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주민번호 개편 후 중국인 불법 선거개입이 가능하다는 허위주장

반중 정서와 부정선거 의혹은 한국의 극우 온라인 커뮤니티들을 중심으로 지난 몇 년간 급속히 확산되어 왔다최근의 일례로, 2020년 주민등록번호 제도 개편으로 중국인들이 선거에 개입할 수 있게 됐다는 허위 주장이 소셜미디어상에서 공유되기도 했다그러나 행정안전부는 해당 게시물의 주장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또한게시물은 주민번호 제도 개편을 설명하기 위해 행안부가 제작한 영상이 마치 부정행위의 실태를 폭로하는 영상인 것처럼 왜곡하기도 했다. 

문제의 주장은 2026년 3월 16일 “한국의 주민등록증, 중국에서 무작위 발급”이라는 문구와 함께 X에 공유됐다 

게시물은 2020년에 도입된 차세대 주민등록시스템이 지역번호를 폐지하는 방식으로 개정된 점을 문제 삼으며, 이 개정안이 “결국 중국인들을 동원한 대한민국의 부정선거를 향후 영원히 지속하겠다는 데 근본 목적이 있다” 고 주장했다 (아카이브 링크).  

차세대 주민등록시스템을 통해 중국인들이 한국 주민등록증을 무작위로 발급받을 수 있게 되었다거나혹은 이와 비슷한 맥락의 주장들은 2024년작년에도 SNS 상에서 떠오른 바 있고, 올해 1월 X에서도 공유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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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에 공유된 문제의 주장 스크린샷. 2026년 3월 20일 캡쳐 후 빨간색 엑스 표시 추가.

3월에 떠오른 문제의 게시물은 특히 얼굴이 흐리게 처리된 두 인물이 등장하는 영상의 화면 캡쳐본을 제시하며, 2020년 11월 4일 행안부 관계자와 진행된 인터뷰라고 설명하는 이 영상을 허위주장의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행안부 관계자는 3월 18일 AFP에 문제의 SNS 게시물에 나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행안부에 따르면, 외국 국적자가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거나 회복한 주민등록 신고를 하면 주민등록증 발급이 가능하다 (아카이브 링크). 또한, 국적법 제5조에 따르면, 외국인이 일반귀화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5년 이상 국내에 주소를 두고 거주해야 하며, 국어능력과 대한민국의 풍습에 대한 이해 등 여러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아카이브 링크).

현재 한국에 90일 이상 체류할 예정인 외국 국적자는 외국인 등록을 신청해야 한다 (아카이브 링크). 이후 심사를 거쳐 외국인등록증을 발급받을 수 있다. 외국인등록증 보유자는 한국에서 투표를 할 수 없으나, 영주의 체류자격 취득일 후 3년이 경과하고 지방자치단체의 외국인등록대장에 올라있는 18세 이상의 외국인은 선거권이 있다 (아카이브 링크).

행안부 관계자는 또 “주민등록증은 보안 전문기관인 한국조폐공사에서 제작하고 있고, 개인이 위조해서 만들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영상에 부정선거 의혹이나 중국인 언급은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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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에 공유된 왜곡된 영상 속 인물(위)과 2020년 11월 4일 KTV 뉴스 인터뷰 영상 속 인물(아래 왼쪽·오른쪽) 비교

또한 키워드 검색 결과, 문제의 게시물이 행안부 인터뷰라고 주장하는 화면 캡쳐본은 2020년 4월 20일 KTV뉴스가 공개한 차세대 주민등록시스템을 소개하는 정책 인터뷰 영상의 일부로 확인됐다 (아카이브 링크).  

“2023년까지 차세대 주민등록시스템 완료”라는 제목의 해당 영상에서는 당시 KTV 국민기자 장진아와 행안부 주민과 소속 이지성 부이사관이 등장해 2020년에 시작되 2023년까지 정착될 차세대 주민등록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부이사관은 “전국에 개별적으로 분산되어 있는 시스템을 하나로 합치다 보니까 그동안은 주민등록번호를 지역별로 그렇게 부여를 하게 되었다”라고 설명하며, “이제는 전국, 지역에 관계없이 임의로 주민번호를 부여할 수 있게 되어서... 주민번호를 통해서 ‘아 어느 지역 출신이구나’ 하는 것을 알 수 없게 되었다” 고 말했다. 

해당 인터뷰에는 부정선거 의혹이나 중국인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다.  

대한민국 국민은 출생 또는 귀화 시 13자리 숫자의 주민등록번호를 부여받고, 이 번호는 성인이 된 후 부여받는 주민등록증에 기재되어 일상에서 개인의 신원 확인 및 인증 수단으로 다양하게 사용된다 (아카이브 링크).

특히 주민등록번호의 번호부여체계는 2020년 10월 개편되기 전에는 뒷자리 4자리 숫자에 출생 지역의 시·군·구 및 읍·면·동을 나타내는 코드가 포함되어 있어, 주민등록번호를 통해 개인의 출신지를 추정할 수 있었다.  

그러나 2020년 새롭게 도입된 주민등록 번호체계는 지역번호를 폐지하고, 뒷자리 성별 표시 뒤 6자리를 임의번호로 부여함으로써 주민등록번호를 통해 개인의 출신지 등의 식별이 불가능하게끔 했다 (아카이브 링크).

한국에서 출신지에 따른 차별사례, 특히 직장 등에서의 차별사례는 주요 사회문제로 제기되어 왔다 (아카이브 링크). 행안부는 2019년 보도자료를 통해 개인의 출신지역을 추정할 수 있는 주민등록번호 체계로 인해 “특정 지역출신에 대한 차별” 이 가능하다는 논란이 있다고 말하며, 번호체계 개정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아카이브 링크).

또한, 출신지역 등 개인정보가 알려질 경우 주민등록번호가 쉽게 추정될 수 있다는 보안상의 우려도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아카이브 링크).

이번 개정안은 주민등록번호 지역번호 폐지와 등·초본 발급 시 표시내용 선택권 확대 등 개인정보 보호를 강화하고, 외국인의 전입세대 열람 허용과 전입신고 통보서비스 서식 마련 등 주민등록 서비스를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양대학교 미디어학과 정준희 교수는 3월 23일 AFP에 해당 주장들을 “음모론”이라고 규정하며, “자신들이 증오하는 대상에 대한 부정적 감정과 인상을 조금이라도 퍼뜨리려고 하는 의도가 작동하고 있다고” 했다 (아카이브 링크).

AFP는 이전에도 중국인 거주자가 선거에 불법으로 개입한다는 허위 주장을 검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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