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제동 결정 내린 美 연방판사 겨냥한 게시글... 한국과 무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X에 문형배 한국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비판하는 글을 게시했다는 주장이 소셜미디어상에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주장의 근거로는 "부패한 판사"의 탄핵을 요구하는 머스크의 X 게시글이 제시됐다. 그러나 이 X 게시글은 머스크가 이끄는 정부효율부(DOGE)의 재무부 결제 시스템 접속 권한을 일시 중지하는 가처분 명령을 내린 미국 연방판사를 겨냥한 것으로, 한국과는 무관하다. 

문제 주장은 2025년 2월 9일 "미국이 서포트 하려고 거의 시동 걸었나보다, 워딩이 점점 계속 쎄지네! 일론이 문형배한테 경고중"이라는 글귀와 함께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게시글에는 "부패를 보호하는 부패한 판사. 그는 지금 탄핵되어야 합니다!"라는 내용이 담긴 머스크의 X 게시글 스크린샷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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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주장이 공유된 페이스북 게시글 스크린샷, 2025년 2월 10일 캡쳐

앞서 국민의힘은 문 대행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과거 친분설을 집중 부각하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의 공정성 문제를 제기했다 (아카이브 링크).

이에 헌법재판소는 "개인적인 사정은 재판에 결코 영향을 미칠 수 없다"라며 문 대행의 과거 판결을 예를 들며 이 대표와의 친분설을 일축했다 (아카이브 링크).

머스크가 "부패한 판사"와 관련 게시한 글이 문 대행을 겨냥한 것이라는 주장은 페이스북 게시글 여기, 여기, 여기에도 공유됐는데, 게시글에 남겨진 댓글을 통해 여러 사용자가 이를 사실로 받아들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머스크가 올린 X 게시글은 한국 상황과는 무관하다. 

미국 연방판사

구글 키워드 검색을 통해 머스크가 2월 9일 X에 올린 해당 게시글을 찾을 수 있었는데, 이는 미국 보수논객 글렌 벡(Glenn Beck)이 같은 날 올린 게시글에 대한 답변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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벡의 게시글에 대한 답변으로 머스크가 2월 9일 X에 게시한 글 스크린샷

벡은 이날 머스크가 이끄는 DOGE의 재무부 결제 시스템 접속 권한을 일시 제한하는 명령을 내린 뉴욕남부지방법원 판사 폴 엥겔마이어(Paul Engelmayer)를 공격하는 게시글을 X에 올렸다 (아카이브 링크).

지난 8일 엥겔마이어 판사는 DOGE가 재무부 결제 시스템 접근 권한을 갖게 된 것에 대해 여러 주 법무장관들이 건 소송과 관련, DOGE의 재무부 기록 접근을 금지한다는 긴급 명령을 내렸다.

또 DOGE가 이미 재무부 시스템 등에서 내려받은 자료가 있다면 즉시 파기하라는 명령도 내렸다. 

머스크의 게시글은 CNBC, PBS, 연합뉴스 등 여러 국내외 언론매체에 의해 보도됐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여기). 

머스크는 해당 게시글을 올린 뒤 같은 날 X에 매년 미국 연방판사 중 하위 일 퍼센트가 파면돼야 한다는 주장과 엥겔마이어 판사의 명령을 풍자한 만평에 대해 동의하는 반응 등을 연달아 게시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한편 별도의 검색을 통해서도 머스크가 올린 게시글 중 한국 판사를 언급하는 내용은 찾을 수 없었다. 

앞서 문 대행과 관련된 조작된 사진, 머스크가 윤 대통령의 12월 3일 비상계엄 조치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는 주장 등이 온라인상에 공유됐는데, AFP는 취재를 통해 이들 주장이 사실이 아님을 검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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