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정부 '사실 무근... 현금 접근성 유지할 것'

호주 정부가 자국 내 주요 은행을 모두 폐쇄하는 내용이 담긴 세계경제포럼(WEF) 협약에 서명했다는 주장이 소셜미디어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그러나 호주 외교통상부와 세계경제포럼 대변인들은 각각 AFP에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은행 폐쇄와 관련된 협약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문제의 주장은 3월 19일 "호주 현금 없는 사회 가속화"라는 제목으로 네이버 블로그에 공유됐다. 

게시글에는 "호주는 모든 주요 은행을 폐쇄하고 완전한 현금 없는 사회로 전환하는 WEF 조약에 서명"이라는 짧은 글귀와 이와 동일한 헤드라인이 붙은 영문 기사 링크가 공유됐다.

이전에도 수차례 세계경제포럼 관련 허위사실을 유포한 전력이 있는 The People's Voice라는 웹사이트에 3월 17일 게재된 기사였는데,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사진이 섬네일로 사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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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주장이 공유된 네이버 블로그 게시글 스크린샷. 2024년 4월 26일 캡처.

유사한 주장이 네이버 블로그 여기, 여기, 여기에도 공유됐다.

그러나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존재하지 않는 협약

세계경제포럼 대변인은 4월 10일 AFP에 "세계경제포럼과 호주 정부 간에 현금 없는 사회로의 전환이나 은행 폐쇄와 관련된 어떠한 합의나 협의도 없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그는 "여타 많은 유명 조직이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세계경제포럼에 관련된 음모론이나 조작된 허위정보(disinformation), 오정보 (misinformation)가 많이 퍼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호주 외교통상부 대변인 역시 4월 4일 AFP에 "호주가 세계경제포럼과 협약을 체결해 자국 내 모든 주요 은행을 폐쇄하고 완전한 현금 없는 사회에 돌입한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한편 호주 정부가 서명한 모든 조약 및 관련 조치를 확인할 수 있는 '호주 조약 데이터베이스(Australian Treaties Database)' 검색을 통해 ·상업 분야 등 다방면에서 호주 정부가 세계경제포럼과 협력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여기). 

그러나 그중 은행 폐쇄와 관련된 협약은 찾을 수 없었다.

미셸 불럭 (Michele Bullock) 호주중앙은행 총재는 지난 2월 9일 국회 경제상임위원회에서 전반적인 현금 거래 비중은 줄고 있지만 국민들이 현금을 사용하는데 문제가 없도록 "현금 인출 및 예금 서비스에 대한 좋은 접근성 유지"를 우선과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 주장을 공유한 일부 게시글에는 "호주연방은행(CBA)의 자회사인 뱅크웨스트는 2024년 10월까지 완전 디지털화를 위해 지점을 폐쇄하고 나머지 15개 CBA 지점을 이전한 최초의 은행"이라는 내용도 포함됐는데, 이와 관련해 뱅크웨스트 사는 현금 서비스는 전국 우체국 지점에서 계속 이용할 수 있으며 호주연방은행 현금자동인출기(ATM)에서 현금 인출이 가능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와 관련된 허위 주장을 검증한 AFP 기사는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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