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 팻말, 대장동 사건 연루된 국민의힘 인사 비판 내용 담겨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가운데 사진 한 장이 트럼프 당선자를 "범인"으로 지칭하는 팻말을 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모습이라는 주장과 함께 소셜미디어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그러나 이 사진은 조작된 것으로, 2021년 10월 국정감사 당시 촬영된 원본 사진 속 팻말에는 대장동 사건에 연루된 국민의힘 측 인사들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겼다.

문제 주장은 2024년 11월 10일 "저게 미쳤나? 미국 대통령을 범인이라고 부르는 범인"이라는 글귀와 함께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게시글에는 이 대표가 "트럼프 = 범인"이라는 문구가 적혀있는 팻말을 옆에 둔 채 착석해 있는 모습이 담겼다. 

해당 사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6일 열린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꺾고 4년 만에 재집권에 성공한 뒤 온라인상에 공유됐다 (아카이브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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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주장이 공유된 페이스북 게시글 스크린샷. 2024년 11월 11일 캡처

트럼프 당선자는 지난 5월 뉴욕주 법원에서 사업 장부 위조와 관련한 중범죄 혐의 34건에 대한 유죄 평결을 받았으며 선고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이 대표는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된 혐의, 대장동·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성남 에프시(FC) 불법 후원금 의혹 사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와 위증교사 혐의 등으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고 있다 (아카이브 링크).

동일한 주장이 페이스북 여기, 여기, 네이버 밴드, 그리고 극우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등에도 공유됐다. 

2021년 10월 국정감사

구글 역 이미지 검색을 통해 이 대표가 팻말을 들고 있는 사진의 원본은 이투데이 2021년 10월 18일 자 보도에 실렸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원본 사진 속 팻말에는 "돈받은자 = 범인, 장물나눈자 = 도둑"이라는 내용이 등장한다. 

사진에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18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라는 설명이 붙었다.

다음은 페이스북에 공유된 조작된 사진(좌)과 이투데이 보도에 실린 원본 사진(우)을 비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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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에 공유된 조작된 사진(좌)과 이투데이 보도에 실린 원본 사진(우) 비교

같은 팻말을 든 이 대표를 다른 각도에서 촬영한 사진이 담긴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해당 팻말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대장동 개발 민간업자에게 특혜를 줘 성남시에 손해를 끼쳤다는 배임 혐의에 대한 반박 차원으로 준비해 온 것이었다 (아카이브 링크).

당시 연합뉴스가 기록한 국정감사 원고에 따르면 이 당시 대선 후보는 팻말을 들고는 "부정부패의 주범은 돈을 받은 자"라며 의혹의 몸통은 토건비리 세력과 국민의힘 측 인사들이라고 강조했다 (아카이브 링크).

당시 YTN 영상 보도를 통해서도 원본 내용이 적힌 팻말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아카이브 링크).

한편 이 대표가 미국 대선 이후 트럼프 당선자를 공개 비판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신뢰할수 있는 보도나 발표 등은 찾을 수 없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대표는 7일 오전 주한 미국 대사관에 트럼프 당선인을 축하하는 편지를 보냈다 (아카이브 링크).

이와 별개로 이 대표는 10일 국회에서 열린 '트럼프 2기 행정부 대외정책과 한반도 간담회'에서 트럼프 당선자를 "상인의 현실감각이 극대화된 지도자"라고 평가하며 이념을 중시하는 윤 대통령과 호흡이 맞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쳤다 (아카이브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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