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포스터 풍자물, '비밀 결혼' 허위 주장으로 둔갑해 확산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의 국정감사 증인 채택을 둘러싸고 여야 간 공방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과 김 실장의 관계를 풍자한 합성 이미지가 소셜미디어상에 반복적으로 확산됐다. 해당 이미지는 2005년 한국 영화 "너는 내 운명"의 포스터를 바탕으로 제작됐는데, 일부 게시물은 풍자 문구가 잘려 나간 채 공유돼 일부 사용자들에게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문제 이미지는 2025년 11월 1일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김 실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오랜 최측근으로 알려진 인물로,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초대 대통령비서실 총무비서관에 임명됐다가 지난 9월 제1부속실장으로 이동했다. 

국민의힘과 일부 보수 성향 언론은 김 실장을 이른바 정권의 실세로 지목하며, 이 대통령을 둘러싼 의혹을 두고 김 실장의 국정감사 출석을 요구하고 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여기). 

김 실장의 역할을 둘러싼 논란은 온라인상에서 두 사람이 내연 관계라는 근거 없는 소문을 부추기기도 했는데, 일부 이용자들은 해당 이미지를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로 오인했다. 

한 사용자는 이미지를 두고 "결혼사진까지 있으니 부정 못하겠지"라고 적었고, 다른 사용자는 "저런 자료를 어디서 구했나? 대통령 선거전에 좀 공개해 주시지"라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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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주장이 공유된 페이스북 게시글 스크린샷, 2025년 11월 11일 캡쳐. 주황색 X 표시 추가

하지만 이 이미지는 20년 전 영화 포스터를 바탕으로 제작된 합성물로, 실제 사진이 아니다. 

김 실장은 그간 여러 차례 근거 없는 루머와 성차별적 비난의 대상이 돼왔다 (아카이브 링크). 

구글 역 이미지 검색을 통해 해당 사진은 2005년 한국 영화 "너는 내 운명"의 공식 홍보 포스터를 편집한 것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이 영화는 한 농부가 HIV에 감염된 여성과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포스터에는 두 주인공이 결혼식 복장을 하고 손을 잡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문제의 합성 이미지는 주연 배우의 얼굴을 이 대통령과 김 실장의 얼굴로 바꿔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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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성 이미지(좌)와 IMDb에 게재된 영화 포스터(우) 비교

동일한 포스터가 2005년 당시 스타뉴스코리아, 머니투데이, KBS 등의 보도에도 실렸는데, 원본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그녀를 끝까지 책임지겠음"이라는 문구가 포함돼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여기). 

합성 이미지를 공유한 일부 게시물은 "2025년 화제의 영화"등의 풍자 문구를 그대로 포함했지만, 다수 사용자의 오해를 낳은 게시물에는 이 부분이 잘린 채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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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1월 11일 캡처한 풍자성 X 게시물 스크린샷. 주황색 X 표시가 추가

AFP는 앞서도 국내 정치인을 겨냥한 여러 허위 조작 이미지와 잘못된 주장을 검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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