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4월 우크라 주둔 병사들에 성화 선물하는 푸틴 촬영한 영상

한 영상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예수가 흑인이라는 증거를 공개하는 모습이라는 주장과 함께 소셜미디어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그러나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해당 영상은 지난해 4월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 지역의 군부대를 방문한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정교회 부활절을 기념해 병사들에게 성화를 선물하는 장면을 담고 있다. 원본 영상에서 푸틴 대통령이 예수의 피부색에 대해 언급하는 장면은 등장하지 않는다.

문제의 주장은 3월 24일 "푸틴, '예수는 흑인이다' 유럽인들이 천년동안 숨김 비밀 공개"라는 제목으로 네이버 블로그에 게재됐다.

게시글에 공유된 19초 분량의 영상에는 "오늘 블라디미르 푸틴이 유럽인들이 아프리카인들에게 천 년 이상 숨겨온 비밀을 세상에 폭로했는데 그것은 바로 예수는 흑인이었다는 것이다"라는 컴퓨터로 생성한 듯한 영어 내레이션과 함께 푸틴 대통령이 종교적 유물로 짐작되는 황금색 물건을 보관함에서 꺼내 보여주는 장면이 담겼다.

러시아는 최근 몇 년간 서방의 제재에 맞서 니제르, 말리, 부르키나파소 등 서아프리카 나라들과 협력을 강화해 왔다.

Image
문제의 주장이 공유된 네이버 블로그 게시글. 2024년 4월 26일 캡처.

이 영상은 유사한 주장들과 함께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여기여기, 카카오 스토리에도 공유됐다.

하지만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러시아 정교 성화

구글 역 이미지 검색을 통해 네이버 블로그 게시글에 공유된 영상은 2023년 4월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인 헤르손 지역을 방문했을 당시 촬영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동일한 영상은 BBC의 2023년 4월 18일 자 보도에도 실렸는데 해당 보도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헤르손 군부대 병사들에게 "19세기 러시아에서 가장 성공한 국방장관 중 한 명"이 소유했던 것을 본따 만든 것이라고 말하며 성화를 선물했다 (아카이브 링크).

아래는 잘못된 주장과 함께 네이버 블로그에 공유된 영상과 BBC 기사에 실린 영상을 비교한 것이다. 

Image
잘못된 주장과 함께 공유된 영상(좌)과 BBC가 2023년 4월 보도한 영상(우) 비교

헤르손 지역 방문 중 푸틴 대통령이 예수가 흑인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보도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팩트체크 신청하기

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