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진은 2017년 6월 국가유공자 행사에서 참전 용사에게 인사하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모습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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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월요일 2022/10/28 07:34
  • 수정 2022/10/31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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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HIM Kyu-Seok, AFP 한국
사진 한 장이 재임 중 북한의 김영철 전 조선노동당 통일전선부장에게 허리 굽혀 인사하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모습이라는 주장과 함께 소셜미디어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하지만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해당 사진은 2017년 6월 촬영된 것으로, 당시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유공자 오찬 행사에 참석한 6.25 전쟁 참전유공자가 경례하자 허리 숙여 답례하는 문 전 대통령의 모습을 담고 있다. 김 전 부장은 2018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 참석을 위해 꾸려진 북한 측 고위급 대표단의 일원으로 한국을 처음 방문했다.

문제의 사진은 2022년 10월 20일 "김일성주의자의 충성심"이라는 글귀와 함께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사진에는 한 인물에게 허리 숙여 인사하는 문 전 대통령의 모습이 담겼는데, 해당 인물의 상단에는 "천안함 폭침 주범.김영철"이라는 문구가 삽입됐다.

사진 하단에는 "북한 김영철한테 허리굽혀 인사하는 저자세.참으로 부끄럽고 챙피스럽다"라는 문구가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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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주장이 공유된 페이스북 게시글 스크린샷. 2022년 10월 26일 캡쳐.

한때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오른팔로 평가됐던 김영철 전 당 통일전선부장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참석차 한국을 방문했으며, 이후 김정은 위원장을 보좌하는 역할로 2018년 4월9월에 열린 남북정상회담에도 배석했다.

동일한 사진이 유사한 주장과 함께 페이스북 여기, 여기, 여기, 여기에도 공유됐다.

하지만 사진 속 문 전 대통령의 인사를 받은 인물은 2017년 6월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유공자 행사에 참석한 한국의 6.25 전쟁 참전 용사로, 김영철 북한 전 통일전선부장과 무관하다.

국가유공자 행사

구글 역 이미지 검색을 통해 페이스북에 잘못된 주장과 함께 공유된 사진이 연합뉴스가 2017년 6월 15일 촬영 및 게시한 사진과 일치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사진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낮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가유공자 및 보훈가족을 위한 따뜻한 오찬' 행사에서 한 참석자가 경례하자 허리숙여 답례하고 있다. 2017.6.15"라는 설명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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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사진 데이터베이스에 게시된 원본 사진 스크린샷. 2022년 10월 26일 캡쳐.

다음은 페이스북에 잘못된 주장과 함께 공유된 사진(좌)과 연합뉴스가 2017년 6월에 촬영 및 게시한 사진(우)을 비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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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에 잘못된 주장과 함께 공유된 사진(좌)과 연합뉴스가 2017년 6월에 촬영 및 게시한 사진(우) 비교

동일한 사진이 한국경제, 서울경제, 서울신문 등 국내 언론 보도에도 실렸는데, 이 보도에도 해당 행사에서 문 전 대통령이 한 국가유공자에게 허리굽혀 인사를 했다는 내용이 등장한다.

서울경제신문은 문 전 대통령이 행사 전 226명의 참석자 전원과 일일이 환영 인사를 나눴다고 전했는데, 그중 한 국가유공자가 거수경례하자 문 전 대통령이 "90도로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라고 보도했다.

동일한 행사에서 다른 국가유공자에게 유사한 방식의 인사를 하는 문 전 대통령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세계일보의 보도에도 실렸다.

김영철 전 통일전선부장

한편 김영철 북한 전 통일전선부장의 실제 모습을 AFP 사진 아카이브에 수록된 사진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는데, 사진 속 그의 모습이 페이스북에 공유된 사진 속에서 문 전 대통령의 인사를 받은 인물과 상이한 것을 알 수 있다.

다음은 2018년 7월 평양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전 국무장관을 접견할 당시 촬영된 김 전 부장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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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가운데)이 2018년 7월 6일 평양 백화원초대소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우)과 회담을 갖기 위해 회담장에 들어서고 있다. ( POOL / Andrew Harnik)

김영철 전 부장은 2018년 2월 28일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 참석을 위해 꾸려진 북한 측 고위급 대표단의 일원으로 한국을 처음 방문했다.

중앙일보서울신문 등의 보도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은 2018년 2월 25일 김 전 부장을 포함한 북한 대표단을 평창의 비공개 된 장소에서 접견했는데, 접견 이후 관련 사진이나 영상 역시 공개되지 않았다.

김 전 부장을 청와대가 아닌 평창에서 접견하기로 한 문 전 대통령의 당시 결정은 천안함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돼 온 김 전 부장의 방문에 대한 야당의 반발을 의식한 것이라는 게 국내 언론의 분석이다.

앞서 2022년 2월 10일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의 개막식에도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파견되어 청와대에서 문 전 대통령을 접견했는데, 당시 김 전 부장은 이 대표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동계올림픽 개막식 참석차 방한한 북한 대표단의 청와대 방문을 기록한 영상 자료언론 보도에도 김 전 부장이 등장하거나 언급되지 않았다.

문 전 대통령이 임기 도중 김영철 전 부장에게 고개 숙여 인사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해줄 만한 신뢰할 수 있는 보도나 사진 등은 찾을 수 없었다.

2022년 10월 31일 "하지만 사진 속에 문 전 대통령의 인사를 받은 인물은 2017년 6월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유공자 행사에 참석한 한국의 6.25 전쟁 참전 용사로, 김영철 북한 전 통일전선부장과 무관하다."라는 문장을 문법에 맞게 수정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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