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곡된 사진에 기반한 주장... 우 의장, 정상급 인사들과 함께 착석

우원식 국회의장이 지난 9월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대규모 열병식에서 가장 뒷좌석에 경호원들과 함께 배치됐다는 주장이 사진 한 장과 함께 소셜미디어상에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그러나 해당 사진은 우 의장이 경호원들 사이에 앉은 것처럼 보이도록 편집된 것으로, 우 의장은 실제로 다른 외국 정상급 인사들과 나란히 자리했다. 

문제 주장은 9월 3일 "중국 전승절 우원식 자리. 맨 뒤 경호원 자리 앉아있음. 표정도 개썩었음"이라는 글귀와 함께 극우 성향 게시판 일간베스트에 공유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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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주장이 공유된 일간베스트 게시글 스크린샷, 9월 4일 캡쳐. 주황색 X 표시 추가

유사한 주장이 여러 보수 성향 페이스북 그룹사용자 사이에서도 확산됐다.

중국은 이날 베이징 톈안먼 일대에서 북한·중국·러시아 정상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2차 세계대전 승전 80주년 기념 열병식을 개최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천안문 성루 귀빈석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사이에 앉아 행사를 주관했다 (아카이브 링크). 

국회의장실에 따르면 우 의장은 행사에 앞서 대기실에서 김 위원장과 악수했다 (아카이브 링크).

국내 언론은 우 의장의 좌석이 김 위원장과 떨어져 배치된 점을 언급하며 주최측에서 민감한 외교적 상황을 방지하려는 의도가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아카이브 링크). 

그러나 한국과 이재명 대통령을 대표해 열병식에 참석한 우 의장은 실제로 외국 고위급 인사들과 함께 배석했다.

중국 관영 CCTV가 촬영한 방송분을 통해 톈안먼 광장 주석단 오른쪽 측면에서 우 의장 내외가 미얀마 군부 수장 민 아웅 흘라잉 옆에 앉아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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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주장과 공유된 사진(좌)과 중국 관영 CCTV 열병식 방송분에서 우 의장이 등장하는 부분 스크린샷(우) 비교

대표단 뒤편에는 빨간 표식을 단 경호원들이 서 있었지만, 우 의장이 그들과 함께 앉아 있던 것은 아니었다. 

온라인에 유포된 사진은 민 아웅 흘라잉 등 주변 인사들을 잘라내 우 의장이 경호원 사이에 홀로 앉은 것처럼 보이게 편집됐다. 

CCTV 영상 5분 7초 지점에서도 우 의장 좌석이 톈안먼 주석단 오른쪽 구석임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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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안문 광장의 성루를 촬영한 중국 관영 CCTV 방송분 스크린샷. 우 의장 자리에 해당하는 부분은 붉은색으로 표시

여러 국내 언론은 우 의장의 좌석이 김 위원장과 시 주석으로부터 상대적으로 떨어져 있다고 보도했는데, 별도의 검색을 통해서도 그가 경호원 사이에 배치됐다는 내용을 뒷받침할 만한 보도나 자료 등은 찾을 수 없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AFP는 과거에도 국제 행사에서 한국 인사들의 대우와 관련된 유사한 허위 주장을 검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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