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 공포 확산에 '계란투척 신종범죄' 괴담 재유포

국내외에서 납치·유괴 사건이 잇달아 보도되 국민적 불안감이 높아진 가운데 수년 전 유포된 '계란 투척' 괴담이 다시 확산하고 있다. 최근 "경찰에서 날아온 공식 메시지"라며 신종 범행 수법을 경고하는 내용의 게시글이 소셜미디어상에 반복적으로 공유됐는데 경찰청은 AFP에 해당 내용은 사실이 아니며, 이와 관련된 사건도 신고된 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문제 주장은 2025년 10월 31일 인스타그램에 공유됐다.

경찰청 로고와 함께 '대한민국 경찰(Korean National Police)'이라는 문구가 적힌 이 글에는 "밤에 운전할 때 차 창문으로 계란이 던져졌다면 무슨 일인지 확인하기 위해 차를 멈추지 말고, 창문 와이퍼나 물 뿌리는 것을 작동하지도 말라"며 "계란이 물과 섞이면 밀키(진득)해져서 앞의 시야를 92.5% 가리게 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그러면서 "그렇게 된다면 당신은 어쩔 수 없이 차를 옆길에 세우게 될 거고 그렇게 되면 범죄의 대상이 될 것"이라며 "요즘 불량배들이 새롭게 사용하는 범죄 기술"이라고 경고한다.

이어 "가장 중요한 것은 혼자만 알고 이를 남들에게 알리지 않는 이기적인 행동을 하지 말라"며 "친구들과 가족들에게 알려주라"고 당부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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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에 공유된 문제 괴담 게시물 스크린샷. 2025년 11월 5일 캡처 후 빨간색 엑스 표시 추가.

캄보디아에서 우리나라 대학생이 납치돼 고문 끝에 사망한 사건이 알려진 후 납치 등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와 불안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러한 주장이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틱톡, 엑스 등 여러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유포됐다 (아카이브 링크).

이들 게시물의 조회수는 수백만 회에 달했는데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후 캄보디아를 비롯한 인근 동남아 국가 여행을 취소하는 사례도 부쩍 증가했다 (아카이브 링크).

최근 미성년자 납치 사건이 자주 보도되면서 치안 불안이 더욱 가중되는 모습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 1월부터 8월까지 발생한 납치·유괴·유괴 미수 사건은 총 319건으로 주 평균 9건이 넘었다 (아카이브 링크). 

조선일보는 공포심 확산으로 오인 신고가 많아진 데다 신고가 들어오면 무조건 긴급 출동하도록 경찰청이 조치해 일선 경찰서 업무가 폭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카이브 링크).

그러나 마치 경찰이 국민들에게 신종 범죄 수법에 대해 알려주는 형태로 퍼진 '계란 투척' 유언비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내용은 2017년부터 영어한국어로 퍼진 적이 있으며 그 이후에도 이따금씩 재등장했는데, AFP는 2019년 유사한 주장이 북미 지역에 유포됐을 당시 이를 허위로 검증한 바 있다.

우리나라 경찰청도 2018년2020년 "경찰에서 만든 자료가 아니다"며 사실을 바로잡기도 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경찰청 관계자는 11월 5일 AFP와 통화에서 "최근에 이와 유사한 사건이 신고된 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차량 앞유리에 계란을 던지고 계란이 와이퍼로 쉽게 닦이는 모습을 보여주며 괴담을 반박하는 영상을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 게시하기도 했다 (아카이브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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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 17일 경찰청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 게재된 영상 스크린샷

또한 이른바 '경찰 공지문'에는 띄어쓰기, 줄 바꿈, 문장부호 오류와 어색한 번역투 표현이 다수 보이며, 경찰청의 국·영문 명칭도 공식 웹사이트에 표기된 것과 다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아카이브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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