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가 연주 중 촬영된 사진에 기반한 사실 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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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월요일 2022/05/31 09:43
  • 4 분 읽기
  • SHIM Kyu-Seok, AFP 한국
사진 한 장이 한미 정상 공식 만찬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거부하는 박병석 전 국회의장의 모습을 촬영한 것이라는 주장과 함께 페이스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문제의 사진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가슴에 손을 올리고 전방을 주시하고 있는 반면,  박 의장은 두 손 모두 올리지 않은 모습이다. 하지만 이 사진은 미국 국가가 연주될 때 촬영된 것이다; 같은 행사에서 애국가가 연주될 때 박 전 의장이 국기를 향해 경례하는 모습은 현장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문제의 주장은 2022년 5월 23일 "국민의례를 거부한 이 자의 정체는 뭔가요?"라는 글귀와 함께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해당 사진에는 윤석열 대통령(왼쪽), 조 바이든 미 대통령(가운데)이 오른쪽 손을 가슴에 올려 경례하는 모습이 등장하는데, 사진 속 박병석 전 국회의장(오른쪽)은 두 손을 모두 내린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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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주장이 공유된 페이스북 게시글 스크린샷. 2022년 5월 26일 캡쳐.

박 전 의장은 2022년 5월 30일 21대 후반기 국회가 시작된 데에 따라 2년 간의 임기를 마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돌아갔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2년 5월 20일에서 2박 3일 간의 방한 중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윤 대통령이 주재한 공식 환영 만찬에 참석했는데, 박 전 의장 역시 현직 국회의장 자격으로 같은 행사에 참석했다. 

동일한 사진이 유사한 주장과 함께 페이스북 여기, 여기, 여기, 여기에도 공유됐다. 

하지만 이는 사실을 오도하는 주장이다. 

구글 키워드 검색을 통해 페이스북에 잘못된 주장과 함께 공유된 사진의 원본이 2022년 5월 23일 바이든 미 대통령의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게시된 것을 알 수 있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인스타그램에 게시된 총 3장의 사진 중 3번째 사진이 문제의 사진과 일치하는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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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환영 만찬은 미국 국가(The Star Spangled Banner)와 애국가를 차례로 연주하는 국민의례로 시작됐다. 

대한민국국기법 시행령 제3조에는 '국기에 대한 경례방법'으로 "제복을 입지 아니한 국민은 국기를 향하여 오른손을 펴서 왼쪽 가슴에 대고 국기를 주목(注目)한다"라는 원칙이 명시돼 있다. 

반면 타국 국가나 국기에는 경례하지 않고 정자세로 경의를 표시하는 게 통상의 외교 관례로 알려져 있다. 

바이든 대통령 인스타그램에 게시된 사진은 환영 만찬 당시 미국 국가가 연주될 때 촬영된 것으로, 같은 행사에서 애국가가 연주될 때 박 전 의장이 국기를 향해 경례하는 모습은 중앙일보가 유튜브에 게시한 뉴스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영상의 38초 부분에 등장하는 바이든 대통령은 애국가 연주 시 두 손을 내린 모습인데, 영상의 57초 부분에는 미국 국가가 연주되자 그가 가슴에 손을 올리는 장면이 담겼다. 

다음은 잘못된 주장과 함께 페이스북에 공유된 사진(좌)과 중앙일보 뉴스 영상 속 박 전 의장이 경례하는 장면(우)을 비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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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주장과 함께 페이스북에 공유된 사진(좌)과 중앙일보 뉴스 영상 속 박 전 의장이 경례하는 장면(우) 비교

한편 SBS와 MBN 등 국내 언론이 게시한 바이든 대통령 환영 만찬 영상에도 애국가 연주 시 손을 올리는 박 전 의장의 뒷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와 별개로 미국 국가에 경례하는 윤 대통령의 모습을 두고 소셜미디어 사용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제기 되기도 했는데 이는 중앙일보 및 한국일보 등 국내 언론에 의해 소개됐다.

이에 관련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AFP 측에 "상대 국가를 연주할 때 가슴에 손을 올리는 것은 상대국에 대한 존중 표시로 의전상 결례라고 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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