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불법촬영 방지 '황당' 법안...알고보니 허위루머
- 입력 월요일 2026/07/13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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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awon Jung, AFP 한국
한국은 세계적으로 '테크놀로지 강국'으로 알려져 있지만, 동시에 불법촬영과 AI 딥페이크 성착취 등 디지털 성범죄로 골머리를 앓아왔다. 심지어 최근 SNS에서는 불법촬영 방지를 위해 '치마를 입은 여성이 지하철 좌석에 앉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이 발의됐다'는 다소 황당한 주장이 등장했는데, 실제로 해당 글은 실제로 여 이용자들에게 '좋아요'를 받으며 '좌파' 정부나 '공산주의'를 탓하는 댓글로 이어졌다. 그러나 국회에서는 이러한 법안이 제출된 기록이 전혀 없고, 여성단체들이 법안에 반발했다는 SNS상 주장과는 달리 주요 국내 여성단체들은 그러한 법안에 대해 전혀 들어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2026년 7월 5일 인스타그램에는 짧은 치마를 입고 지하철에 앉아있는 듯한 젊은 여성의 이미지와 함께 "지하철에서 치마 입은 여자는 이제 앉지도 못한다는 법안이 올라왔다"는 내용의 카드뉴스가 올라왔다.
해당 게시글은 이 법안이 "지하철 불법 촬영 사건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여성이) 치마를 입은 상태로 좌석에 앉는 것 자체를 '위험 요소'"로 보고 있다고 말하며, 범죄의 책임을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에게 돌리는 해당 법안에 대해 국내 여성단체들이 "즉각 반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세계적인 스마트폰과 메모리 반도체 생산국인 한국은 초고속 인터넷부터 첨단 스마트폰까지 자국의 우수한 기술 인프라에 대해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 발전은 동시에 '디지털 성범죄' 라는 어두운 그림자를 낳았다. 스마트폰이나 초소형 카메라를 신발, 가방, 모자, 자동차 열쇠, 심지어 넥타이 등에 숨겨 공공장소에서 여성을 몰래 촬영하는 하이테크 관음증 범죄자들이 등장한 것이다 (아카이브 링크).
이러한 불법촬영 범죄가 만연함에 따라 한국에서 판매되는 모든 스마트폰은 심지어 촬영 시 큰 셔터음을 내도록 의무화 되어 있다 (아카이브 링크).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메라 셔터음을 무음 처리하는 앱을 사용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국내에서는 매년 약 6,000건의 불법촬영 범죄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범죄는 버스, 지하철, 지하철 역 등에서 빈번하게 일어난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치마를 입은 여성이 지하철 좌석에 앉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 관련 주장은 인스타그램, X (구 트위터), 스레드, 인터넷 커뮤니티 에펨코리아 등에 공유되었고, 해당 게시글에는 "정치인들 일 진짜 못한다" "생각하고 법안 내는거야? "공산주의가 싫어요" "좌파 특이 원인이 될 만한것들은 다 없애고 본다" 등의 여러 댓글이 달리며 해당 주장을 믿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존재하지 않는 법안
그러나 국회 공식 홈페이지에서 발의 법안을 검색 해보면 이러한 법안은 전혀 발견되지 않는다 (아카이브 링크).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의전화, 한국성폭력상담소를 포함한 국내 주요 4개 여성단체도 7월 9일 AFP와의 전화통화에서 그런 법안에 대해 전혀 들어본 바 없고 항의를 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여기).
김여진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대표는 7월 9일 AFP와의 통화에서 문제의 "황당한" 카드뉴스가 올라온 SNS 계정은 주로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거나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자극적으로 포장한 컨텐츠로 어그로(관심)를 끌려는" 듯 하다고 지적했다 (아카이브 링크).
실제로 해당 계정에는 "요즘 여성들, 돈 필요할 때만 늙은 남성과 데이트 알바를 한다" "회사에 여직원 많으면, 남자들은 무조건 바람난다" "요즘 여성들은 남자를 꼬실 때, 무조건 성적인 유혹으로 간다" 등 성차별적·여성혐오적 게시글들이 다수 올라와 있다.
김 대표는 "(해당 루머와 계정은) 존재하지도 않는 법안을 비판하고 성범죄 책임을 피해자에게 돌리는 것을 비판하는 듯 하지만, 실제로는 여성의 신체를 자극적으로 대상화하는 주제와 콘텐츠를 통해 영향력과 수익을 늘리려는 시도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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