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진들은 미국의 한 만화가가 2015년에 집필한 책을 촬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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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세 장이 미국 연방수사국(FBI)가 우익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 침투하고 사찰하는 방법을 요원들에게 전수하기 위해 제작한 핸드북의 내용을 담고 있다는 주장과 함께 페이스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하지만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해당 사진들은 미국의 한 만화가가 2015년에 발간한 책에 등장하는 내용을 촬영한 것으로, FBI와는 무관하다. 

문제의 사진과 주장은 2021년 7월 24일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문제의 사진이 공유된 페이스북 게시글 스크린샷. 2021년 7월 28일 캡쳐. ( AFP)

다음은 해당 주장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FBI 요원들에게 배포된 HANDBOOK 내용 중의 일부입니다. 우파 사이트에 침투하는 방법을 교육하는 내용인데 4 ch  등 우파 사이트에 유저로 참가해서 우파의 여론 동향 추적, 위험 인물 사찰 및 색출을 위한 매뉴얼로 보시면 됩니다.

"자국민을 정파적 입장에 따라 내부의 적으로 규정하고 사찰하는 전형적 cyber surveillance 로 보시면 됩니다. FBI가 괴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주장과 함께 공유된 사진에는 포챈(4chan)과 같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유행하는 밈(meme)과 용어를 설명하는 책의 내용이 담겨있다. 밈이란 온라인상 유행하는 이미지나 동영상, 용어 등을 의미한다. 

동일한 사진과 주장이 페이스북 여기, 여기, 여기 그리고  유튜브에도 공유됐다. 

하지만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구글 이미지 역 검색을 통해 해당 사진의 원본이 2015년 9월 6일 이미지 공유 사이트 Imgur에 게시된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2016년 3월 21일 밈 공유 사이트 "Know Your Meme"에도 "이단아 만화가, 벤 게리슨 저(Rogue Cartoonist, by Ben Garrison)"이라는 설명과 함께 공유됐다. 

해당 키워드 검색을 통해 이 사진들이 밴 개리슨(Ben Garrison)이라는 미국인 만화가가 2015년 4월 1일 발간한 "이단아 만화가: 시민 폭로자가 본 인터넷의 위험성(Rogue Cartoonist: The Internet Perils of a Citizen-Muckraker)"에 담긴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개리슨 작가는 본인의 웹사이트를 통해 자신을 "몬태나주 북서부에 거주하는 독립적인 정치 만평가"라고 소개하며 "2009년에 중앙은행 구제금융, 비대해진 정부, 독재로 향하는 사회 등에 항거하기 위해 만화를 그리기 시작했다"라고 밝혔다. 

미국의 디지털 기술 전문 잡지 와이어드(Wired)가 게시한 기사에 따르면 개리슨 작가는 여러 논란을 빚은 작품을 통해 미국의 대안 우파(alt-right) 운동가들 사이에서 추앙받는 인물로 부상하게 됐다. 

개리슨 작가는 2021년 8월 5일 AFP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페이스북상에 공유된 사진들이 저서 "이단아 만화가"에 실린 것임을 밝혔다.

개리슨 작가는 "해당 저서를 통해 포챈을 비롯한 여러 인터넷 커뮤니티에 등장하는 다양한 밈들을 소개하는 것이 목적이었다"라며 자신의 책은 "FBI 교과서가 아니며 오히려 발매 당시 판매가 매우 저조했다"라고 말했다. 

FBI가 온라인상에 공개한 핸드북은 법과학적 수사 기법수사 관련 법률 등을 다루고 있으며, 온라인 커뮤니티 침투 및 사찰에 관한 내용은 수록돼 있지 않다. 

FBI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사찰하는 교육을 요원들에게 제공하는지에 관해 묻는 AFP의 취재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Kyu-seok Shim