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ti-vaccine protesters hold signs outside Houston Methodist Hospital in Texas on June 26, 2021 ( AFP / Mark Felix)

美 스탠퍼드대 논문, 마스크 부작용 주장했다? 저자 해당 대학 소속 아냐… 논문 추후 철회

미국 스탠퍼드대학교가 마스크 착용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막지 못하며 오히려 건강에 해롭기만 하다는 내용의 논문을 미국 국립생물공학정보센터(NCBI)에 발표했다는 주장이 소셜미디어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하지만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문제의 논문은 추후 "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포함했다는 이유로 철회됐다; 해당 논문의 저자는 스탠퍼드대학교 소속이 아니다.

문제의 주장은 2021년 7월 4일 네이버 블로그에 공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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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주장이 공유된 네이버 블로그 스크린샷. 2021년 8월 9일 캡쳐. ( AFP)

다음은 해당 주장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마스크에 대한 스탠포드 연구. 국립 보건원 산하 국립 생명 공학 정보 센터 (NCBI) 웹 사이트에 발표 된 스탠포드 대학 연구에 따르면 안면 마스크는 코로나 (코비드 19 Covid-19) 바이러스를 막지 못하고 , 반대로 건강만 해롭다 함. 안면 마스크를 착용은 상당한 생리적, 심리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입증."

해당 주장은 "Mask use exposes children to dangerous levels of carbon dioxide, warns new study"라는 제목의 한 해외 블로그 링크와 함께 게시됐는데 이 블로그는 "Facemasks in the COVID-19 era: A health hypothesis"라는 제목의 논문을 인용하고 있다.

유사한 주장이 페이스북 여기, 여기, 여기에도 공유됐다.

하지만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문제의 논문은 "Medical Hypotheses"라는 학술지의 2021년 1월 호에 실린 것으로 NCBI 산하의 국립 의학 도서관 홈페이지에도 게시된 바 있다.

하지만 Medical Hypotheses 측은 추후 해당 논문에 "오해의 소지가 있고" "정확하지 않은" 정보가 포함돼있다며 논문을 철회했다.

학술지 관계자들은 해당 논문에 실린 내용들을 면밀히 검토한 후 논문의 원고가 "다른 논문을 선별적으로 인용"했고 논문에 실린 표에 "검증되지 않은 데이터"가 포함됐다고 밝혔다.

NCBI 국립 의학 도서관 관계자 역시 AFP와의 인터뷰에서 "NCBI에 게시되거나 인용되었다고 해서 NCBI가 해당 콘텐츠의 내용을 홍보 또는 보증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토론토대학교 공중보건대학의 콜린 퍼니스(Colin Furness,) 조교수는 AFP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해당 논문은 "쓰레기"이며 발표되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논문은 추측성 정보를 담고 있지만, 이는 추측이 아니라 단순히 사람들을 오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스퍼드대학교 소속으로 알려진 이 논문의 저자 바루흐 베인셜보임(Baruch Vainshelboim)은 해당 학교 소속이 아니다.

스탠퍼드대학교 의과대학 홍보팀의 줄리 그라이시우스(Julie Greicius) 선임 이사는 AFP 측에 "저자가 스탠퍼드대 소속이라는 정보는 부정확한 것"이라며 "수정을 요청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에 더해 "스탠퍼드대학은 바룩 베인셜보임을 고용한 적이 없다"라며 "몇 년 전[2015년] 스탠퍼드대학에서 1년 동안 이 논문과 관련 없는 주제 연구차 방문 학자로 있었던 것이 전부"라고 덧붙였다.

베인셜보임의 링크드인 프로필에 따르면 그는 포르투갈의 포르투대학교(Universidade do Porto)에서 폐 재활학 박사 학위를 받은 임상 운동 생리학자다.

마스크 착용과 코로나19 바이러스

소셜미디어상에 공유된 베인셜보임의 논문에는 의료용 마스크를 포함한 모든 마스크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예방에 효과적이지 않다는 주장이 포함돼있다.

하지만 영국의 의학 학술지 The Lancet 2020년 6월호에 실린 한 연구는 "안면 마스크 착용은 감염으로부터 (의료 종사자와 일반 국민 모두를) 보호한다"라고 서술하고 있다. 이 논문은 6개 대륙 16개국에서 진행된 총 172개의 관련 연구에 기반하고 있다.

캐나다에서 2020년 10월 발간된 한 연구보고서 역시 온타리오주(州)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 결정이 "코로나19 신규 감염자가 주당 25% 감소한 것과 관련이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온타리오주는 캐나다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주다.

베인셜보임의 논문은 비의료용 마스크 사용에 대한 보건당국의 지침이 전염병 발생 과정에서 바뀌었다는 점을 정확하게 지적하고 있지만, 현재 세계보건기구(WHO)는 "전염 억제 및 인명구조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역시 마스크 착용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CDC는 홈페이지를 통해 "이 질병[코로나19]은 주로 호흡기 비말을 통해 사람에서 사람으로 퍼진다. 기침, 재채기, 대화, 소리치기, 노래 시 비말이 공기 중으로 이동한다. 이 비말이 주변 사람들의 입이나 코에 떨어지거나 그들이 이 비말을 들이마실 수 있다"라며 "호흡기 비말이 타인에게 닿는 것을 막는 방법 중 가장 손쉬운 것이 바로 마스크 착용이다"라고 설명한다.

마스크 착용이 저산소증을 일으킨다?

베인셜보임의 논문은 마스크 착용이 저산소증, 고혈당증 등 신체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주장도 펼쳤다.

하지만 이 주장은 이미 AFP취재를 통해 여러 차례 사실이 아님을 밝힌 바 있다.

WHO 역시 "마스크 장기간 착용이 저산소증 혹은 이산화탄소 중독을 일으킨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설명한다.

독일 자를란트대학교(Saarland University) 병원 선임 의사 필립 레퍼(Philipp Lepper)는 2020년 10월 AFP와의 인터뷰에서 마스크 착용 시 마스크 안쪽의 공기가 숨을 들이쉴 때 바깥 공기와 섞이기 때문에 체내 산소 및 이산화탄소 수치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벨기에의 브뤼셀자유대학교(Universite Libre de Bruxelles)의 이브 코피테르스(Yves Coppieters) 공중보건학 교수 역시 의료 종사자들은 하루 8시간가량 마스크를 착용한 채 근무하지만 이를 통한 그 어떤 2차 감염이나 건강 문제를 겪지 않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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