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진은 2017년 6월 국가유공자 행사에서 참전 용사에게 인사하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모습을 담고 있다

저작권 © AFP 2017-2022. 모든 권리 보유.

사진 한 장이 재임 중 북한의 김영철 전 조선노동당 통일전선부장에게 허리 굽혀 인사하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모습이라는 주장과 함께 소셜미디어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하지만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해당 사진은 2017년 6월 촬영된 것으로, 당시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유공자 오찬 행사에 참석한 6.25 전쟁 참전유공자가 경례하자 허리 숙여 답례하는 문 전 대통령의 모습을 담고 있다. 김 전 부장은 2018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 참석을 위해 꾸려진 북한 측 고위급 대표단의 일원으로 한국을 처음 방문했다.

문제의 사진은 2022년 10월 20일 "김일성주의자의 충성심"이라는 글귀와 함께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사진에는 한 인물에게 허리 숙여 인사하는 문 전 대통령의 모습이 담겼는데, 해당 인물의 상단에는 "천안함 폭침 주범.김영철"이라는 문구가 삽입됐다.

사진 하단에는 "북한 김영철한테 허리굽혀 인사하는 저자세.참으로 부끄럽고 챙피스럽다"라는 문구가 등장한다.

문제의 주장이 공유된 페이스북 게시글 스크린샷. 2022년 10월 26일 캡쳐.

한때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오른팔로 평가됐던 김영철 전 당 통일전선부장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참석차 한국을 방문했으며, 이후 김정은 위원장을 보좌하는 역할로 2018년 4월9월에 열린 남북정상회담에도 배석했다.

동일한 사진이 유사한 주장과 함께 페이스북 여기, 여기, 여기, 여기에도 공유됐다.

하지만 사진 속 문 전 대통령의 인사를 받은 인물은 2017년 6월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유공자 행사에 참석한 한국의 6.25 전쟁 참전 용사로, 김영철 북한 전 통일전선부장과 무관하다.

국가유공자 행사

구글 역 이미지 검색을 통해 페이스북에 잘못된 주장과 함께 공유된 사진이 연합뉴스가 2017년 6월 15일 촬영 및 게시한 사진과 일치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사진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낮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가유공자 및 보훈가족을 위한 따뜻한 오찬' 행사에서 한 참석자가 경례하자 허리숙여 답례하고 있다. 2017.6.15"라는 설명이 붙었다.

연합뉴스 사진 데이터베이스에 게시된 원본 사진 스크린샷. 2022년 10월 26일 캡쳐.

다음은 페이스북에 잘못된 주장과 함께 공유된 사진(좌)과 연합뉴스가 2017년 6월에 촬영 및 게시한 사진(우)을 비교한 것이다.

페이스북에 잘못된 주장과 함께 공유된 사진(좌)과 연합뉴스가 2017년 6월에 촬영 및 게시한 사진(우) 비교

동일한 사진이 한국경제, 서울경제, 서울신문 등 국내 언론 보도에도 실렸는데, 이 보도에도 해당 행사에서 문 전 대통령이 한 국가유공자에게 허리굽혀 인사를 했다는 내용이 등장한다.

서울경제신문은 문 전 대통령이 행사 전 226명의 참석자 전원과 일일이 환영 인사를 나눴다고 전했는데, 그중 한 국가유공자가 거수경례하자 문 전 대통령이 "90도로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라고 보도했다.

동일한 행사에서 다른 국가유공자에게 유사한 방식의 인사를 하는 문 전 대통령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세계일보의 보도에도 실렸다.

김영철 전 통일전선부장

한편 김영철 북한 전 통일전선부장의 실제 모습을 AFP 사진 아카이브에 수록된 사진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는데, 사진 속 그의 모습이 페이스북에 공유된 사진 속에서 문 전 대통령의 인사를 받은 인물과 상이한 것을 알 수 있다.

다음은 2018년 7월 평양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전 국무장관을 접견할 당시 촬영된 김 전 부장의 모습이다.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가운데)이 2018년 7월 6일 평양 백화원초대소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우)과 회담을 갖기 위해 회담장에 들어서고 있다. ( POOL / Andrew Harnik)

김영철 전 부장은 2018년 2월 28일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 참석을 위해 꾸려진 북한 측 고위급 대표단의 일원으로 한국을 처음 방문했다.

중앙일보서울신문 등의 보도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은 2018년 2월 25일 김 전 부장을 포함한 북한 대표단을 평창의 비공개 된 장소에서 접견했는데, 접견 이후 관련 사진이나 영상 역시 공개되지 않았다.

김 전 부장을 청와대가 아닌 평창에서 접견하기로 한 문 전 대통령의 당시 결정은 천안함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돼 온 김 전 부장의 방문에 대한 야당의 반발을 의식한 것이라는 게 국내 언론의 분석이다.

앞서 2022년 2월 10일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의 개막식에도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파견되어 청와대에서 문 전 대통령을 접견했는데, 당시 김 전 부장은 이 대표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동계올림픽 개막식 참석차 방한한 북한 대표단의 청와대 방문을 기록한 영상 자료언론 보도에도 김 전 부장이 등장하거나 언급되지 않았다.

문 전 대통령이 임기 도중 김영철 전 부장에게 고개 숙여 인사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해줄 만한 신뢰할 수 있는 보도나 사진 등은 찾을 수 없었다.

2022년 10월 31일 "하지만 사진 속에 문 전 대통령의 인사를 받은 인물은 2017년 6월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유공자 행사에 참석한 한국의 6.25 전쟁 참전 용사로, 김영철 북한 전 통일전선부장과 무관하다."라는 문장을 문법에 맞게 수정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