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된 사진... 타임지 '해당 표지 실은 적 없어'

저작권 © AFP 2017-2022. 모든 권리 보유.

이미지 한 장이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의 표지를 장식한 윤석열 대통령의 모습이라는 주장과 함께 소셜미디어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해당 이미지에는 윤 대통령을 "사형집행인"이라고 칭하는 문구도 실렸다. 하지만 이 이미지는 조작된 것으로 실제 타임지 표지와 무관하다; 타임지가 윤 대통령을 '2022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 중 한 명으로 선정한 것은 사실이지만,  매체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이미지가 실제 타임지 표지로 사용된 적은 없다. 

문제의 이미지는 2022년 5월 26일 "악용당한 이대남들의 어리숙이 나라를 수렁으로 몰아 넣었다"이라는 글귀와 함께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해당 게시글에는 "美 타임지 '尹, 대선 때 지지 얻으려 '안티 페미' 무기화'"라는 제목의 서울경제신문 기사가 캡쳐된 것으로 보이는 스크린샷이 공유됐는데, 이 스크린샷에는 윤 대통령의 모습이 담긴 타임지 표지로 보이는 이미지가 등장한다.

타임지 지면으로 보이는 이미지의 하단에는 "사형집행인(The Executioner)"이라는 표지 제목과 "한국의 새 대통령 윤석열은 무자비한 숙청을 개시했다(The new President of the South Korea (sic), Yoon Seok-yeol, began a ruthless purging)"라는 문구가 등장한다. 이미지의 최하단에는 "Charlie Cambell"이라는 기자의 이름이 등장한다. 

문제의 주장이 공유된 페이스북 게시글 스크린샷. 2022년 5월 26일 캡쳐.

동일한 이미지가 페이스북 여기, 여기, 여기, 여기에도 공유됐다. 

해당 이미지는 윤 대통령이 타임지가 선정하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 중 한 명으로 선정된 이후부터 온라인상에 공유됐다. 

타임지의 에이미 구니아(Amy Gunia) 기자가 집필한 윤 대통령의 타임 100 기사에는 윤 대통령이 대선에서 북한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했던 점과 대선에서 지지를 얻기 위해 안티 페미니즘을 무기화하는 캠페인을 벌였다는 내용이 실렸다. 

하지만 해당 스크린샷에 실린 타임지 표지 이미지는 조작된 것이다. 

조작된 표지

타임지 관계자는 2022년 5월 27일 AFP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윤 대통령의 모습이 담긴 해당 이미지는 "실제 타임지 표지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지난 타임지 표지를 검색 및 열람할 수 있는 타임지 온라인 데이터베이스에서도 페이스북에서 공유된 이미지와 같은 표지는 발견할 수 없었다. 

타임지는 2017년 5월 15일 자 아시아판의 표지 모델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선정한 바 있는데, "협상가(The Negotiator)"이라는 제목이 달린 해당 표지의 기반이 된 기사는 당시 문 전 대통령을 인터뷰한 찰리 캠벨(Charlie Campbell) 기자가 작성한 것이다. 

다음은 윤 대통령의 모습이 담긴 조작된 타임지 표지(좌)와 문 전 대통령의 모습이 실린 실제 2017년 타임지 표지(우)를 비교한 것이다. 두 사진의 비교를 통해 제목과 글씨의 배치, 기자의 이름 등이 유사한 것을 알 수 있다. 

윤 대통령의 모습이 담긴 조작된 타임지 표지(좌)와 문 전 대통령의 모습이 실린 실제 2017년 타임지 표지(우)를 비교.

조작된 기사 스크린샷

별도의 검색을 통해 조작된 잡지 표지와 함께 공유된 서울경제신문 기사가 2022년 5월 25일에 온라인상에 게시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실제 서울경제신문 기사에는 조작된 타임지 표지 대신 윤 대통령의 사진이 실린 타임지 온라인판 기사를 캡쳐한 스크린샷이 인용됐다. 

다음은 페이스북에 공유된 조작된 서울경제신문 기사 스크린샷(좌)과 실제 서울경제신문의 5월 25일 자 기사 스크린샷(우)을 비교한 것이다. 

페이스북에 공유된 조작된 서울경제신문 기사 스크린샷(좌)과 실제 서울경제신문의 5월 25일 자 기사 스크린샷(우) 비교

타임지 편집장이자 대표인 에드워드 펠센탈(Edward Felsenthal)은 "2022 타임100을 어떻게 선정했나"라는 기사를 통해 100인을 선택할 때 사용한 유일한 지표(barometer)는 영향력이라고 설명했다. 

펠센탈 편집장은 "한 인물의 영향력이라는 것은 긍정적일 수도, 부정적일 수도 있다"라며 "이는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과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와 같이 올해 타임 100에 선정된 여러 인물들을 보면 더 확실하게 알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과거에도 문 전 대통령의 모습이 담긴 조작된 타임지 표지가 소셜미디어상에서 공유된 적이 있었는데, AFP는 취재를 통해 해당 표지가 조작된 것임을 보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