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된 뉴스 화면에 기반한 허위 주장
- 입력 월요일 2024/03/06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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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HIM Kyu-Seok, AFP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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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주장은 2024년 2월 23일 "저는 찬성 반대를 주장하는것이 아니라 어떻게 김정은의 발언과 의협 비상대책위원장의 발언이 조사까지 같은지를 지적하는겁니다"라는 글귀와 함께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게시글에는 두 개의 뉴스 방송 화면이 공유됐는데, 상단에는 "이를 정면도전으로 간주하고 감당하기 어려운 행동에 돌입할 수 있음을 강하게 경고한다"라는 김정은 위원장의 발언이 담긴 자막이, 하단에는 "단 한 명의 의사라도 이번 사태와 연관해 면허와 관련한 불이익이 가해진다면 이를 의사에 대한 정면도전으로 간주하고 감당하기 어려운 행동에 돌입할 수 있음을 강력하게 경고한다"라고 발언하는 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의 모습이 담겼다.
이미지 상단에는 "두사람의 발언이 우연의일치?"라는 문구가 등장한다.
이 주장은 의대 증원에 반발해 서울대병원 등 주요 병원 전공의들이 집단 사표를 내고 단체행동에 돌입하기로 결정하자 정부가 의료법에 따른 면허 박탈 가능성을 시사하며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힌 뒤 온라인상에 공유됐다 (아카이브 링크).
유사한 주장이 페이스북, 그리고 뽐뿌, 개드립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공유됐다.
게시글에 남겨진 댓글을 통해 여러 사용자들이 김정은 위원장이 등장하는 사진을 실제 뉴스 보도 장면으로 오해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 사용자는 "발언문구를 코치받은 거 같네요"라고 적었고, 다른 한 사용자는 "발언이 복붙 수준이네. 북한에 기는 의협"이라는 댓글을 남겼다.
그러나 김정은 위원장의 발언을 담은 화면은 조작된 것으로, 북한 매체가 공개한 사진에 허위 자막을 삽입한 것이다.
조작된 방송 화면
구글 역 이미지 검색을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모습을 담은 화면은 북한 대외용 매체 조선중앙통신이 2017년 9월 22일 김 위원장 성명과 함께 공개한 사진과 일치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다음은 조작된 뉴스 화면(좌)과 연합뉴스 보도에 실린 조선중앙통신 사진(우)을 비교한 것이다.
김 위원장이 이날 내놓은 성명은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2017년 9월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을 향해 "완전한 파괴"를 언급한 데 대한 반응으로 분석됐다.
김 위원장은 성명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말귀를 알아듣지 못하고 제 할 소리만 하는 늙다리"라고 부르며 "미국 통수권자의 망발에 대한 대가를 반드시 받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이 이어 발표한 한국어, 영어 성명 전문 어디에도 조작된 뉴스 화면 속 자막과 일치하거나 유사한 표현은 찾을 수 없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조작된 화면의 자막은 MBN 뉴스에 사용되는 것과 유사한 형태를 띠는데, MBN이 2017년 김 위원장 성명과 관련해 낸 실제 보도에는 해당 내용의 자막이 등장하지 않는다 (아카이브 링크).
의협 비대위 발언
한편 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 모습이 담긴 화면은 MBN의 2024년 2월 18일 자 뉴스 방송 속 한 장면과 일치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다음은 페이스북에 잘못된 주장과 공유된 사진(좌)과 2024년 2월 18일 자 MBN 뉴스 보도 화면(우)을 비교한 것이다.
앞서 정부가 근무 중단을 예고한 전공의들의 의사 면허를 취소할 수 있다고 하자 의협 비대위는 이날 회의를 개최한 뒤 정부의 이런 경고를 '겁박'이라고 규정하며 전공의들에게 피해가 발생하면 '감당하기 어려운 행동'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의협 비대위 브리핑은 YTN, 매일경제, 의협신문 등 다수의 국내 언론 보도에도 실렸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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