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인터뷰 영상에 허위 자막 합성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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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월요일 2023/12/05 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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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HIM Kyu-Seok, AFP 한국
사진 한 장이 생존 전문가로 알려진 영국 방송인 베어 그릴스(Bear Grylls)가 인터뷰 도중 올해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를 개최한 전라도 지역을 비판하는 모습이라는 주장과 함께 소셜미디어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지난 8월가량부터 온라인상에 퍼진 해당 사진은 부산이 2030년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에 실패한 이후부터 다시금 공유됐다. 하지만 이 이미지는 2019년 5월 미국 토크쇼에 출연한 그릴스의 사진에 허위 자막을 합성한 것으로, 실제 인터뷰 내용은 잼버리와 무관하다.

문제의 주장은 2023년 11월 29일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한 진짜 이유"라는 제목의 디시인사이드 게시글에 공유됐다.

게시글에는 "전라도 잼버리 때문. 베어그릴스같은 세계적인 유명인사가 방송에 나와 한국 까는데 어느 나라가 찍어주겠냐"라는 내용과 "전라도에서의 끔찍한 경험은 떠올리고 싶지 않네요"라는 자막이 붙은 그릴스의 사진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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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주장이 공유된 디시인사이드 스크린샷. 2023년 11월 29일 캡처.

해당 사진은 2023년 8월가량부터 일베저장소 등 여러 온라인 게시판에 공유된 동영상의 한 장면과 일치하는데, 영상에는 "호남 출신들은 뽑지 말며, 뽑더라도 절대 요직에 앉히지 마세요"라는 내용의 자막과 TTS(Text To Speech·문장을 음성으로 바꿔주는 인공지능 기능)를 활용해 합성한 음성도 등장한다.

미국 디스커버리 채널 프로그램 '인간과 자연의 대결(Man vs Wild)'의 진행자로 알려져 있는 베어 그릴스는 세계스카우트연맹의 수석 홍보대사이자 영국 스카우트단의 대표 자격으로 지난 8월 전라북도 새만금에서 개최된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 참여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8월 2일 폭염 속에서 진행된 잼버리 개영식에서 땀을 흘리며 참석자들에게 연설하는 그의 모습이 당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아카이브 링크).

당시 국내외 언론은 잼버리 파행이 부산 엑스포 유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을 내놓았는데, 실제 부산이 지난 29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 총회 투표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큰 표차로 패배하여 2030년 엑스포 유치에 실패하자 해당 주장이 온라인상에 재공유됐다 (아카이브 링크).

유사한 주장이 디시인사이드, 유튜브, 페이스북에도 공유됐다.

그러나 이 영상은 2019년 미국 방송에 출연한 그릴스의 모습에 허위 자막을 합성한 것으로, 잼버리와는 무관하다.

미국 방송 인터뷰

유튜브 키워드 검색을 통해 잘못된 주장과 함께 공유된 영상은 2019년 5월 4일 미국 심야 시사풍자 프로그램 '레이트 쇼 위드 스티븐 콜베어(Late Show with Stephen Colbert)'에 게스트로 출연한 그릴스의 모습과 일치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인터뷰에서 그릴스는 '인간과 자연의 대결' 촬영 경험담 등을 나누는데, 영상 어디에도 잼버리나 한국과 관련된 언급은 등장하지 않는다.

허위 자막이 붙은 영상과 일치하는 원본 인터뷰의 1분 부분에서 그릴스는 "야생이 나를 겸손하게 만든 것 같다"라며 "사실 최종 승자는 야생인 것 같다"라고 발언한다.

다음은 잘못된 주장과 함께 공유된 사진(좌)과 레이트쇼 유튜브 채널에 공유된 원본 영상 속 한 장면(우)을 비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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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주장과 함께 공유된 사진(좌)과 레이트쇼 유튜브 채널에 공유된 원본 영상 속 한 장면(우) 비교

동일한 인터뷰 영상이 2019년 5월 5일 '더 레이트쇼'의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에도 공유됐다 (아카이브 링크).

별도의 검색을 통해서도 전라북도나 한국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긴 그릴스의 인터뷰는 찾을 수 없었다.

그릴스는 잼버리가 폭염, 태풍 등으로 파행될 위기를 맞이하자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극한의 날씨를 극복하자는 취지의 을 올리기도 했으며, 잼버리가 공식적으로 폐막하자 어려운 조건을 이겨낸 스카우트 대원들을 칭찬하는 을 게재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여기).

과거에도 잼버리 관련 여러 허위 정보가 소셜미디어상에서 공유된 적이 있었는데, AFP는 취재를 통해 이 주장들이 사실이 아님을 밝힌 바 있다. 해당 기사는 여기, 여기에서 확인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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