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의회조사국 보고서 왜곡 해석에 기반한 주장

미국 의회가 이재명 대통령을 공식적으로 '범죄자'로 지정했다는 주장이 소셜미디어상에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해당 게시글은 미국 의회조사국(CRS)이 발간한 보고서를 근거로 제시했다. 그러나 2024년 12월 발간된 해당 보고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 한국 정치 위기를 다루며 당시 유력 대권 주자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받던 혐의들을 언급했을 뿐, 그를 '범죄자'로 판단하지 않았다. 

문제 주장은 2025년 9월 16일 "미국의회, 이재명 공식범죄자 지정"이라는 문구와 함께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이 그래픽에는 이 대통령과 CRS 보고서로 보이는 이미지와 "범죄자에게 동맹은 없다", "미국은 이미 이재명을 버렸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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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주장이 공유된 페이스북 게시글 스크린샷, 2025년 9월 25일 캡쳐. 붉은색 X 표시 추가

같은 그래픽이 페이스북 내 우파 성향 사용자들과 그룹을 중심으로 확산됐다. 

동일한 이미지가 지난 7월 게시된 유튜브 영상의 썸네일로도 사용됐는데, 영상 진행자는 "CRS 2022년 공식 보고서에서 이재명을 명백한 범죄혐의자로 분류하고 있다… 이것은 단순한 정치적 비난이 아니라 미국 의회에서도 양당 모두 인정한 공식적인 평가”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실제로 게시물에서 언급된 보고서는 2022년이 아니라 2024년 12월에 발간됐다.

보고서는 당시 이 대통령이 받고 있던 혐의를 언급했지만, 그를 범죄자로 규정하지는 않았다 (아카이브 링크). 

해당 보고서의 제목은 "한국의 정치 위기: 계엄령과 탄핵"으로, 지난 12월 초 계엄령 선포로 직무정지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의 정치적 불확실성과 당시 상황을 상세히 정리했다.

보고서 속 이 대통령이 언급된 부분은 다음과 같다. 

"윤 대통령 탄핵에 대한 법원의 판결 시점은 중요할 수 있다. 조기 대선의 유력 주자인 민주당의 이재명 대표가 여러 재판을 받고 있으며, 유죄 판결 시 공직 출마 자격을 잃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당시 대표는) 부패, 선거법 위반, 불법 대북송금 혐의를 받고 있다. 현재 정치직 출마를 제한하는 2024년 11월 선거법 위반 판결에 항소 중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재판은 헌법이 대통령에게 부여하는 불소추 특권 조항에 따라 대통령 당선 이후 현재 중단된 상태다 (아카이브 링크).   

미 의회 웹사이트에는 CRS 문서가 법적 효력을 가지지 않으며, 의원들에게 제공된 정보는 "대중의 이해를 돕는 목적 이외의 용도로 사용돼서는 안 된다"라고 명시돼 있다 (아카이브 링크). 

별도의 CRS 데이터베이스 검색 결과 이 대통령을 '범죄자'로 규정한 문서나 자료 등은 찾을 수 없었다 (아카이브 링크). 

이 대통령이 받는 혐의나 재판과 관련한 내용을 담은 문서 역시 발견되지 않았다. 

AFP는 앞서 한국 정치에 대한 미국 측 반응 담은 허위 게시물 등을 검증해 조작됐음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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