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 예능 방송 장면에 가짜 자막 합성한 것

두 장의 스크린샷이 윤석열 대통령의 대파 875원 발언을 풍자한 예능 프로그램 장면이라는 주장과 함께 소셜미디어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그러나 이 이미지는 2020년 7월 방영된 예능 방송의 한 장면에 허위 자막을 합성한 것으로, 원본 영상에는 대파 한단이 875원에 판매된다는 언급이 등장하지 않는다.

문제의 주장은 3월 28일 "방송까지 번진 대파논란. 투표로 대파하자!"라는 문구와 함께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게시글에는 코미디언 최양락 씨와 팽현숙 씨 부부가 출연한 JTBC 예능 프로그램 "1호가 될 순 없어" 속 장면이 공유됐는데, 화면 속 자막에는 팽 씨가 파를 썰고 있는 남편에게 "파가 얼마나 비싼데, 이게 뭐냐고..."라고 말하자 최 씨가 "왜? 875원 밖에 안 한다매?"라고 대답한다. 

대파 가격이 875원 한다는 얘기는 윤 대통령이 3월 18일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 대파 판매대 앞에서 꺼낸 발언을 겨냥한 것으로 추정된다 (아카이브 링크).

윤 대통령은 당시 농산물 가격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찾은 마트에서 대파 한 단에 붙은 가격표를 가리키며 "875원이면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생각된다"라고 말했는데, 당일 도매가격이 3300원 하던 대파가 대통령 방문을 앞두고 할인판매된 게 알려지면서 현실과 동떨어진 대통령의 물가 인식과 관련한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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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주장이 공유된 페이스북 게시글 스크린샷. 2024년 4월 6일 캡처.

동일한 이미지가 페이스북 여기, 여기, 여기에도 공유됐다. 

게시글에 남겨진 댓글을 통해 여러 사용자들이 해당 이미지 속 자막을 실제 예능 프로그램에서 등장한 발언으로 오해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 사용자는 "저렇게 말해놓고 괜찮겠지? 압수수색 당하는거 아냐?"라고 말했는데, 다른 한 사용자는 "시사를 제대로 풍자할 줄 아네"라는 댓글을 남겼다. 

그러나 이 장면은 2020년 7월 방영된 예능 에피소드의 한 장면에 허위 자막을 합성한 것이다. 

예능 프로그램

구글 키워드 검색을 통해 페이스북에 공유된 스크린샷은 2020년 7월 23일 JTBC 공식 유튜브 채널에 게시된 "1호가 될 수 없어" 영상 속 장면과 일치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두 개의 스크린샷은 각각 영상의 1분 46초 부분과 1분 44초 부분에 해당하는데, 이 장면에서 "파가 얼마나 비싼데"와 "875원 밖에 안 한다매?"라는 내용의 자막은 등장하지 않는다. 

다음은 잘못된 주장과 공유된 스크린샷(좌)과 원본 JTBC 영상 속 일치하는 장면(우)을 비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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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주장과 공유된 스크린샷(좌)과 원본 JTBC 영상 속 일치하는 장면(우) 비교

영상에는 팽 씨가 쪽파를 제대로 다듬지 않는 최 씨에게 화를 내며 쪽파를 던지는 모습이 그려지는데, 최 씨는 이 부분에서 침묵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해당 에피소드는 2020년 7월 세계일보, 톱스타뉴스 등 여러 연예 뉴스 보도에도 언급됐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1호가 될 순 없어"는 JTBC에서 2020년 5월부터 2021년 8월 29일까지 방영됐다 (아카이브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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