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 참가자 '사실 무근'... 사진 속 우유갑은 대만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시위 현장에서 촬영된 중국어 우유갑 사진이 중국 공산당 개입 증거라는 주장과 함께 소셜미디어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그러나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해당 SBS 뉴스 화면에 등장하는 제품들은 대만산으로, 중국과는 무관하다. 화면 속 집회 참가자들 역시 우유갑은 자신들이 대만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의 주장은 12월 8일 "탄핵 시위에 등장한 중공 우유곽. 부정선거 이야기 나오니 중공이 참을 수 없지"라는 글귀와 함께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게시글에 공유된 SBS 뉴스 화면에는 중국어가 적힌 우유갑 등이 집회 참가자들에 의해 촛불 손잡이로 사용되는 장면이 담겼다. 

해당 주장은 국회 앞에 대규모 시위가 열린 가운데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의결 정족수 부족으로 최종 무산된 뒤 온라인상에 공유됐다 (아카이브 링크). 

앞서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계엄군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청사에 투입됐는데, 이들이 청사에 진입한 목적이 '22대 총선 부정선거' 음모론에 기반한 통합선거인명부 탈취로 보인다는 주장이 야당에 의해 제기됐다 (아카이브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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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주장이 공유된 페이스북 게시글 스크린샷. 12월 10일 캡쳐

유사한 주장이 우익 성향 페이스북 그룹 여기, 여기, 여기에도 공유됐다.

그러나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재활용된 대만산 우유갑

구글 키워드 검색을 통해 페이스북 등에 공유된 사진이 SBS 8시 뉴스의 12월 7일 자 방송의 1:55:34 부분과 일치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중국어가 적힌 두 종류의 우유갑이 등장하는 해당 장면은 탄핵 시위에 중국인이 동원됐다는 등의 음모론과 함께 여러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와 극우 성향 온라인 매체에도 확산됐다. 

그러나 별도의 페이스북 검색을 통해 '알맹상점'이라는 가게를 운영하는 '고금숙'이라는 사용자가 해당 주장에 대한 반박글을 게시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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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맹상점 고금숙 씨가 게시한 페이스북 게시글. 12월 10일 캡쳐

고 씨는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저희 중국인 아니고 대한민국 주민등록증 있어요"라며 우유갑을 둘러싼 주장을 "가짜뉴스"라고 규정했다. 

이어 "종이컵 새 거 안 쓰고 주워서 종이팩 썼어서 탄핵집회서 밀랍초 좀 켰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알맹상점의 공동대표 이주은 씨는 AFP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사진 속 우유갑은 직원들이 휴가기간 대만 여행을 갔다가 "자신이 먹고 난 뒤에 가지고 왔던 일반[음료]팩"이라며 "알록달록하게 여러 모양의 일반팩으로 만들면 예뻐 촛불 집회를 나가는데 만들어 사용했다"라고 밝혔다. 

대만은 독자적인 헌법과 민주적으로 선출된 총통이 있으며, 현역 군인이 30만 명에 이르는 군대도 보유하고 있다.

이 씨는 알맹상점을 서울 망원동에 위치한 "자원순환을 하고 있는 쓰레기 줄이는 가게"라고 설명하며 현재 "핸드폰 등 전자기계, 옷 등 중국산 쓰면 다 중국인이 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는 프레임에 말려 기분이 매우 좋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어 해당 주장을 공유한 온라인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법적 대응까지 진행하려 한다"라고 전했다. 

사진 속 우유갑 등에는 중국 본토에서 사용하지 않지만 대만, 홍콩 등에서 사용되는 번체(繁體) 한자로 글자가 적혀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별도의 검색을 통해 프랑스 대형 할인매장 까르푸의 대만 웹사이트를 통해 동일한 제품(이메이 고섬유질 두유, Uni-President 흑당 밀크티)이 대만에서 판매되고 있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두 제품의 원산지 역시 대만으로 표시됐다. 

다음은 SBS 뉴스 화면 속 촬영된 중국어 우유갑 모습(좌)과 까르푸 웹사이트에 판매되는 동일 제품(우)을 비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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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뉴스 화면 속 촬영된 중국어 우유갑 모습(좌)과 까르푸 웹사이트에 판매되는 동일 제품(우) 비교

앞서 국내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 여러 허위 주장들이 공유됐는데, AFP는 취재를 통해 해당 주장들이 사실이 아님을 검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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