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용품 후기 블로그에 게시된 2018년 사진... 운영자 '잼버리와 무관한 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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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월요일 2023/08/28 0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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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HIM Kyu-Seok, AFP 한국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의 운영 파행과 관련하여 감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사진 한 장이 전라북도 공무원들이 파쇄한 잼버리 행사 관련 서류 잔해를 촬영한 것이라는 주장과 함께 소셜미디어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AFP는 독자적인 취재를 통해 잼버리 관련 서류의 파쇄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으나, 해당 사진은 잼버리 대회가 개최되기 4년 전인 2018년 11월 한 블로그에 공유된 파쇄기 사용 후기에 포함된 사진임을 밝힐 수 있었다. 블로그 운영자에 따르면 사진 속 파쇄된 서류는 개인 업무와 관련된 내용으로, 잼버리 행사 및 전라북도와는 무관하다.

문제의 주장은 2023년 8월 12일 "전라북도. 잼버리와 관련된 모든자료. 10년치 자료파쇄"라는 글귀와 함께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사진에는 파쇄된 종이로 보이는 물체가 한 인물의 손에 들려 있는 모습이 담겼는데, 사진 하단에는 "언론사 몇몇 데스크 에서...이포스팅 출처를 묻는데... 출처는 공익제보 성격이라 묻지 마시고..직접 발로뛰어 정보를 수집들 하세요"라는 문구가 등장한다.

이 주장은 잼버리 대회의 파행 운영 책임 여부를 두고 여야가 공방을 이어가는 가운데 온라인상에 공유됐다.

야당은 윤석열 정부 책임론을 제기하며 윤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한 반면, 여당은 전 정부와 더불어민주당 소속 지자체장을 둔 전라북도에 대해 책임 소재를 따지겠다고 밝혔다 (아카이브 링크).

감사원은 이후 잼버리 파행의 책임 규명을 위해 전라북도에 대한 현지 감사에 착수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아카이브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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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주장이 공유된 페이스북 게시글 스크린샷. 2023년 8월 22일 캡쳐.

유사한 주장이 페이스북 여기, 여기, 여기에도 공유됐다.

AFP는 독자적인 취재를 통해 잼버리 관련 서류의 파쇄 여부를 검증하지 못했지만, 이 사진은 2018년 11월 한 블로그에 게재된 파쇄기 사용 후기 게시물에 포함됐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파쇄기 사용 후기

구글 역 이미지 검색을 통해 페이스북에 잘못된 주장과 함께 공유된 사진이 2018년 11월 26일 한 네이버 블로그 게시글에 공유된 사진과 일치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게시글에는 블로그 운영자로 보이는 인물이 사무용 파쇄기를 작동하며 분쇄된 결과물을 살펴보는 모습을 촬영한 여러 장의 사진 및 영상이 게재됐다.

다음은 게시글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제가 집에서 재택근무를 하면서 서류를 많이 사용하는데요. 업무 특성상 간단한 개인정보가 있는 출력물이라 그냥 버릴 수 없어 집에 쌓여있는 A4용지만 몇 박스.

"급한 데로 개인 정보보호 스탬프도 사용하고, 수동 문서세단기도 사용해 봤지만.. 역부족; 그렇다고 문서 파쇄 전문 업체로 의뢰하기에도 수량이 애매한 부분이 있어서 걱정하다가 펠로우즈 문서 세단기를 사용하게 되었어요^^."

다음은 페이스북에 잘못된 주장과 함께 공유된 사진(좌)과 2018년 11월 네이버 블로그 게시글에 공유된 원본 사진(우)을 비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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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에 잘못된 주장과 함께 공유된 사진(좌)과 2018년 11월 네이버 블로그 게시글에 공유된 원본 사진(우) 비교

페이스북에 공유된 사진에는 원본 사진의 우측 상단에 새겨진 블로그 운영자의 워터마크가 잘려 나간 것을 알 수 있다.

"꼬장씨"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블로그 운영자는 스스로를 15년 경력을 가진 "디지털크리에이터"라고 소개하고 있는데, 그가 운영하는 네이버 블로그에는 무선 청소기, 전기면도기 등 가전제품 및 식기세척기 용액 등 생활용품 사용 후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여기).

블로그 그 어디에서도 운영자가 잼버리 혹은 전라북도와 연관이 있음을 뒷받침하는 내용은 찾을 수 없었다.

같은 사용자가 운영하는 유튜브인스타그램 계정 역시 주로 생활용품 관련 게시물을 공유하고 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여기).

블로그 운영자 꼬장씨는 2023년 8월 22일 AFP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해당 사진을 잼버리 행사와 연결 짓는 주장에 대해 "황당하다"라며, 사진은 잼버리 및 전라북도와 "전혀 상관없다"라고 밝혔다.

운영자는 이어 사진 속 파쇄물은 "2018년도 11월 제 개인 서류를 파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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