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어축제 시작 전 촬영된 사진에 기반한 사실 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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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월요일 2022/07/27 0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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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HIM Kyu-Seok, AFP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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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주장은 2022년 7월 18일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해당 게시글의 상단에는 한 거리에 군중이 빽빽하게 모여있는 것으로 보이는 사진이, 하단에는 서울광장으로 보이는 장소에 상대적으로 적은 무리의 사람들이 운집한 모습을 촬영한 사진이 포함됐다.
두 사진 사이에는 "동성애 라니..다 때려 죽이자 15만명. 동성애..즐기자...200명 참가"라는 문구가 삽입됐다.
해당 주장은 2022년 7월 16일 서울 중구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국내 최대 성소수자 행사인 서울퀴어문화축제가 개최된 이후부터 온라인상에 공유됐다.
같은 날 서울광장 맞은편에서는 퀴어축제 반대 집회가 열렸다.
동일한 주장이 페이스북 여기, 여기, 여기, 여기에도 공유됐다.
하지만 이는 사실을 오도하는 주장이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7월 22일 AFP와 통화에서 서울퀴어문화축제에 약 1만 3천 명 정도, 반대 집회에는 1만 5천 명 정도의 인원이 모인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한편 매일경제, 데일리굿뉴스 등 국내 언론 보도에 따르면, 퀴어축제 주최 측은 약 13만 5천 명, 반대 집회 주최 측은 약 10만 명이 각 행사에 참여했다고 주장했다.
반대 집회 사진
구글 역 이미지 검색을 통해 두 사진이 기독신문의 2022년 7월 16일 자 보도에 실린 것을 알 수 있었다.
퀴어축제 반대 집회를 촬영한 첫 사진에는 "동성애퀴어축제반대국민대회가 여리고 있다. 주최 측 추산 약 10만 명이 참여했다고 한다. 노형구 기자"라는 설명이 붙었다.
다음은 페이스북에 잘못된 주장과 함께 공유된 상단의 사진(좌)과 기독신문 보도에 실린 사진(우)을 비교한 것이다.
퀴어 축제 사진
기독신문 보도에 실린 두 번째 사진 역시 페이스북에 잘못된 주장과 함께 공유된 하단의 사진과 일치했는데, 기독신문 보도에는 뉴시스가 해당 사진을 촬영했다는 설명이 담겼다.
별도의 구글 검색을 통해 해당 사진의 원본이 7월 16일 자 뉴시스 기사에 실린 것을 알 수 있었다.
해당 사진에는 "고승민 기자 = 16일 서울광장에서 퀴어문화축제가 열리고 있다. 2022.07.16"라는 설명이 붙었다.
다음은 페이스북에 잘못된 주장과 함께 공유된 하단의 사진(좌)과 뉴시스의 고승민 기자가 촬영한 원본 사진(우)을 비교한 것이다.
고승민 기자는 2022년 7월 20일 AFP와 통화를 통해 해당 사진은 자신이 7월 16일 정오경에 서울시청을 마주 보는 건물의 옥상에서 촬영한 것이며, 사진이 촬영된 시점은 퀴어축제의 환영 무대 행사가 시작하기 전이었다고 말했다.
고 기자는 "이 사진을 촬영했던 시점인 12시경에는 행사가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이었기 때문에 사진 속에 사람이 많이 보이지 않는다"라며 "공연 등 본격적인 행사는 약 오후 2시경에 시작했는데, 이때부터 축제에 많은 사람이 모이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고 기자는 해당 사진의 메타데이터 정보가 담긴 스크린샷을 AFP 측에 제공했는데, 해당 정보에 따르면 이 사진은 7월 16일 오전 11시 53분에 촬영된 것임을 알 수 있다.
다음은 고승민 기자가 제공한 해당 사진의 메타데이터 정보 스크린샷이다.
퀴어축제 주최 측이 운영하는 웹사이트에는 축제의 공식 일정이 게시됐는데, 이 일정표에 따르면 축제의 환영 무대 행사는 오후 2시부터 진행될 예정이었다.
한편 KBS, 연합뉴스, 경인일보 등 다른 국내 언론들이 동일한 현장에서 촬영한 사진 및 영상 자료를 통해 뉴시스가 촬영한 사진에 등장하는 군중보다 더 큰 규모의 군중이 서울광장에 밀집한 것을 알 수 있다.
다음은 KBS 뉴스 영상 중 퀴어 축제와 반대 집회에 참가한 인파의 모습이 담긴 장면의 스크린샷이다.
퀴어축제 현장을 취재한 AFP의 앤서니 월리스(Anthony Wallace) 기자는 200명을 훨씬 능가하는 규모의 군중을 퀴어축제에서 목격했다며, 최소 수천 명의 인원이 행사에 참여한 것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AFP가 촬영한 퀴어축제 사진은 여기서 확인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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