 것이다.

문제의 사진과 이 사진을 공유한 게시글에 등장하는 키워드 검색을 통해, 공유된 사진의 원본이 뉴시스의 2007년 10월 24일 자 기사에 게시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뉴시스에 게시된 사진에는 “충북 진천·음성군이 폐기물종합처리장 추기시설 조성을 추진 중인 가운데 맹동면 통동리 등 인근 주민들이 24일 굴삭기를 동원, 매립장을 파헤치고 있다. 주민들은 추가시설 조성에 결사반대키로 결의하고 사흘째 이 곳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라는 설명이 붙었다.

페이스북에 게시된 사진은 채도 조정을 통해 색상이 제거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오른쪽 상단 시위대가 들고 있는 피켓에 “고속도로 반대”라는 문구가 삽입됐고, 오른쪽 하단 뉴시스의 회사 로고가 제거되고 “경부고속도로 건설 반대”라는 문구가 삽입됐다. 

아래는 조작된 사진(좌)와 원본 사진(우)를 비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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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에서 공유된 조작된 사진(좌)와 뉴시스에 게시된 원본 사진(우) 비교. 조작된 부분 붉은색 원으로 표시.

이에 더해 땅에 누워있는 두 인물의 얼굴 역시 알아보기 어렵게 흐릿하게 조작된 것을 알 수 있었다.

아래는 조작된 사진(좌)와 원본 사진(우) 속 두 인물을 확대해 비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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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에서 공유된 조작된 사진(좌)와 뉴시스에 게시된 원본 사진(우) 속 두 인물 비교.

2007년 당시 진행됐던 매립지 확장 공사 반대 시위는 충청북도 소재의 여러 지역 매체 역시 보도한 바 있는데, 두 주민이 땅에 누워 시위를 벌이는 장면은 충북인뉴스의 2007년 10월 24일 자 기사에 실린 사진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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