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속 물체, 지렁이 아닌 포플러나무 꽃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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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월요일 2023/04/07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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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achel YAN, AFP 홍콩
- 번역 및 수정 SHIM Kyu-Se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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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영상은 2023년 3월 20일 "어제 온 중국 지렁이비"라는 제목의 게시글에 공유됐다.
게시글에는 지렁이처럼 보이는 물체가 차량과 거리 곳곳에 흩어져 있는 모습이 담긴 영상과 "중국 랴오닝성에 지렁이비 내렸다는데 이거뭔가요 으 징그러워"라는 주장이 등장한다.
동일한 영상과 주장이 웃대, 인벤, 4Flix 등 여러 국내 게시판에도 공유됐다.
하지만 이 영상 속에 등장하는 물체는 포플러나무에서 떨어진 꽃차례(나뭇가지 끝에 기다랗게 무리 지어 달리는 꽃송이)로, 지렁이가 아니다.
포플러나무 꽃차례
영상 속 도로변 상점의 간판에 적힌 문구들을 중국 인터넷 포털 사이트 바이두에 검색한 결과 이 영상이 선양시의 원화로(文化路) 에서 촬영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영상에 등장하는 차량의 번호판 역시 중국 랴오닝성 선양시에서 사용되는 것들이다.
다음은 잘못된 주장과 함께 공유된 영상 속 한 장면(좌)과 바이두 거리 뷰 기능을 통해 찾은 영상 속 장소와 일치하는 곳(우)을 비교한 것이다.
영상 속 장소 인근의 식당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은 AFP와 인터뷰에서 원화로에는 포플러나무가 심겨 있으며, 봄마다 나무들로부터 꽃차례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매년 이맘때쯤 선양에서는 포플러나무에서 꽃차례가 길거리로 떨어지곤 한다"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식당 직원이 AFP에 제공한 사진들로, 원화로에 주차된 차량과 도로에 떨어진 포플러나무 꽃차례들을 촬영한 것이다.
포플러나무는 버드나무속에 속한 식물로, 대부분 북반구의 온대 지역에 서식한다.
봄이 되면 이 나무에서 원통형 꽃차례가 피고 곧이어 땅으로 떨어지는데, 이 꽃들은 바람에 의해 운반되어 수정과 수분 등이 이루어진다.
유엔식량농업기구(UN 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에 따르면 중국에는 다양한 종류의 포플러나무들이 자생하는데, 특히 북부 지방에 많은 종류가 분포한다.
중국 공안부 소속 온라인 경찰 역시 3월 12일 웨이보를 통해 이 영상에 등장하는 물체는 지렁이가 아닌 포플러나무의 꽃차례라고 설명했다.
중국식물학회 소속 과학 커뮤니케이션 위원회의 회원인 쉬쥔(史军)도 3월 12일 소셜미디어상에 잘못된 주장과 함께 공유된 영상에 대한 답변으로 영상 속 물체와 유사한 모양의 꽃차례를 촬영한 사진들을 게시했다.
다음은 잘못된 주장과 함께 공유된 영상 속 한 장면(좌)과 쉬쥔이 웨이보에 게시한 사진(우)을 비교한 것이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의 루이스 펠드먼(Lewis J. Feldman) 교수는 AFP와 인터뷰를 통해 이 영상에 등장하는 물체는 나무에서 떨어진 꽃차례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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