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진은 2021년 9월 촬영된 것으로, 2023년 러시아 무장 반란 사태와는 무관하다

  • 이 기사는 작성된 지 1 년이 지났습니다
  • 입력 월요일 2023/06/29 09:03
  • 2 분 읽기
  • SHIM Kyu-Seok, AFP 한국
사진 한 장이 2023년 6월 25일 러시아 민간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의 무장 반란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심야 소집에 나선 중국 지도부의 모습이라는 주장과 함께 소셜미디어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중국은 바그너 그룹의 반란이 종료된 뒤 러시아의 국가 안전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 사진은 2021년 9월 AFP 사진기자가 베이징에서 촬영한 것으로, 당시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들이 국경절을 앞두고 열린 리셉션에 참석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문제의 사진은 2023년 6월 25일 "러시아 때문에..심야 비상소집된 중국 표정들이 심상치 않다"라는 문구와 함께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이 주장은 6월 24일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Yevgeny Prigozhin)이 러시아 남부의 주요 군사 거점인 로스토프나도두(Rostov-on-Don)을 장악했고 모스크바를 향해 진격할 것이라고 선언한 뒤 온라인상에서 공유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다음날 바그너 그룹은 모스크바 진격을 돌연 중단했고 이어 러시아 크렘린궁은 프리고진이 벨라루스로 떠날 것이며 그를 비롯한 바그너 그룹 용병들에 대한 형사입건은 취소됐다고 발표했다.

무장 반란이 종료된 뒤 중국 외교부는 이번 사태가 "러시아의 내정"이라며 러시아 정부가 "국가의 안정을 수호하고 발전과 번영을 실현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Image
문제의 주장이 공유된 페이스북 게시글 스크린샷. 2023년 6월 26일 캡쳐.

동일한 사진과 주장이 페이스북 여기, 여기, 여기에도 공유됐다.

하지만 이 사진은 2021년 9월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들이 국경절 리셉션에 참석하는 모습을 촬영한 것으로, 2023년 러시아 무장 반란 사태와는 무관하다.

구글 역 이미지 검색을 통해 페이스북에 공유된 사진이 AFP 사진기자 그래그 베이커(Greg Baker)가 2021년 9월 30일 베이징에서 촬영한 사진과 일치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사진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 국경절을 하루 앞둔 2021년 9월 30일 리커창 총리를 비롯한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들과 함께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리셉션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라는 설명이 붙었다.

다음은 페이스북에 잘못된 주장과 함게 공유된 사진(좌)과 AFP 사진기자가 촬영한 원본 사진(우)을 비교한 것이다.

Image
페이스북에 잘못된 주장과 함게 공유된 사진(좌)과 AFP 사진기자가 촬영한 원본 사진(우) 비교.

같은 사진이 더 가디언, NPR 등 여러 해외 언론 보도에도 인용됐음을 알 수 있었는데, 이 보도에 실린 설명에도 사진이 2021년 9월 30일 촬영됐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여기).

AFP 사진 데이터베이스에는 베이커 기자가 같은 현장에서 다른 각도로 촬영한 다른 사진들도 찾을 수 있었다. 해당 사진들은 여기여기에서 확인 가능하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여기).

전임 상무위원

사진에 등장하는 인물 대다수는 역시 러시아 무장반란 사태가 발생한 2023년 6월 기준 현직에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 속 인물들은 19기 중앙위원회 당시 재임했던 정치국 상무위원들로, 사진에는 리커창 전 총리나 리잔수 전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등이 등장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아카이브 링크).

하지만 이들을 비롯한 19기 상무위원 중 4명은 시진핑 주석이 2022년 10월 중국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 개막을 앞두고 단행한 개각을 통해 교체됐다.

리커창 전 총리의 후임으로는 시 주석의 측근으로 알려진 리창 상하이시 서기가 임명됐다 (아카이브 링크).

팩트체크 신청하기

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