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NA 코로나19 백신이 신경퇴행성질환을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는 주장이 소셜미디어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 AFP / Joseph Prezioso)

mRNA 코로나19 백신, 신경퇴행성질환 유발한다? 신빙성 부족한 논문에 기반한 주장

저작권 © AFP 2017-2022. 모든 권리 보유.

mRNA 코로나19 백신이 알츠하이머병이나 광우병과 같은 신경퇴행성질환을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는 주장이 소셜미디어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하지만 주장이 인용한 논문은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조건 없이 논문을 게재해주는 학술지에 실린 연구로, 백신 접종을 반대하는 의사에 의해 저술됐다. 의학 전문가들은 mRNA 백신이 신경퇴행성질환 등을 유발한다는 해당 논문의 주장에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해당 주장은 2022년 10월 10일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문제의 페이스북 게시물은 "2008년 광우병 사태가 마냥 뻥만은 아니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든다(...)이 기사를 보니 더욱 그런 합리적 의심이 드는구먼. 화이자 백신 맞은 사람들 인지능력이 현격히 떨어지고 치매증세도 나타나는 거 보면 말이다"라고 주장했다.

문제의 주장이 공유된 페이스북 게시글 스크린샷. 2022년 10월 14일 캡쳐.

게시글에는 유엔뉴스라는 온라인 매체가 2021년 4월 9일 게시한 기사가 공유됐는데, 다음은 해당 기사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mRNA 백신은 우리 몸의 세포를 납치하여 사스-cov-2 코로나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본뜬 단백질을 생산하게 함으로써 작용한다. 그 구조는 프리온과 같은 영역을 포함하기 때문에, mRNA 시퀀스의 무작위 오류 - 세포의 리보솜에 도달하기 전에 인간의 면역체계에 의해 잘릴 수 있다 - mRNA 백신 수용자들이 그들 자신의 몸에서 프리온을 분출하게 할 수 있다.

"그 위험성은 미생물학 및 감염병 연구 논문인 'Covid-19 RNA 기반 백신과 프리온 질병의 위험'을 저술한 J. Bart Classen 박사가 평가했다.

"이 연구는 '이번 연구 결과는 백신 RNA가 TDP-43과 FUS가 병리학적 프리온 확인으로 접히도록 유도할 수 있는 특정 시퀀스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결론짓는다.

"TDP-43과 FUS가 병리학적 프리온 확인에 접히는 것은 ALS, 전방 측두엽 퇴화, 알츠하이머병 및 기타 신경 퇴행성 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엔뉴스는 국제연합(UN)과는 무관한 코로나19와 관련된 허위 정보 및 각종 음모론을 온라인상에 퍼뜨리는 웹사이트다.

모더나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은 바이러스의 유전정보가 담긴 메신저 리보핵산(mRNA)을 활용한 백신으로 mRNA를 투입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둘러싼 쇠뿔 모양 돌기인 단백질 스파이크 성분을 체내에 미리 만들도록 해 면역력을 생성하는 원리를 이용한다.

문제의 논문을 인용한 유사한 주장이 네이버 블로그 여기여기, 그리고 페이스북에도 공유됐다.

하지만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교의 닐 캐시맨(Niel Cashman) 신경학과 교수는 AFP와 인터뷰에서 "화이자와 모더나사가 개발한 mRNA 백신이 인간이나 실험 동물의 신경을 퇴화시킨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는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신빙성 부족한 연구

잘못된 주장을 펼친 소셜미디어 게시글이 인용한 기사는 Microbiology & Infectious Diseases라는 학술지에 게재된 "RNA 기반 코로나19 백신과 프리온 질환 위험성(Covid-19 RNA Based Vaccines and the Risk of Prion Disease)"이라는 연구에 기반하고 있는데, 해당 논문은 미국 매리랜드주에서 면허를 취득한 바트 클라센(J. Bart Classen)이라는 의사가 작성한 것으로 표기돼 있다.

클라센이 집필한 논문은 2021년 2월 백신 접종 반대 시민단체 Children's Health Defense의 웹사이트에 게시된 기사에도 인용된 바 있다.

클라센의 논문은 SciVision Publishers라는 기관이 발행하는 개방형 정보 열람(open access) 학술지에 실렸는데, 이 학술지는 약 3천2백만 이상의 논문 초록이 등재된 미국 국립보건원의 학술 데이터베이스 PubMed.gov와 신뢰도 높은 학술지를 싣는 스웨덴 룬드 대학교(Lund University) 도서관의 DOAJ(Directory of Open Access Journal) 데이터베이스에도 등록돼 있지 않다.

캐시맨 교수는 Microbiology & Infectious Diseases를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동료 심사 과정을 거치지 않고 논문을 게재해주는 사람들을 이용해 먹는 학술지"라고 부르며 이 학술지는 "금전적 이익을 목적으로 운영되며 공인된 과학 혹은 의학 학술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동료 심사(peer review)란 논문이 저자와 같은 연구 분야의 동료 전문가들로부터 평가받는 과정을 일컫는다.

프리온 질환

클라센의 논문에는 "RNA 기반 백신은 특수적인 부작용을 일으킬 위험을 지니고 있는데, 이러한 부작용 중 하나가 프리온 질병이다"라는 주장과 일종의 RNA 결합 단백질이 "알츠하이머병과 루게릭병과 같은 신경성 질환의 인자"라는 주장이 실렸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는 프리온 질병을 "여러 세포의 표면에서 발견되는 프리온 단백질의 구조가 비정상적으로 변형돼 뇌 내에 축적되면서 중추신경계 이상을 일으키는 현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대표적인 프리온 질환으로는 흔히 광우병이라고 불리는 소해면상뇌증(bovine spongiform encephalopathy)과 사람에게서 발생하는 변종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variant Creutzfeldt-Jakob Disease)이 잘 알려져 있다.

텍사스 대학교가 2011년에 발간한 연구에 따르면 알츠하이머병은 변형된 단백질들이 뇌에 쌓여 여러 뇌 조직의 신경세포를 점진적으로 죽이는 점에서 프리온 질환과 유사한 특징을 보인다.

하지만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퇴행성 뇌 질환인 알츠하이머병의 정확한 발병 원인은 현재로서는 밝혀지지 않은 상태라는 게 미국의 국립노화연구소(National Institute on Aging)의 설명이다.

한편 미국 과학 및 건강위원회(American Council on Science and Health)의 미생물학자 알렉스 베레조우(Alex Berezow) 박사는 위원회 웹사이트에 기고한 기사를 통해 mRNA 백신이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질환을 유발한다는 주장을 "거짓"이라며 반박한 바 있다.

맥매스터 대학교의 마가렛 판스톡(Margaret Fahnestock) 행동 신경학 교수도 AFP와 인터뷰를 통해 "[클라센의] 논문에 실린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실험적 연구 결과는 존재하지 않으며, 이는 오로지 추정에 기반한 판단"이라고 말했다.

판스톡 교수는 오히려 코로나19 감염이 신경계 이상을 일으킨다는 증거가 백신의 부작용보다 학계에서 더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판스톡 교수는 이에 더해 "중증 질환으로 인해 입원했거나 장기간 코로나19 증상을 경험한 환자들이 인지적 결함 등의 증상을 보였으며, 이 증상들이 자연적으로 개선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라고 덧붙였다.

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교 캐시맨 교수 역시 클라센의 논문을 "쓰레기"라고 부르며 코로나19 백신에 사용되는 mRNA는 "[신체 내에서] 신경퇴화가 발생하는 곳인 뇌세포까지 도달하지도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웨인 주립 대학(Wayne State University)의 데이비드 고르스키(David Gorski) 외상 외과 교수도 Science-Based Medicine이라는 웹사이트에 클라센의 논문에 대한 반박문을 게시했다.

고르스키 교수는 반박문을 통해 "프리온 질환은 중추신경계에서 일어나는 질병인데, 코로나19 백신은 중추신경계에 주입되지 않는다"라며 mRNA 백신을 신경퇴행성질환과 연관 짓는 주장은 "신빙성 없는 생물 과학에 기반한 추정에 불과하다"라고 지적했다.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와 캐나다 연방 보건부 역시 코로나19 백신이 안전하고 효과적이며 지금까지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문제없이 접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번역 및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