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민단체가 세월호 단식투쟁을 조롱하기 위해 벌인 퍼포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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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월요일 2023/01/05 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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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HIM Kyu-Seok, AFP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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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주장은 2022년 12월 25일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사진에는 한 인물이 "단식 3일 째"라는 글귀가 적혀있는 푯말을 목에 건채 짜장면을 취식하는 모습이 담겼는데, 사진 하단에는 "세월호...그리고 천막뒤로 몰래 반입된 짜장 곱빼기. 좌파들의 단식은 이렇게 한다"라는 문구가 등장한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2014년 7월 당시 국회에서 계류 중이었던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기 위해 광화문광장에서 농성하며 단식투쟁을 개시했다.
국내 언론 보도에 따르면 당시 이에 대항하고자 일간베스트 저장소 회원들과 어버이연합 등 일부 보수단체들이 "폭식 투쟁"이라고 명명한 집회를 광화문광장 주변에서 벌였으며, 참가자들은 짜장면, 피자, 치킨 등을 나누어 먹으며 유가족들을 조롱했다.
동일한 사진과 주장이 페이스북 여기, 여기, 여기 그리고 트위터에도 공유됐다.
하지만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폭식 투쟁'
구글 역 이미지 검색을 통해 페이스북에 잘못된 주장과 함께 공유된 사진이 온라인 경제 매체 비즈니스워치의 2014년 8월 27일 자 보도에 실렸음을 알 수 있었다.
기사에는 해당 사진 속 인물을 비롯해 짜장면을 취식하는 여러 인물의 모습이 담긴 사진들이 실렸는데, 기사에 따르면 이들은 모두 어버이연합 회원들로, 당시 광화문광장에서 단식 농성을 이어가던 세월호 유가족들을 조롱하기 위해 광장 건너편에서 집회를 벌였던 인물들이다.
사진 속 인물들 목에 걸린 푯말에는 "김영오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 김진요 국민 릴레이 단식 3일째"라는 문구가 새겨졌다.
세월호 참사로 딸을 잃은 '유민아빠' 김영오 씨는 당시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기 위해 46일간 단식 농성을 벌인 바 있다.
한편 같은 현장에서 촬영된 뉴스1의 사진에도 동일한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뉴스1 사진에는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27일 오후 서울 광화문 KT 앞에서 세월호 선동세력 규탄 집회를 여는 중 일부 회원들이 유민아빠 김영오 씨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며 단식농성을 하고 있다"라는 설명이 붙었다.
같은 어버이연합 집회 현장을 촬영한 영상이 유튜브에도 게시됐는데, 페이스북에 공유된 사진 속 동일한 인물이 영상의 1분 47초 부분부터 등장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영상에는 한 인물이 확성기로 세월호 유가족들의 단식 농성을 비난하는 발언을 이어가며 집회를 주도하는 모습도 등장한다.
MBC의 시사 프로그램 '탐사기획 스트레이트'가 2022년 7월 공개한 영상에도 동일한 집회 현장 영상들이 실렸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2014년 4월 16일 이후 진상 규명을 위해 다수의 국가 기관에 의해 여러 수사 및 조사가 진행됐는데, 이 과정에서 세월호 선체 불법 증축, 화물 과적, 승무원들의 미숙한 대응 및 국가 기관과 해운사 간의 부적절한 유착 관계 등이 참사를 초래한 원인으로 지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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