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담화 지켜보는 트럼프 대통령 사진에 국내 뉴스 화면 합성한 것

사진 한 장이 윤석열 대통령 구속 소식을 전하는 한국 뉴스를 시청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모습이라는 주장과 함께 소셜미디어상에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그러나 이 사진은 조작된 것으로, 2024년 7월 조 바이든 미국 전 대통령 대선 후보직 사퇴 선언을 지켜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진에 2025년 1월 방영된 국내 뉴스 화면을 합성한 것이다. 

문제 주장은 2025년 1월 20일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 지켜보고 있다. 윤대통령 구속 소식에 분노했다고 전해짐"이라는 글귀와 함께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법원은 지난 19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 구속이 이뤄졌다. 

구속이 결정되자 윤 대통령 지지자 일부가 구속 영장을 발부한 서울서부지법에 난입해 폭력 사태를 일으켰다 (아카이브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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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주장이 공유된 페이스북 게시글 스크린샷. 2025년 1월 20일 캡쳐

동일한 주장이 페이스북 여기, 여기 그리고 네이버 밴드에도 공유됐다. 

게시글에 남겨진 댓글을 통해 여러 사용자들이 이를 실제 사진으로 받아들인 것을 알 수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정치 상황에 관해 공개적으로 발언한 바 없으나 미국 CBS 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별장에서 한국의 "혼돈 상태"를 언급하며 탄핵이 중단된다면 윤 대통령을 만나겠다는 의사표시를 했다고 전했다 (아카이브 링크).

그러나 이 사진은 조작된 것이다. 

바이든 연설

구글 키워드 및 역 이미지 검색을 통해 일치하는 사진이 뉴욕타임스의 2024년 8월 5일 자 보도에 실렸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사진을 통해 본 트럼프의 초현실적인 여름"이라는 제목의 기사에는 바이든 전 대통령의 민주당 후보직 사퇴 선언을 화면으로 지켜보는 트럼프 대통령을 촬영한 뉴욕타임스 사진기자 더그 밀스(Doug Mills)의 사진이 실렸다.   

사진에는 "샬럿 유세 현장에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를 지켜보는 트럼프"라는 설명이 붙었다. 

다음은 조작된 사진(좌)과 뉴욕타임스 기사에 실린 원본 사진(우)을 비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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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작된 사진(좌)과 뉴욕타임스 기사에 실린 원본 사진(우) 비교

밀스 기자는 기사에 담긴 인터뷰에서 이 사진을 두고 "트럼프는 역사를 직접 목격하고 있다. 그는 역사의 일부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역사가 펼쳐지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바이든 전 대통령은 2024년 7월 21일 영상 담화를 통해 민주당 대통령 선거 후보직에서 사퇴하고 동시에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다고 발표했다 (아카이브 링크).

보수성향 인터넷 방송인 찰리 커크(Charlie Kirk)는 2024년 7월 25일 자신의 X 계정에 바이든 전 대통령의 담화 화면 옆에 서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진을 게시한 바 있다 (아카이브 링크).

윤 대통령 구속 뉴스 화면

별도의 키워드 검색을 통해 조작된 사진 속 뉴스 화면은 TV 조선의 2025년 1월 19일 자 방송분의 40분 4초 부분과 일치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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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작된 사진 속 화면과 일치하는 TV 조선 1월 19일 자 방송분 속 한 장면

해당 장면에는 윤 대통령 구속 소식에 난동을 일으킨 지지자들에 관해 발언하는 패널의 모습이 담겼다. 

AFP는 과거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윤 대통령과 영상 통화를 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이라는 조작된 사진을 검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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