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 사진 속 팻말, 제21대 총선 부정 의혹과 관련된 문구 담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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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월요일 2022/08/08 0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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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HIM Kyu-Seok, AFP 한국
사진 한 장이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난하는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시위하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모습이라는 주장과 함께 소셜미디어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하지만 이는 2021년 8월 촬영된 사진을 조작한 것이다. 원본 사진 속 황 전 총리가 들고 있는 팻말에는 2020년 4월 15일 실시됐던 제21대 총선 부정선거 의혹과 관련된 특검을 요구하는 글귀가 적혀있다. 대법원은 2022년 7월 제21대 총선에서 부정선거가 없었다는 판결을 내렸다. 

문제의 사진은 2022년 8월 3일 "용감한 황교안 대표 서슬퍼런 문 정권때 이렇게 1인시위"라는 글귀와 함께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사진에는 팻말을 들고 시위를 하는 것으로 보이는 황 전 총리의 모습이 담겼는데, 팻말에는 "정권이 바뀌면 문재인 일당들 모두가 감빵에 ~~~ 최고 사형감이다. 경고 한다. 너희들이 한짓을 모든 국민들이 다알고 있다"라는 글귀가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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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주장이 공유된 페이스북 게시글 스크린샷. 2022년 8월 3일 캡쳐.

동일한 사진이 유사한 주장과 함께 페이스북 여기, 여기, 여기에도 공유됐다. 

박근혜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 국무총리, 대통령 권한대행을 지낸 황 전 총리는 2019년 2월부터 국민의힘의 전신인 미래통합당의 대표를 지냈는데, 2020년 4월 15일 총선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당 대표직을 사퇴한 바 있다. 

조작된 사진

구글 역 이미지 검색을 통해 조작된 사진의 원본이 뉴시스의 2021년 8월 18일 자 기사에 실린 것을 알 수 있었다. 

원본 사진 속에는 "특검하라! 청주간첩단 부정선거"라는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있는 황 전 총리의 모습이 담겼다. 

사진에는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가 18일 오후 청와대 앞 분수광장에서 '청주간첩단의 21대 총선 부정선거 개입을 주장'하며 특검을 촉구하는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2021.08.18"이라는 설명이 붙었다. 

다음은 페이스북에 잘못된 주장과 함께 공유된 사진 스크린샷(좌)과 뉴시스 기사에 실린 원본 사진(우)을 비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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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에 잘못된 주장과 함께 공유된 사진 스크린샷(좌)과 뉴시스 기사에 실린 원본 사진(우) 비교.

동일한 팻말을 들고 시위하는 황 전 총리의 모습이 연합뉴스, 국제뉴스 등의 보도에도 실렸다.  

사진 속 팻말에 언급된 "청주간첩단"은 충청북도 청주지역에서 활동하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자주통일 충북동지회" 조직원 3명을 일컫는 말이다.

이들은 북한 공작원의 지령을 받아 "자주통일 충북동지회"라는 조직을 결성한 후, 북한으로부터 공작금을 받고 미국 스텔스 전투기인 F-35A 도입 반대를 촉구하는 서명운동 등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제21대 총선 부정선거 의혹

황 전 총리는 미래통합당 대표직을 사퇴한 이후 제21대 총선이 부정선거였다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지난 대선에 출마한 이후 황 전 총리는 2021년 8월 19일 기자회견을 열어 북한이 충북동지회 조직을 통해 더불어민주당을 돕기 위해 제21대 총선에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같은 기자회견에서 황 전 총리는 민경욱 전 미래통합당 의원이 제기한 제21대 총선 투표 및 개표 조작 의혹을 언급하며 민 전 의원이 재기한 선거무효 소송을 심리 중이었던 대법원을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2022년 7월 28일 제21대 총선에서 부정 선거나 개표 결과 조작은 없었다며 민 전 의원의 선거무효 소송을 기각했다.

대법원은 판결문을 통해 원고 측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미흡하다며 "원고의 주장은 선거무효사유에 해당하는 부정선거의 실행 주체의 존부 및 방법을 구체적으로 증명하지 못한 채 의혹을 제기하는 것에 그칠 뿐, 선거소송에서 요구되는 증명책임을 다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보았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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