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전 대통령 당선 전인 2016년 경기관광공사에 의해 세워진 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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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월요일 2023/01/09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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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HIM Kyu-Seok, AFP 한국
사진 한 장이 북한을 향해 굴종하는 자세를 취한 경기도 연천군의 한 동상을 촬영한 것이라는 주장과 함께 소셜미디어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이 사진에는 해당 조형물이 문재인 전 대통령에 의해 세워졌다는 주장이 붙었다. 하지만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해당 동상은 북녘을 향해 인사하는 거인의 모습을 한 연천군 소재 조각상이 맞지만, 이 동상은 문 전 대통령이 당선되기 전인 2016년 4월 경기관광공사의 주문으로 세워진 것이다. 문 전 대통령은 당시 부산 사상구 국회의원 신분이었다.

문제의 주장은 2022년 12월 17일 "문재인놈해논짓좀보소"라는 글귀와 함께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사진에는 고개와 허리를 숙여 인사하는 자세를 한 동상의 모습이 담겼는데, 사진 상단에는 "군부대 옆에 북에 굴종하는 동상을 세워논 반역세력--척결시급!"이라는 글귀가, 하단에는 "북한을 향해 인사하는 10터 높이의 옥녀봉 우리나라가 북한을 향해 굴종하는 동상을 깨 부셔라~~ 철거해라~~"라는 문구가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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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주장이 공유된 페이스북 게시글 스크린샷. 2023년 1월 5일 캡쳐.

동일한 주장이 페이스북 여기여기, 그리고 네이버 밴드에도 공유됐다.

사진 속에 등장하는 동상은 북한과 약 4km 떨어진 경기도 연천군 군남면 옥계리에 소재한 옥녀봉 정상에 세워진 동상 '그리팅맨'이다.

하지만 이 동상은 이 동상은 문 전 대통령이 당선되기 전인 2016년 4월 경기관광공사의 주문으로 세워진 것이다. 문 전 대통령은 당시 부산 사상구 국회의원 신분이었다.

2016년 4월 제작된 조각상

연천군의 공식 웹사이트에 게시된 해설에 따르면 해당 동상은 2016년 설치된 높이 10m의 이 조형물로, 북녘을 바라보고 15도의 각도로 고개를 숙여 인사를 건네는 거인의 모습을 하고 있다.

설명에는 "각도 15도는 '상대방을 존중하면서도 자신을 잃지 않는 상태'를 의미한다"라는 내용도 등장한다.

연천군청 관광과 관계자는 2023년 1월 5일 AFP와 통화를 통해 해당 동상은 "경기관광공사의 주문에 따라 2016년 4월 23일 세워졌다"라고 밝혔다.

오마이뉴스한겨레가 해당 동상을 제작한 유영호 작가와 가진 인터뷰에 따르면, 유 작가는 본래 남한의 옥녀봉과 맞은편 북한의 마량산에 서로 마주 서서 인사를 나누는 두 점의 '그리팅맨'을 설치할 계획이었다.

유 작가는 MBC가 2019년 10월 제작한 프로그램 '문화사색'에 출연하여 그리팅맨에 담긴 의미를 설명했는데, 연천군의 그리팅맨은 "남북한이 인사를 나누는 자세로 다시 시작해보자는 상징이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건립됐다"라고 말했다.

해당 프로그램에는 당시 연천군수를 역임했던 김광철 전 군수도 유 작가와 함께 출연했는데, 김 전 군수도 "북한에 평화의 자세를 보여줄 수 있는 가장 근접한 지역이 연천군"이라며 "이 지역에 평화의 상징인 '그리팅맨'을 세운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연천군은 2019년 1월 남북교류 협력사업의 일환으로 북한 땅에 남쪽을 바라보는 그리팅맨을 건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는데, 해당 사업은 결국 성사되지 못했다.

유 작가의 그리팅맨 조각상은 경기 연천군뿐만 아니라 강원도 양구군, 제주도를 비롯, 우루과이, 멕시코 등 해외에도 설치됐다.

2016년 당시 문 전 대통령

그리팅맨이 연천군에 설치될 2016년 4월 무렵 중앙정부, 경기도연천군에는 모두 현 국민의힘의 전신인 새누리당이 집권하고 있었다.

문 전 대통령은 당시 부산 사상구를 대표하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신분이었으며, 이듬해인 2017년 3월에 대통령 선거 출마 선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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