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빙 명소에 심어둔 관광 소품 촬영한 영상

한 영상이 심해에서 발견된 유골들의 모습이라는 주장과 함께 소셜미디어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그러나 이 영상을 촬영한 잠수사는 AFP에 영상 속 해골 등 여러 물건들은 모두 미네소타주의 한 다이빙 명소에서 잠수사들이 관광객의 흥미를 끌기 위해 심어둔 소품이라고 설명했다.  

문제의 영상은 2월 12일 "심해에서 실제로 발견된"이라는 제목과 함께 유튜브에 공유됐다. 

수중에서 촬영된 영상에는 한 물체를 붙잡고 있는 해골, 비석, 잔디깎이 기계, 해적 의상을 한 유골 등의 모습이 등장하는데, 영상 상단에는 "심해에서 발견된 괴상한 해골"이라는 문구가 붙었다.

다음은 영상 속 자막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이 영상은 심해에서 찍은 실제 영상입니다. 해골이 기계에 아주 단단하게 묶여 있죠.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요? 이 남자는 미네소타에서 스쿠버다이빙을 하던 중 이상한 걸 발견했는데요, 이 무시무시한 해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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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주장이 공유된 유튜브 게시글. 2024년 5월 9일 캡쳐

동일한 영상이 틱톡, 디시인사이드에도 공유됐다.

영상에 달린 여러 댓글을 통해 몇몇 사용자들이 영상 속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영상 속 해골 등은 다이빙 명소에 놓여있는 소품으로, 실제 유골이 아니다. 

관광 소품

구글 역 이미지 검색을 통해 해당 영상은 2011년 6월 17일 한 잠수사의 유튜브 계정에 게재된 영상의 일부와 일치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원본 영상에는 "미네소타주의 인기 다이빙 명소에서 촬영된 영상 속에서 그동안 잠수사들이 놓고 간 플라스틱 해골, 해적선, 인어, 스파키, 요트, 잔디깎이, 자전거, 스노모빌 모형 등 여러 종류의 소품 등이 등장한다"라는 설명이 붙었다. 

다음은 잘못된 주장과 공유된 영상(좌)과 2011년 원본 영상(우)을 비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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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주장과 공유된 영상(좌)과 2011년 원본 영상(우) 비교

원본 영상을 촬영한 잠수사 커티스 라허(Curtis Lahr)은 5월 1일 AFP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2003년 이곳에서 처음 다이빙을 시작하기 전부터 해당 소품들의 대부분은 이미 유명했다고 증언했다. 

라허는 "이 물건들이 그곳에 놓여있는 이유는 추측할 수밖에 없다"라면서도 "내 생각에는 다른 잠수사들을 위한 일종의 '이스터 에그'가 아닐까 싶다"라고 말했다.

'이스터 에그는 설계자나 개발자가 어떠한 장소에 몰래 숨겨 놓은 메시지나 기능을 뜻한다. 

별도의 검색을 통해 찾은 Minnesota Monthly 잡지의 2018년 3월 13일 자 기사에 따르면 이곳은 루이스호(Lake Louise)라고 불리는 폐광산으로, 현재는 물이 들어차 다이빙 명소로 알려져있다 (아카이브 링크).

1980년대부터 잠수사들이 이 일대의 폐광을 탐험하기 시작하면서 이러한 소품들이 하나둘씩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게 기사의 설명이다.  

기사는 "한 (혹은 여러) 잠수사가 가짜 플라스틱 유골을 루이스호 수중에 심어놓기 시작했다"라며 해골들은 "자전거를 타거나, 낡은 두꺼비집을 고치고 있거나, 가라앉은 해적선의 선원의 모습을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기사는 이어 이후 루이스호 수중에 잔디깎이 기계, 여러 종류의 선박과 영화 13일의 금요일 시리즈의 살인마 주역으로 알려진 캐릭터 제인슨 부히스(Jason Voorhees)의 모형 또한 등장하게 됐다고 부연했다. 

미국 CBS 방송사 역시 루이스호에 관한 보도를 내놓은 바 있다 (아카이브 링크).

폐광산들이 밀집한 쿠이아나 컨트리 주립 휴양지(Cuyana Country State Recreation Area)에서 다이빙 레슨을 비롯한 다양한 관광 패키지를 운영하는 미네소타 다이빙 스쿨의 공식 웹사이트는 루이스호를 포함한 여러 폐광에서 발견되는 해골들을 일대의 "볼거리"라고 설명하고 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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