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실제 미국 의회 연설과 상이한 내용의 가짜 연설문
장문의 글이 윤석열 대통령이 4월 27일 미국 상·하원 합동 의회에서 영어로 진행한 연설의 한국어 번역본이라는 주장과 함께 소셜미디어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해당 글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난하는 내용이 상당수 담겼다. 하지만 이 번역본은 가짜며 실제 윤 대통령의 연설 내용과 상이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AFP 측에 이 번역본은 대통령실과 무관하다라고 밝혔다.
문제의 게시글은 2023년 4월 25일 "미국 상하양원 윤석열대통령 연설문 2023.4.27"이라는 글귀와 함께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이 글에는 "문재인 정권은 종북정권으로 한마일 안보공조를 파괴했다", "친북에 앞장섰다, "적국을 위해 헌신했다" 등 전 정권을 비난하는 내용이 상당수 담겼다.

문제의 주장은 윤 대통령이 미국 국빈 방문 기간 중 상·하원 합동 의회에서 연설한 4월 27일 이전부터 온라인상에 공유됐다 (아카이브 링크).
윤 대통령은 6일간의 방미 동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강화된 '확장억제' 방안을 담은 '워싱턴 선언'을 채택하는 등, 북한 핵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아카이브 링크).
게시글에 남겨진 댓글들을 통해 다수의 사용자가 이 글을 윤 대통령의 실제 연설로 받아들인 것을 알 수 있었다.
동일한 내용이 담긴 게시글에 페이스북 여기, 여기, 여기에도 공유됐다.
하지만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게시글에 담긴 글귀는 가짜며 윤 대통령의 실제 미국 의회 연설과 상이하다.
대통령실 관계자 역시 5월 1일 AFP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해당 게시글은 "대통령실과 무관하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실제 연설
키워드 검색을 통해 윤 대통령의 미국 의회 연설이 생중계된 영상을 대통령실의 공식 유튜브 채널과 SBS, MBC 등 국내 언론사의 채널에서 찾을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여기).
미국 의회 방송 C-SPAN의 공식 채널에도 윤 대통령이 연설하는 장면이 한국어 통역 없이 게시됐다 (아카이브 링크).
윤 대통령의 미국 의회 연설의 영어 전문은 대통령실의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아카이브 링크).
하지만 영상 속 윤 대통령의 연설 내용이나 대통령실이 공개한 연설문은 페이스북에 공유된 글의 내용과 전혀 다른 내용을 담고 있다.
윤 대통령의 실제 연설은 에이브러햄 링컨의 게티즈버그 연설을 인용해 시작된 반면, 페이스북에 게시된 가짜 연설문은 "저는 한국의 대통령 윤석열입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페이스북에 공유된 가짜 연설문은 문재인 정권을 직접적으로 거론하며 비난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윤 대통령의 실제 연설에는 전 정권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등장하지 않는다.
윤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북한을 여러 차례 언급하며 현 정부의 대북 강경책을 소개했는데, 페이스북에 공유된 게시글에 등장하는 북한은 남북 분단과 문 전 대통령을 비판하기 위해서만 언급되는 것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