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 '허위 주장... 오염수 방류 뒤 국내서 물고기 집단 폐사 보고된 바 없어'

사진 한 장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시작된 지 몇 시간 만에 부산 앞바다에서 집단 폐사한 채 발견된 물고기 떼의 모습이라는 주장과 함께 소셜미디어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하지만 이 사진은 2022년 10월 경상남도 창원시에서 발견된 죽은 정어리 떼를 촬영한 것으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는 무관하다. 해양수산부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개시 뒤 부산을 비롯한 국내 어디에서도 어류 집단 폐사가 보고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문제의 사진은 2023년 8월 25일 "'오염수 방류 몇 시간 만에' '부산 앞바다 물고기 떼죽음' 괜찮다던 오염수, 방류 첫날부터 심각한 상황 터졌다"라는 글귀와 함께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게시글에는 각각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현장"과 "부산 앞바다"라고 표시된 두 장의 사진이 공유됐는데, "부산 앞바다"라고 표시된 사진에는 죽은 물고기 떼의 모습이 담겼다.

이 사진들은 2023년 8월 25일 "핫포스트뉴스"라는 웹사이트에 게재된 게시글의 섬네일로 사용됐는데, 해당 게시글에는 "오는 24일 13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시작된 와중 부산 앞바다에서 물고기가 때죽음 현상까지 보고되며 눈길을 끌고 있다"라는 주장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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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주장이 공유된 페이스북 게시글 스크린샷. 2023년 9월 4일 캡쳐.

이 주장은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 이후 12년 만에 처리된 오염수를 해양 방류하기 시작한 후 온라인상에 공유됐다.

동일한 주장이 페이스북 여기, 여기, 여기에도 공유됐다.

게시글에 공유된 첫 번째 사진은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를 촬영한 AP 통신 사진과 일치하지만, 두 번째 사진은 2022년 10월 창원에서 촬영된 것으로, 부산 및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는 무관하다 (아카이브 링크).

물고기 떼 사진

구글 역 이미지 검색을 통해 죽은 물고기 떼의 모습이 담긴 사진은 2022년 10월 2일 자 부산일보 기사에 실린 사진과 일치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사진에는 "2일 오전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마산해양신도시 앞바다에 15~20cm 크기 청어나 정어리로 추정되는 물고기떼가 죽은 채 발견됐다. 지난 1일 진동면 해안에서도 죽은 물고기 떼가 발견됐다. 창원시는 물고기 사체를 수거하고, 떼죽음에 대한 원인 조사를 전문기관에 의뢰했다. 경남도민일보 제공"이라는 설명이 붙었다.

다음은 페이스북에 잘못된 주장과 함께 공유된 사진(좌)과 2022년 10월 부산일보 보도에 실린 사진(우)을 비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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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에 잘못된 주장과 함께 공유된 사진(좌)과 2022년 10월 부산일보 보도에 실린 사진(우) 비교

동일한 사진이 같은 날 게재된 경향신문 보도에도 실렸는데, 이 기사에도 사진 출처는 경남도민일보로 표시됐다 (아카이브 링크).

경남도민일보는 2022년 10월 2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창원 마산해양신도시에서 발견된 죽은 정어리 떼를 촬영한 영상을 게시한 바 있는데, 2022년 10월 13일 게재한 후속 보도를 통해서도 같은 현장에서 촬영된 여러 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여기).

국립수산과학원 서영일 연구관은 2023년 9월 4일 AFP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해당 사진이 2022년 9월에서 10월 사이 통영, 창원 등 남해안 등지에서 발생한 정어리 집단 폐사 피해를 촬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카이브 링크).

서 연구관은 "당시 발견된 정어리 떼는 통영 쪽의 반 폐쇄성 해역으로 무리 지어 들어온 뒤 산소 부족으로 질식사한 것으로 판단됐다"라며 "(오염수) 방류 뒤 정어리를 포함한 어류가 집단 폐사한 사례는 현재까지 국내에서 관찰된 바가 없다"라고 말했다.

서 연구관은 이어 "어류 집단 폐사 사례는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등 해외에서도 종종 보고되는데, 현재까지 오염수와 관련된 사례는 전혀 없었다"라고 덧붙였다.

해양수산부 관계자 역시 해당 주장을 "가짜 뉴스"로 규정하며 정부는 오염수 관련 허위 사실 유포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러 차례의 검색을 통해서도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뒤 국내에서 어류 집단 폐사가 발생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신뢰할 만한 보도나 발표 등은 찾을 수 없었다.

한편 죽은 물고기 떼가 해변에 떠다니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오염수 방류 뒤 후쿠시마 해역에서 촬영됐다는 주장과 함께 온라인상에 공유되기도 했는데, AFP는 취재를 통해 이 주장이 사실이 아님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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