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상들은 2018년 일본과 홍콩에서 촬영된 것으로, 2023년 발생한 태풍 마와르와는 무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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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월요일 2023/06/16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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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HIM Kyu-Seok, AFP 한국
여러 영상이 2023년 6월 일본에서 태풍 마와르로 인해 발생한 피해 장면을 촬영한 것이라는 주장과 함께 소셜미디어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하지만 이 영상들은 2018년 9월부터 소셜미디어 게시글과 언론 보도 등에 공유된 것으로, 아홉 편의 영상 중 여덟 편은 당시 일본에 상륙한 태풍 제비의 영향으로 발생한 피해 장면들을 담고 있으며, 나머지 한 편 역시 같은 시기 발생한 태풍 망쿳이 홍콩 시내를 강타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문제의 영상은 2023년 6월 3일 "일본 태풍 마와르로 인해 일본인들이 대거 대피했다. 금요일, 일본은 14만 명의 사람들의 대피를 발표했다. 일본에서는 수백 편의 항공편이 결항됐고 도쿄-나고야 구간에서는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라는 글귀와 함께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게시글에는 1분 34초 분량의 영상이 공유됐는데, 이 영상에는 태풍으로 인해 차량이 뒤집히거나 건물이 파손되는 등 도심 속 피해 장면이 담긴 아홉 편의 각기 다른 영상이 포함됐다.

문제의 영상은 태풍 마와르의 영향으로 일본 여러 연안 지역에 호우 피해 등이 발생하면서 온라인상에 공유됐다.

AFP 보도에 따르면 태풍의 영향으로 3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약 40만 명의 주민에게 대피 권고령이 내려지는 한편, 도쿄-나고야 구간 신칸센도 잠시 운행이 중단됐으며 수백 개의 항공편이 취소되는 피해가 잇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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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영상이 공유된 페이스북 게시글 스크린샷. 2023년 6월 10일 캡쳐.

동일한 주장이 페이스북 여기여기, 그리고 텔레그램에도 공유됐다.

하지만 이 영상들은 2018년 9월 일본과 홍콩을 강타한 태풍으로 인해 발생한 피해 장면을 담고 있는 것으로, 태풍 마와르와는 무관하다.

태풍 제비 피해 영상

러시아 검색엔진 얀덱스(Yandex) 역 이미지 검색을 통해 페이스북에 공유된 영상과 일치하는 영상이 태풍 마와르가 생성되기 이전인 2019년 10월 13일 러시아 영상 공유 웹사이트 VK.com에 공유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별도의 구글 키워드 검색을 통해 과거에도 앞부분에 등장하는 네 편의 영상이 2018년 9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를 강타한 허리케인 플로렌스로 인해 발생한 피해 장면을 담고 있다는 주장과 함께 소셜미디어상에서 공유된 것을 알 수 있었는데, AFP는 취재를 통해 이 영상들이 같은 시기 일본에서 태풍 제비로 인해 발생한 피해 장면을 촬영한 것임을 밝힌 바 있다.

첫 번째 영상에는 강풍에 밀려 화물차량이 넘어지는 모습이 담겼는데, 이와 일치하는 영상이 일본 오사카시 인근에서 촬영됐다는 설명과 함께 2018년 9월 4일 트위터에 처음 게시됐음을 알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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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영상 속 첫 번째 영상(좌)과 2018년 9월 게시된 트윗 속 영상(우) 비교.

페이스북에 공유된 영상 5초부터 등장하는 두 번째 영상에는 한 물체가 날아가다 전선에 걸려 불꽃이 튀는 모습이 담겼다.

이 영상 역시 2018년 9월 6일 게시된 트윗에 처음 공유됐는데, 구글 거리 뷰 기능을 통해 영상이 고베와 오사카 사이에 위치한 고시엔역 인근에서 촬영됐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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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영상 속 두 번째 영상(좌)과 2018년 9월 게시된 트윗 속 영상(우) 비교.

페이스북 영상 10초부터 등장하는 세 번째 영상에는 건물의 실내에서 한 물체가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굉음이 발생하는 장면이 담겼다.

이 영상은 태풍 제비로 인한 피해를 보도한 AP통신의 2018년 9월 4일 자 기사에 인용되기도 했는데, 보도에 따르면 영상에는 교토역의 유리 천장 일부가 강풍으로 인해 바닥에 떨어지는 장면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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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영상 속 세 번째 영상(좌)과 AP 통신의 2018년 9월 자 보도에 인용된 영상(우) 비교.

페이스북에 공유된 영상 20초부터 등장하는 네 번째 영상에는 한 차량이 강풍에 휩쓸려 전복되는 모습이 담겼는데, 이 영상도 2018년 9월 4일 태풍을 언급하는 일본어 트윗에 처음 공유됐다 (아카이브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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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영상 속 네 번째 영상(좌)과 2018년 9월 게시된 트윗 속 영상(우) 비교.

별도의 검색을 통해서 페이스북 영상 속 나머지 다섯 편의 영상 역시 태풍 마와르와 무관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페이스북 영상 30초 부분에 등장하는 다섯 번째 영상에는 주차장에서 여러 차량들이 강풍에 휩쓸리는 장면과 일본어로 소리치는 사람들의 음성이 담겼다.

구글 역 이미지 검색을 통해 이와 일치하는 영상이 2018년 9월 4일 게시된 일본어 트윗에 게재됐으며 영상을 최초로 공유한 사용자는 같은 날 자신이 거주하는 동네에서 발생한 여러 태풍 피해 장면을 촬영한 사진들도 게시했음을 알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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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영상 속 다섯 번째 영상(좌)과 2018년 9월 게시된 트윗 속 영상(우) 비교.

페이스북 영상 37초 부분부터 등장하는 여섯 번째 영상에는 건물이 훼손되면서 부서져 나온 파편들이 촬영자를 향해 날아오는 장면이 담겼다.

얀덱스 역 이미지 검색을 통해 이 영상 속 한 장면과 일치하는 사진이 2018년 9월 5일 여러 태풍 제비 피해 현장 사진을 공유한 한 일본어 블로그에 게시됐음을 알 수 있었는데, 이 블로그에는 해당 장면이 일본의 효고현에서 촬영됐다는 설명이 담겼다 (아카이브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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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영상 속 여섯 번째 영상(좌)과 2018년 9월 일본 블로그에 게시된 태풍 피해 사진(우) 비교.

페이스북 영상 44초 부분부터 등장하는 일곱 번째 영상에는 강한 돌풍으로 인해 건물 외면에 설치된 비계가 붕괴하는 모습이 담겼다.

구글 키워드 검색을 통해 영상 속 건물의 비계가 무너지는 모습을 다른 각도에서 촬영한 영상이 싱가포르 언론사 CNA의 2018년 9월 5일 자 보도에 실렸음을 알 수 있었는데, 보도에는 해당 영상이 태풍 제비 발생 당시 촬영됐다는 설명이 담겼다 (아카이브 링크).

다음은 페이스북에 잘못된 주장과 함께 공유된 영상 속 일곱 번째 영상 장면(좌)과 CNA 보도에 게재된 영상 속 장면(우)을 비교한 것이다. 두 영상 속 일치하는 부분은 붉은색으로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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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영상 속 일곱 번째 영상 장면(좌)과 CNA 보도에 게재된 영상 속 장면(우) 비교. 두 영상 속 일치하는 부분 붉은색으로 표시.

별도의 구글 검색을 통해 오사카 서구에 소재했던 해당 건물을 촬영한 사진들이 2018년 9월 당시 CNN산케이 신문 보도에도 실렸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여기).

페이스북 영상의 54초 부분부터 등장하는 여덟 번째 영상에도 강풍에 날아가는 물체가 전설에 걸려 폭발하는 장면이 담겼다.

구글 역 이미지 검색을 통해 동일한 영상이 일본 내 태풍 제비 피해에 관한 영국 매체 데일리 익스프레스(Daily Express)의 2018년 9월 5일 자 보도에 실렸음을 알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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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영상 속 여덟 번째 영상(좌)과 데일리 익스프레스의 2018년 9월 자 보도에 인용된 영상(우) 비교.

다른 태풍과 관련된 영상

페이스북 영상 1분 부분부터 등장하는 마지막 영상에는 강풍이 거리를 휘몰아치는 모습이 담겼다.

이 영상은 과거에도 태풍 하기비스 발생 당시 일본에서 촬영된 것이라는 허위 주장과 함께 온라인상에 공유됐는데, AFP는 취재를 통해 이 영상이 2018년 9일 발생한 태풍 망쿳의 영향으로 발생한 강풍이 홍콩의 침사추이 지역을 강타하는 모습을 촬영한 것임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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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영상 속 아홉 번째 영상(좌)과 2018년 9월 게시된 9gag 게시글에 실린 영상 장면(우) 비교.

페이스북 영상의 끝부분에는 컴퓨터 그래픽으로 생성된 날씨 예보 장면이 등장하는데, 영상에는 태풍이 일본 열도의 동부를 향해 접근하는 모습이 담겼다.

구글 역 이미지 검색을 통해 이 영상 속 장면과 일치하는 사진이 데일리 익스프레스의 2019년 10월 11일 자 보도에 실렸음을 알 수 있었는데, 사진에는 태풍 하기비스의 경로와 관련된 미국 국립기상청 예보 속 장면이라는 설명이 붙었다 (아카이브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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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영상 속 일기 예보 장면(좌)과 데일리 익스프레스의 2019년 10월 자 보도에 실린 사진(우) 비교.

2019년 10월 발생한 태풍 하기비스는 일본 동부를 관통하면서 수십 명의 인명피해를 낸 바 있다.

한편 태풍을 추적한 위성 정보에 따르면 태풍 마와르는 일본 열도에 상륙하지 않고 6월 3일 무렵 북동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아카이브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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