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2023년 인터뷰 장면과 결합된 허위 질의응답 내용

사진 한 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인터뷰에서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비판하는 모습이라는 주장과 함께 소셜미디어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게시글에는 인터뷰에서 발췌됐다는 오염수 관련 질의응답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이 내용은 조작된 것으로, 해당 사진은 트럼프 당시 대선 후보가 2023년 8월 터커 칼슨(Tucker Carlson) 전 폭스뉴스 진행자와 가진 인터뷰 장면을 캡처한 것이다. 실제 인터뷰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내용은 등장하지 않는다.

문제 게시글은 11월 6일 "트럼프 당선으로 쪽발이 핵폐기물 태평양으로 방류 못하겠네"라는 글귀와 함께 X에 공유됐다. 

"핵폐수 관련 트럼프 인터뷰"라는 제목과 게시된 사진에는 트럼프 당선자가 칼슨 진행자와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담겼다.

다음은 게시글에 담긴 질의응답 내용을 발췌한 것이다. 

"Q. 일본의 오염수 방류 뉴스가 며칠 전에 나왔다. 어떻게 생각하나?"

"A. (...) 일본이 정말 그게 안전하다고 증명하고 싶으면 기시다와 기시다 관료들이 ALPS에서 처리된 물을 5년간 매일 마셔라.

"전 세계인을 독살하는 짓이다. 인간은 그런 일은 하면 안 된다.

"더글라스 FX 맥아더. 오펜하이머가 살아있어 일본에 폭탄을 떨어뜨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게시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꺾고 제47대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부터 온라인상에 공유됐다 (아카이브 링크).

Image
문제 주장이 공유된 X 게시글 스크린샷. 2024년 11월 11일 캡처

동일한 주장이 엠봉, 투데이스코어, 와이스코어, 티스토리 등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유포됐다. 

정부는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과학적·기술적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는 입장을 내놓았으나 국내에서는 방류 위험성과 관련된 논란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아카이브 링크). 

다만 유엔(UN) 산하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오염수 내 삼중수소 등 방사성 핵 농도가 일본 자체 기준치를 밑돈다고 발표했으며 일본 정부 측은 방사성 물질들을 제거한 뒤에 방류되는 물이 안전하다고 주장해 왔다 (아카이브 링크).

그러나 이 인터뷰 내용은 조작된 것이다.

트럼프-칼슨 X 인터뷰

구글 키워드 검색을 통해 문제 게시글에 공유된 사진과 일치하는 장면이 담긴 실제 인터뷰 영상이 2023년 8월 24일 "Ep. 19 도널드 J 트럼프와 보낸 토론의 밤"이라는 제목으로 칼슨의 공식 X 계정에 게재됐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문제 사진은 인터뷰 영상의 4분 52초 부분과 일치하는데, 이 부분에서 칼슨은 성 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을 거론한 트럼프 1기 정부의 빌 바(Bill Barr) 전 법무부장관의 회고록 내용과 관련된 발언을 한다 (아카이브 링크).

다음은 잘못된 주장과 공유된 사진(좌)과 이와 일치하는 실제 인터뷰 장면(우)을 비교한 것이다. 

Image
잘못된 주장과 공유된 사진(좌)과 이와 일치하는 실제 인터뷰 장면(우) 비교

약 46분 분량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당선자는 자신의 범죄 혐의, 조 바이든 행정부의 과오, 북한과의 핵전쟁 등 다양한 논제를 두고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나 인터뷰 어디에서도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대한 언급은 등장하지 않으며, 이는 온라인에 게시된 인터뷰 원고 내용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아카이브 링크).

실제 인터뷰에서 일본에 대한 언급은 21분 30초 부분에서 단 한 차례 등장하는데, 이 부분에서 트럼프 당선자는 중국이 일본으로부터 빼앗은 섬에 군사 시설을 건설했다고 말한다. 

해당 내용은 중국과 일본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댜오위다오/센카쿠 열도에 대한 내용으로 추정되는데, 이 섬은 현재 일본이 실효 지배 중이다 (아카이브 링크).

팩트체크 신청하기

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