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진은 2011년 9월 항공사 합병 관련 시위를 촬영한 것으로, '켐트레일' 음모론과 무관하다

저작권 © AFP 2017-2022. 모든 권리 보유.

사진 한 장이 뉴욕에서 "켐트레일"을 촬영한 사진을 들고 시위를 벌이는 비행기 조종사들의 모습이라는 주장과 함께 소셜미디어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켐트레일"은 비행기에서 생성되는 비행운이 사실은 대기 중에 살포되고 있는 화학물질이라는 내용의 음모론이다. 하지만 이 사진은 조작된 것이다. 2011년 9월 촬영된 원본 사진은 뉴욕 월가 앞에서 유나이티드(United)와 콘티넨탈(Continental)항공의 합병 계획을 반대하는 조종사들의 시위 현장을 담고 있다. 조작된 사진은 수년 전부터 풍자를 목적으로 한 다수의 온라인 게시글에 공유됐다.

문제의 사진은 2022년 8월 31일 "켐트레일이 음모라고?? 뉴욕서 기장들이 켐트반대시위했는데??"라는 문구와 함께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사진에는 시위 현장으로 보이는 곳에서 조종사 복장을 한 인물들이 팻말을 들고 행진하는 모습이 담겼는데, 팻말에는 길게 이어지는 비행운과 같은 구름이 촬영된 사진들이 등장한다. 

켐트레일이란 비행운이 독극물이나 인체에 위험한 화학 물질로 이뤄져 있고, 정부나 특정 비밀 조직이 이를 대기 중에 살포하고 있다는 내용의 주장을 의미하는데, 하버드 대학교 등 여러 전문 연구 기관에서는 이를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영국 기상청에 따르면 이 구름들은 비행기의 엔진에서 나오는 수증기로, 인체에 해로운 물질들을 담고 있지 않다. 

문제의 사진이 담긴 페이스북 게시글 스크린샷. 2022년 9월 2일 캡쳐.

동일한 사진과 유사한 주장이 페이스북 여기여기, 그리고 네이버 블로그에도 공유됐다. 

하지만 이 사진은 조작된 것이다. 

조작된 사진

구글 역 이미지 검색을 통해 조작된 사진의 원본을 게티 이미지(Getty Images) 사진 데이터베이스에서 찾을 수 있었다. 

게티 이미지가 2011년 9월 27일 촬영 및 게시한 이 사진에는 항공 조종사 협회(Air Lines Pilot Association; ALPA)에 소속된 수백 명의 기장들이 뉴욕 월가 앞에서 유나이티드와 콘티넨탈 항공사의 합병 계획에 대한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사진에는 "2011년 9월 27일 700명 이상의 콘티넨탈과 유나이티드 항공 기장들이 다른 ALPA 소속 항공사 조종사들과 함께 뉴욕시의 월가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 조종사들은 유나이티드 항공과 콘티넨탈 항공의 기업합병 마감 1주년을 앞두고 조종사 단체교섭 협상에 진전이 없다는 점을 부각하기 위해 시위에 나섰다"라는 설명이 붙었다. 

다음은 페이스북 게시글에 공유된 조작된 사진(좌)과 게티 이미지가 촬영 및 게시한 원본 사진(우)을 비교한 것이다.  

페이스북 게시글에 공유된 조작된 사진(좌)과 게티 이미지가 촬영 및 게시한 원본 사진(우) 비교

원본 사진 속 조종사들은 "기장의 가치는 무엇으로 결정되는가? 그건 당신의 관점에 달렸다"라는 문구를 비롯한 여러 표어가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 

이 사진은 게티 이미지의 스펜서 플랏(Spencer Platt) 사진 기자가 촬영했는데, 그는 같은 현장에서 촬영한 다른 사진은 여기, 여기, 여기서 확인할 수 있다. 

유나이티드 항공과 콘티넨탈 항공은 2010년까지 합병을 마무리짓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해당 사진이 언제, 누구에 의해 조작된 것인지는 불분명하지만, 조작된 사진은 수년간 조종사들이 운영하는 블로그 등 여러 온라인 게시글에 풍자를 목적으로 한 글과 함께 공유됐다. 

한 예로, 이 사진이 2019년 에이비에이션 데일리(Aviation Daily)라는 풍자 콘텐츠를 다루는 웹사이트에 공유된 바 있는데, 해당 사진과 함께 게시된 기사는 "항공사 기장으로 위장해 독극물을 살포하는 조종사들"이 벌인 가상의 시위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2016년에는 같은 사진이 Aus Pilot Info라는 블로그에 "친숙한 켐트레일"이라는 게시글과 함께 공유되기도 했다.  

과거에도 비행기로부터 생성된 비행운이 사실은 화학적 독극물로 구성돼 있다는 "켐트레일"과 관련된 주장이 소셜미디어 이용자들 사이에서 공유된 적이 있는데, AFP는 취재를 통해 이 주장이 사실이 아님을 밝힌 바 있다. 해당 기사는 여기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