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상은 2020년 2월 호주 퍼스에서 촬영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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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영상이 2022년 8월 수도권에 집중호우가 내리기 직전 인천 상공에 떠 있는 비구름대를 촬영한 것이라는 주장과 함께 소셜미디어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하지만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해당 영상은 2020년 2월 호주 서부의 퍼스(Perth)시 상공에 운집한 폭풍 구름을 촬영한 것으로, 인천과는 무관하다. 

문제의 영상은 "인천 폭우 구름 실시간"이라는 제목과 함께 2022년 8월 10일 유튜브에 공유됐다. 

약 14초 분량의 이 영상은 거대한 폭풍 구름이 도심으로 보이는 지역의 상공에 짙게 깔린 모습을 담고 있는데,  현재까지 1만 4천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문제의 주장이 공유된 유튜브 게시글 스크린샷. 2022년 8월 17일 캡쳐.

이 주장은 2022년 8월 8일 80년 만의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인해 서울 도심 곳곳에서 침수 피해가 발생한 이후부터 온라인상에 공유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8월 14일 발표에 따르면 집중호우로 인해 최소 14명이 숨지고 6명이 실종됐다. 

동일한 영상과 유사한 주장이 페이스북 여기, 여기, 여기에도 공유됐다. 

하지만 이 영상은 2020년 2월 호주 퍼스시에서 촬영된 것으로, 인천과는 무관하다. 

퍼스 영상

구글 역 이미지 검색을 통해 소셜미디어상에 잘못된 주장과 함께 공유된 영상이 케인 아티(Kane Artie)라는 사진작가가 2020년 2월 25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공유한 영상과 일치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음은 유튜브에 잘못된 주장과 함께 공유된 영상(좌)과 케인 아티 작가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시한 원본 영상(우)을 비교한 것이다. 두 영상 속 일치하는 부분을 붉은색으로 표시했다. 

유튜브에 잘못된 주장과 함께 공유된 영상(좌)과 케인 아티 작가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시한 원본 영상(우) 비교

영상에는 "오늘 오후에 목격된 엄청난 폭우 전선! 사진 촬영을 위해 거의 막바지에 퍼스 공항 전망대로 향했는데 그러길 잘한 것 같다. 생각했던 것처럼 공간이 여유 있어 사진찍기에 적합했다. 비탈길을 내려가면서 온몸이 홀딱 젖은 데다가, 이어지는 강풍에 휩쓸려 날아갈 뻔해 울타리를 붙잡아야 하긴 했지만, 그래도 잘 다녀온 듯 하다. 대박! 영상 사용은 시비어 웨더 오스트레일리아 측에 문의."라는 설명이 붙었다.

이 설명과 영상 속에 등장하는 구조물 등을 특정해 해당 영상이 퍼스 공항 인근의 전망대에서 촬영된 것을 알 수 있었다. 

구글 거리 뷰 기능을 통해 영상 속 장소와 일치하는 곳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영상의 저작권을 소유한 호주 미디어 업체 시비어 웨더 오스트레일리아(Severe Weather Australia)의 대니얼 쇼(Daniel Shaw) 보도국장은 AFP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해당 영상은 "케인 아티 작가가 2020년 2월 25일 호주 서부의 퍼스시에서  촬영해 기고한 것"이라고 밝혔다. 

9 News, ABC, Watoday 등 당시의 호주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퍼스시는 2020년 2월 25일 천둥·번개, 돌풍 등을 동반한 집중호우를 겪었다. 

해당 영상은 영국 언론사 데일리 메일(Daily Mail)의 온라인판과 호주 사설 라디오 방송 96FM의 웹사이트에 게시된 기사에도 실렸다. 

미국의 기상 전문 케이블 방송 웨더채널(The Weather Channel) 역시 해당 영상 속 기상을 분석한 보도 영상을 2020년 8월 7일에 게시했는데, 이 보도에도 해당 영상이 2020년 2월 25일 호주 퍼스시에서 촬영됐다는 내용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