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나무젓가락 소지 주장은 오보... 범행 도구는 개조된 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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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월요일 2024/01/09 05:23
- 수정 2024/01/09 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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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HIM Kyu-Seok, AFP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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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주장은 이 대표가 흉기 습격을 당한 다음 날인 1월 3일 "왼손에는 칼,오른손에는 나무젓가락. 나무젓가락으로 1cm 기스나서 헬기타고 서울로 왔냐? 머리에 띄 표시하고 신호를 준거냐?"라는 글귀와 함께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게시글에 공유된 세 장의 사진 중 좌측 사진에는 오른손에 범행 도구로 추정되는 물건을 든 용의자가 모습이 담겼는데, 물건 옆에는 "이게 칼?"이라는 문구가 등장한다.
우측 상단 사진에는 명확히 칼로 보이는 물건을 왼손에 쥔 사람과 "범행전 왼손에 칼들고 있음"이라는 문구가, 우측 하단 사진에도 칼을 든 손과 "즉, 범인은 오른손에는 나무젓가락, 왼손에는 칼을 들고 있었다는 이야기임"이라는 문구가 등장한다.
이 대표는 2일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둘러본 후 기자들과 문답을 진행하던 중 김 씨로 알려진 60대 남성으로부터 왼쪽 목 부위를 흉기로 공격당했다 (아카이브 링크).
용의자는 현장에서 체포됐고 이 대표는 습격 뒤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로 입원했다가 소방헬기를 타고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다.
유사한 주장이 페이스북 여기, 여기, 여기, 여기 그리고 엑스에도 공유됐다.
하지만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범행 도구는 개조된 칼
이 대표가 흉기가 아닌 다른 물건으로 습격당했다는 주장이 몇몇 언론 보도에 실리는 등 온라인상에 확산하자 경찰은 "나무젓가락 등 다른 물건으로 찔렀다는 기사가 있는데 해당 보도는 오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아카이브 링크).
경찰에 따르면 용의자 김 씨가 범행에 사용한 흉기는 길이 17㎝, 날 길이 12.5㎝의 등산 칼이며, 김 씨는 범행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칼자루를 제거한 뒤 손잡이 부분에 무언가를 감았다.
경찰은 이어 "압수한 흉기를 감정한 결과 칼에 묻은 혈흔과 이 대표의 혈흔이 일치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 대표의 수술을 담당한 서울대병원 의료진 역시 4일 언론 브리핑을 통해 당시 이 대표의 왼쪽 목에 칼로 인한 1.4㎝의 자상이 있었으며, 속목정맥이 찢어져 봉합 수술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아카이브 링크).
피습 현장에서 초기대응을 지휘한 것으로 알려진 류삼영 전 총경은 AFP에 용의자가 제압되면서 칼 이외의 흉기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당시 자신이 확인한 이 대표의 상처는 칼에 의한 가격으로 생긴 것이었다고 말했다 (아카이브 링크).
현장 사진
페이스북 게시글 속 범행 전후로 칼을 들고 있는 용의자의 모습이라고 주장되는 사진 속 인물은 이 대표 피습 용의자가 아니라 사건 발생 뒤 흉기를 수습한 경찰관이다.
우측 상단의 사진은 서울신문 김주환 기자가 현장에서 촬영한 것으로, 이 대표 피습 사실을 알린 1월 2일 자 서울신문 기사에 실린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김 기자는 1월 3일 AFP와 통화에서 "사진 속 칼을 든 인물은 용의자 본인이 아니라 용의자 제압 과정에서 흉기를 수습한 경찰관"이라며 자신은 현장에서 해당 흉기 외의 무기, 혹은 젓가락 등은 목격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서울신문이 게재한 원본 사진은 사진 속 인물들의 신분 보호를 위해 얼굴 부분이 잘렸다는 게 김 기자의 설명이다.
원본 사진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피습을 당한 것으로 보이는 흉기. 부산 김주환 기자"라는 설명이 붙었다.
다음은 잘못된 주장과 함께 공유된 게시글 속 우측 상단 사진(좌)과 서울신문 김주환 기자가 촬영한 원본 사진(우)을 비교한 것이다.
사진 속 칼을 든 인물은 주머니가 있는 짙은 남색 바지를 착용하고 있는데, 연합뉴스가 촬영한 사진을 통해 검거 당시 용의자는 회색 바지를 입었던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아카이브 링크).
피습 영상
페이스북 게시글 속 좌측의 사진은 이 대표 지지자 유튜브 채널 '정양일TV'의 1시간 1분 10초 부분과 일치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해당 장면은 피습 뒤 현장에 있었던 경찰 및 이 대표 수행원들이 용의자를 제압하는 모습이 담겼는데, 용의자 오른손에 흉기로 추정되는 물건이 들려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다음은 잘못된 주장과 함께 공유된 게시글 속 좌측 사진(좌)과 이에 해당하는 정양일TV 유튜브에 중계된 원본 영상 속 장면(우)을 비교한 것이다.
한편 페이스북 게시글 우측 하단 사진 역시 이 대표 지지자 유튜브 채널 '김운선TV'에 중계된 영상의 56분 52초 부분과 일치하는데, 용의자가 제압된 뒤 경찰관들이 현장에서 흉기를 수습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아카이브 링크).
해당 부분에는 용의자를 제압하던 한 인물이 "여기 칼 찾았다"라고 외치며 칼을 들어 올리는 모습이 확인된다.
다음은 잘못된 주장과 공유된 페이스북 게시글 속 우측 하단 사진(좌)과 이에 일치하는 김운선TV에 중계된 영상 속 장면(우)을 비교한 것이다.
수습된 흉기를 들고 있는 경찰관의 모습은 영상의 57분 12초 부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아카이브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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