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민주화운동 관련 미국 정부 문서에서 5.18은 북한이 개입한 공산 폭동이라는 증거가 나왔다는 주장이 소셜미디어 상에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이른바 '북한 폭동설'이 광주 민주화운동에 대한 미국 정부의 입장이라는 주장도 함께 공유됐다. 그러나 이는 1980년 5월 당시 한국 계엄사령부가 일방적으로 발표한 내용을 주한미국대사관이 요약하여 본국에 보고한 것일 뿐, 미국 정부의 입장이 아니다. 오히려 같은 시기에 작성된 다른 미 정부 기록들은 북한의 개입 징후가 없다고 명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 주장은 2025년 11월 9일 소셜미디어 플랫폼 엑스에 공유됐다.
해당 게시글에는 "광주 518에 관한 미국 CIA 기밀문서가 지난 2020년 5월에 해제됐다. 그에 관련된 사실 관계를 1980년 5월 당시 CIA 요원이었던 Michael Lee가 증언한다"는 설명과 함께 한 영상이 공유됐다.
영상에는 한 남성이 2024년 6월 미국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 애넌데일의 한 식당에서 열린 행사에서 강연 중인 모습이 담겼는데, 배경에는 태극기와 성조기가 보인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마이클 리는 과거 일부 언론에서 20년 이상 미국 중앙정보국(CIA)에서 근무하며 북한 정보를 담당했다고 소개된 바 있으나 AFP는 해당 내용을 독자적으로 확인하지 못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문제 영상에서 그는 "2020년 5월 10일 미국 CIA와 국무성이 기밀해제가 된 외교 문서를 발표했다"며 그 문서에는 "광주 5.18은 국가 전복을 목적으로 하는 노스코리안 에이전트의 폭동"이라고 쓰여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이게 미국 정부의 입장"이라고 덧붙인다.
유사한 영상과 주장이 페이스북과 스레드 등에도 퍼졌다.
미국 정부는 그동안 광주 민주화운동과 관련된 기밀문서들을 여러 차례에 걸쳐 공개해 왔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문제 영상에서 마이클 리가 인용한 문건을 확인한 결과, 당시 광주 상황을 '북한 개입'에 의한 '폭동'이라고 주장한 것은 미국 정부가 아닌 한국 계엄사령부임을 알 수 있었다.
계엄사령부 측 주장
미국 국무부 및 국방정보국 데이터베이스 검색을 통해 1980년 6월 3일 주한미국대사관이 워싱턴에 있는 국무장관에게 보낸 외교 전문을 찾을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일부 비공개 처리된 해당 전문에는 "계엄사령부가 5월 31일 광주 사태에 대한 '종합 보고서'를 발표했다(Martial Law Command (MLC) issued on May 31 a 'comprehensive report' on the Kwangju insurrection)"고 적혀 있다.
주한미대사관은 한국 군부가 발표한 내용을 요약해 보고하면서 "대한민국 육군 부대의 기략과 자제력 덕분에 최소한의 유혈 사태로 책동을 진압했다는 주장"이 담겨 있다고 전했다 (아카이브 링크).
이어서 "이 음모는 공산주의 요원들과 김대중 추종자들의 소행이라는 것이 계엄사령부의 설명"이라고 보고했는데, 이들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거나 지지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주한미대사관은 군부의 발표 내용이 실상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외에도 주한미대사관은 1980년 5월 21일 국무장관에게 보낸 전문을 보면 미국 측은 당시 광주 상황을 지역감정 등에 기인한 국내 사안으로 분석했음을 알 수 있다 (아카이브 링크).
또한 이틀 뒤 작성된 미국 CIA 내부 회의록은 당시 미국은 북한이 개입을 시도하려는 "징후가 없다"고 명시했다 (아카이브 링크).
미국 켄트주립대학교 평화갈등학부의 랜던 핸콕(Landon Hancock) 교수는 연구를 위해 1979년 11월 전후부터 1980년까지 주한미대사관과 국무부 사이에 오간 기밀 해제 전문들을 검토한 적이 있으나 "북한의 개입을 직접적으로 지목한 내용은 없었다"고 1월 9일 AFP에 밝혔다 (아카이브 링크).
1980년 5월 당시 광주 상황을 직접 목격한 바 있는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도널드 베이커(Donald Baker) 한국사 교수 역시 5.18 관련 미 정부 기록에서 '북한 개입설'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는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그는 1월 9일 AFP에 당시 기록들을 보면 미국 정보 당국은 북한 개입 가능성을 우려했으나 국경 일대에서 북한 군의 군사 태세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카이브 링크).
베이커 교수는 또한 "광주 민주화운동이 북한의 음모였다는 것이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이었던 적은 결코 없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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