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상은 비디오 게임 'DCS'를 사용해 제작된 것이다

북한이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대규모 병력을 파견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한 영상이 공중 폭격으로 인해 몰살당하는 북한군을 촬영한 것이라는 주장과 함께 소셜미디어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그러나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영상 제작자에 따르면 이 장면은 전투 시뮬레이션 게임 "Digital Combat Simulation"을 통해 구현된 것으로, 실제 전투와는 무관하다. 

문제 주장은 2024년 11월 2일 "12초 내에 순간 폭격으로 죽은 병력이 400명이라는데"라는 글귀와 함께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영상에는 한 무리의 군인들이 공중으로부터 폭격당하는 모습이 담겼다. 

영상 하단에는 "12초 내 몰살당하는 북한군의 처참한 모습"이라는 한국어 문구가, 상단에는 "집중 폭격", "단 12초 내"라는 내용의 중국어 문구가 등장한다. 

게시글은 국정원이 지난 18일 북한의 우크라이나전 참전을 확인했다며 1차로 1500명의 북한군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했다고 밝힌 뒤 온라인상에 공유됐다. 

국정원 분석에 따르면 북한은 특수부대 등 총 1만 2천 명에 이르는 대규모 병력을 파병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카이브 링크).

주유엔 북한대표부는 21일 북한이 우크라이나에 병력을 보내고 있다는 한국 정부의 발표와 언론 보도에 대해 "근거 없는 소문"이라고 일축하면서 러시아와는 "합법적이고 우호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카이브 링크).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11월 7일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군의 우크라이나전 참여 정도에 따라 우크라이나 정부에 무기 지원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카이브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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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주장이 공유된 페이스북 게시글 스크린샷. 2024년 11월 7일 캡처

동일한 주장이 페이스북 여기, 여기에도 공유됐다. 

그러나 이 영상은 비디오 게임 장면으로, 실제 전투와는 무관하다. 

비디오 게임 영상

구글 역 이미지 검색을 통해 페이스북에 잘못된 주장과 공유된 영상과 일치하는 고화질 영상이 2024년 10월 2일 카그리 카립(Cagri Karip)이라는 사용자의 유튜브 채널에 게시됐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영상에는 튀르키예어로 "미국 A10C2 전투기가 캐나다 군인들을 공격하다! | DCS"라는 제목이 붙었다. 

DSC는 디지털 전투 시뮬레이션 게임 Digital Combat Simulator의 약자로, 공식 웹사이트에 따르면 "군용기, 탱크, 지상 차량 및 선박 등에 대한 사실적인 시뮬레이션"을 제공하고 있다 (아카이브 링크).

카립은 AFP와 11월 7일 서면 인터뷰를 통해 해당 영상은 "DCS 게임 엔진을 통해 제작된 것으로, 실제 상황을 묘사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 시뮬레이션은 가상 군사 시나리오를 구현한 것으로, 세계에서 실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이나 장소와는 무관하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잘못된 주장과 유튜브에 공유된 영상(좌)과 카립의 유튜브 채널에 게시된 원본 영상(우)을 비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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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주장과 유튜브에 공유된 영상(좌)과 카립의 유튜브 채널에 게시된 원본 영상(우) 비교

원본 영상 속 지형, 나무, 차량, 유닛 등의 텍스쳐가 균일하지 않은데 이를 통해 영상이 디지털 엔진을 활용해 생성됐음을 알 수 있다. 

카립의 유튜브 채널에는 이와 같이 DCS를 통해 제작된 영상이 다수 확인되는데, 채널에는 "모든 영상은 시뮬레이션으로 제작됐으며 실제 상황과는 무관하다"라는 설명이 달렸다 (아카이브 링크). 

AFP는 앞서 DCS 엔진을 활용해 제작된 다수영상을 검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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